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TOPOHAUS)갤러리에서는 2019. 4. 17() ~ 2019. 4. 22()까지 최소리 초대이 열릴 예정이다.

최소리 초대展

최소리 작가를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 출신의 드러머로서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악기도 캔버스도 아닌 금속판, 종이 등을 두들겨서 만들어 낸 소리를 '보여주는' 미술 전시이다. 작가는 음악으로 전달하던 소리에 대한 깊은 탐구를 미술의 영역으로 옮겨왔다. 드럼 대신 금속판과 종이에 스틱과 북채로 두드려서 연주를 하고 색을 입히고 지워내는 과정을 통해 한 곡씩 완성된 작품들이 토포하우스 전관에서 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417(수요일) 오후 6시 오프닝리셉션에는 최소리 작가의 연주가 있을 예정이다.

최소리 초대展

표면에서 울리는 소리의 물질화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무수한 감각들이 발생하는 것을 경험하게 한다. 그러니 좋은 그림은 눈에 귀를 달아주기도 하고 보는 것을 걷게 해준다. 그러니 최소리의 시도는 일견 자연스러워 보인다. 악기를 다루어 소리를 내다가 이를 아예 그림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에게는 청각에 호소했던 것을 시각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

최소리 초대展

그동안 금속(드럼)과 천의 피부()에서 다양한 소리를 뽑아낸 최소리는 아예 금속과 천의 표면 그 자체에 다양한 표정, 질감을 적극적으로 시술해놓았다. 그로인해 그 표정과 질감이 실질적인 소리를 대신하게 한다. 자신의 신체와 스틱 및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사각형의 평면 전체를 공략하면서 특정 지점에 타격을 해서 구멍을 내거나 스크래치를 발생시켰다. 악기의 원형 틀을 대신해 사각의 평면 안에서 무수한 소리/타격을 몰고 다니다가 결정적인 물리적 압력을 가해 표면을 내파하거나 주름을 잡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다.

최소리 초대展

이로 인해 평면은 부조나 입체적 효과로 환생하면서 회화이자 동시에 요철효과로 자글거리는 일종의 조각이 되었다. 이른바 평면과 조각이 동시에 공존하는 피부, 화면이다. 이 주름과 결은 물리적 타격을 받아 생긴 상처이자 동시에 납작하고 편평한 표면에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여러 표정을 풍경처럼 형상화하고 이것들이 다양한 음, 소리를 발생(상상하게)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화면은 보는 것이자 듣는 것이고 보여 지는 단서를 매개 삼아 소리를 발생시키게 하려는 것인데 이는 결국 망막을 빌어 청각을 자극하려는 회화에 해당한다.

최소리 초대展

내 작품의 겉은 눈으로 보고

 

내 작품의 속은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새로움을 찾는 것은 내 것을 찾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의 작품은
연주를 하며 춤을 추고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신명으로
삼매에 들어
또 다른 나와
합작으로 완성해간다.

연주와 춤, 노래, , 그림.
이 모든 행위는 나에겐 똑같은 하나이다.
그 하나가 되어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음악으로 완성한다.
나의 모든 예술 행위는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나오는 것이다.
음악과 미술을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에는 각기 그들만의 소리가 있다.
나는 그 소리를 여러분께 전달하는 메신저이고 싶다.
그 소리에 나는 미쳐 있다.”

소리를 들어 본다.”

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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