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청년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문화전도사로 나섰다.


검비르 만 쉬레스터 (37세)씨 그는 네팔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던 형을 돕다가 한국인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인정많고 유쾌한 한국 친구들 덕분에, 한국이 궁금해져버린 그는 결국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한국에 온 지도 어느 덧 11년 이젠 코를 톡 쏘는 홍어 와 막걸리 맛도 제대로 알게 되었고, 3년 전 한국 여성과 결혼해 처갓집 식구들과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넘어 ‘한 가족’이 되었다. 한국의 정과 문화, 사람들에게 푹 빠진 이 남자, 말 그대로 ‘한국사람’ 다됐다.

서울속에서 작은네팔을 꿈꾸며 검비르는 6년 째 네팔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식당은 조금 특별하다. 네팔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는 이 공간은, 단지 음식만을 파는 곳이 아닌 네팔의 신비하고 독특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사람 좋아하는 검비르 씨의 가게는 자연스레 네팔인이건 한국인이건 너나할 것 없이 들르는 사랑방이 된 지 오래다.

또한 검비르씨는 요즘 준비로 분주하다. 이 행사는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한국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네팔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하지만 검비르 씨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전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네팔과 한국 사람들이 함께 꿈과 희망을 공유하는 데에 있다. 서울에서 네팔의 카트만두까지 약 4,000km 어느새 멀게만 느껴졌던 그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그간 영화와 방송 출연도 간간이 해 온 검비르 씨는 요즘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다. 출연할 영화는 다문화를 소재로 한 단편 영화로, 이 영화에서 그는 필리핀 남성을 연기한다. 검비르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다문화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다문화라고 안 했으면 좋겠어요. 같은 한 민족이 아니라도, 같은 사람이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 마음이 맞으면 하나가 될 건데. 문화와 말만 다른 것뿐이지 사람은 다 똑같다고"말했다.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검비르씨는 자신의 그런 작은 노력들이 네팔과 한국을 끈끈하게 이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 일환으로 시작한 게 학생들을 대상으로 네팔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언젠가는 한국에 ‘네팔 문화원’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는 검비르 씨 네팔과 한국을 잇는 문화의 다리를 세우기 위해, 오늘도 하나하나 그 소중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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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덕 수기자(cpot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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