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파리-신화를 찾다.

사금파리-신화를 찾다.

문총련 위원장 및 아트코리아방송 칼럼니스트

사금파리가 애증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업보가 되었네. 이따금씩 호주머니 켠에 자리 잡은 나의 사금파리는 길동무가 되었네. 아마 문화공부를 시작하며 리비도현상처럼 계속된 습관이지. 지천에 깔려있는 사금파리는 서울 어느 동네, 길목, 구석에 도사리고 있어서 본능적으로 주워 모으는 습관이 생겼지. 물론 사금파리 빛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의 혼을 읽는 즐거움이 있네. 사실 그보다 무거운 주제는 늘 되살아나지. 물론 그렇네. 지대한 주제는 아니지만 반드시 이것만큼은 연결하여야겠다는 소명 아닌 소명이 계속되네. 사금파리의 명령어같은 다짐이지.

슬쩍 주머니손님이 된 사금파리는 서울 지천에 깔려있지. 마치 퇴적층 기록물 같은 체계네. 한시대의 화석 같은 기호지만 잊지 말아야 할 개념은 녹녹치 않은 이야기일세. 우리 스스로 근대화를 맞이하지 못한 상처이자 단절의 기호일세. 그저 버려진 사금파리 같은 아픔을 읽는 상징으로 여기지. 사금파리가 지천임에도 무심코 지켜볼 뿐 우리 모두는 참뜻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아직도 온전함의 싹이 트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지. 다 쓰러진 옛 영광의 폐허를 두고 그리스로마신화가 부활한 것이네. 이 작은 사금파리조각을 형상한 것과 진배없는 로마시민의 온전함이 에너지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하지 않은가.

여하튼 사금파리의 애증스러움은 성균관, 소격소, 종친부, 중학당, 국사당, 인왕사 쯤은 연결하고자 하는 일상의 소망으로 삼았네. 마치 그리스로마신화의 문학성을 탐원하는 취미라고 생각하지.

사금파리가 깨어져 버림받은 화석이 된 것처럼 성균관, 소격소, 종친부, 중학당, 국사당, 인왕사의 명맥이 하나의 신화로 융해, 연결되었음을 꿰뚫어야하네.문화라는 얼개로 복원되고 작동되어야 하지. 그저 종묘」「사직의 단상을 목표로 복원하는 시작점은 초등학생 한글 깨우치기 정도지.

가회동 용비어천프로젝트의 방향성은 연결융해의 바탕일세. 사금파리 사랑 같은 염원 아닌가. 신화를 찾는 시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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