[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리수에서는 2019. 4. 17() ~ 2019. 4. 30()까지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댈항아리-꽃을 담다전이 열릴 예정이다.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展 ‘댈항아리-꽃을담다’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도자회화를 하면서 더욱더 행복해진다. 흙의 점도와 성질과 두께에 따라, 파묵과 발목 선의 농담과 형태, 색감의 농도에 따라 가마 속 불의 화도나 요변에 따라 수많은 변수가 있기 에 도자회화는 더없이 즐거워진다.

그동안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회화를 하면서 도자에 입문했던 그 시절을... 도자회화를 시도하면서 스승도 없이 혼자 실험하고 그리고 불을 지피면서 불의 세례를 받아 수많은 회 열과 오감이 교차했던 그 순간들... 매일매일 물레를 차면서 물레대장이 되어 보겠다던 야심찬 행동들... 그래도 즐겁고 행복했다. 젊음과 패기와 열정이 있었으니까...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도자기의 아름다운 선과 형태, 수묵화에서는 유려한 선과 농담은 그 자체가 궁합이 되고, 도자기와 그림, 도공과 화공, 이러한 단어들이 자연과 불이 만나 하나의 작품이 되고, 재료의 영원성과 함께 새로운 세계의 도자회화가 탄생 되었을 때의 행복은 미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자천명이 한참 지나고 이순이 가까워오는 요즘 나는 도자회화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展 ‘댈항아리-꽃을담다’

도자회화는 나로 하여금 늘 신선함과 즐거움을 주고 행복을 가져다주며, 또한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고 불의 요변을 느끼면서 새로운 창작의 길로 나아간다면 인생이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해지리라 스스로 생각해본다.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내 화업의 동반자인 흙이 있고, 매일매일 만지고 주무르면서 기다림의 미학을 깨달았고, 만들고 그리고 불을 지피면서 새로운 세계의 도자회화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세상의 다시없을 삶의 행복을 느낀다. 도공과 화공이라는 12역을 맡으면서 앞으로 생을 마칠 때까지 가장 우리다운 미적 가치인 한국화와 도자기를 작업의 화두로 삼아야하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겠는가?

2019.3 작업실에서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展 ‘댈항아리-꽃을담다’

오만철의 작품은 전통적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약간 빗나간 시각을 읽게 한다.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면서 또한 도예를 전공하여 도자기를 만드는 일에 집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작품의 특이성이다. 그것은 한국화와 도자기를 따로 따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두 매체를 사용한 작품들을 함께 어우러져 연상할 수 있는 연계성이다. 그림 뿐 아니라 오만철이 새롭게 시도한 도판작업을 들여 다 보면, 작기의 주관적 세계관이 펼쳐 있다.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도자기 작품에 보이는 구도상의 특색과 공간처리에서 나타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거칠게 흩어지는 붓 자국과 그것이 만드는 이미지는 그의 도자기의 작품에서 우연하게 드러나게 되는 불[]과 유약의 기교처럼 흐른다. 그것은 유약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로서 거칠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특색이 도자기를 통해서 세상 바라보기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의 대부분 도자기 그림들은 그려진 배경과 그림을 비교하면서 볼 때 공간의 깊이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오래 바라보면서 관조하여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의 인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만철의 작품은 특별한 이해가 요구된다. 주로 철화백자를 빗어내면서 철저한 자인적인 역량과 심원한 예술 정신이 결합되어 그의 예술세계에 있어 진정한 만남의 장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영택(미술평론가 경기대교수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展 ‘댈항아리-꽃을담다’

3회 개인전 서문 중에서(문예진흥원미술회관)

오만철의 작업들은 특별한 이해가 요구된다. 그의 그림그리기는 동양화에서부터 시작하여 그것에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서양화 방법마저 점령하고 만다. 그러나 그는 서양화 방법에 안주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회화와는 이질 적인 도자작업에 입문하여 드디어 도자+회화'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동양화, 서양화, 도예, 서예 등 이 모든 장르들이 서로 넘나들 수 없는 독립된 전문분야인 것처럼 폐쇄적이던 우리들의 관행을 오만철은 하나하나 무너뜨리며 그림 그리기가 더 이상 이념의 시녀가 아니라 고급 가구처럼 우리들의 실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야 하며 현대인에게 있어서 이미 빛바랜 인간의 삶에 그 나름으로 기름을 붓는 작업이 되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展 ‘댈항아리-꽃을담다’

오만철은 도자를 자료로 끌어들이면서 그 재질을 연구하고 재질이 불(가마)속에서 굴절하는 묘미를 터득하고 있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릴 때 에도 그는 분청이 철화를 결합하는 방법을 통해 종이에 수묵산수를 그릴 때처럼 색감이 배어들거나 번지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그의 도자기 그림은 단순히 '도자+회화'가 아니라 도자와 회화가 결합하는 독특한 한국적인 컨바인 양식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오만철 도자회화 초대展 ‘댈항아리-꽃을담다’

박용숙(미술평론가 동덕여대 교수)

작가는 수묵과 도자기라는 서로 다른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부단히 자연과 조우하며 그 내용에 몰입하는 과정은 결국 작가를 신의 땅에 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자연은 그의 작업에 있어서 단연 절대 화두일 것이다. 그것은 그가 온몸을 통해 교감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절대 대상이다. 물질 중심의 현대라는 시공에서, 그리고 조형이라는 형식에 대한 집착이 두드러지는 세태에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자연에의 몰입과 경도는 분명 흥미로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단지 장르의 융합이나 해체라는 상투적인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또 다른 심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철(미술평론, 동덕여대 교수)

오만철은 개인전 41, 단체그룹전 260여회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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