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갤러리 도올에서는 2019. 3. 6() ~ 2019. 3. 24()까지 최가영 한 조각의 무지개를 찾아서가 전시된다.

최가영 展 ‘한 조각의 무지개를 찾아서’

한 조각의 무지개를 찾아서

원하는 대상이 부재함을 깨달을수록 그것을 원하는 마음이 존재함을 더욱 강하게 확인하게 된다. 내가 빈 화면에 이미지를 그려 넣는 것은,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것을 그려내어 바라보기 위함이다. 볼 수 없는 것을 보이게끔 그려내는 과정은 소망하는 대상이 비워진 자리를 채우려는 마음이 이끈다. 나는 내가 바라지만 현실에 없는 것들을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현실의 회화로 그려낸다. 따라서 화면에 보이게끔 그려내는 것은 그것이 현실에 보이지 않음을 나타낸다.

부재를 확인할수록 존재를 바라게 되는 것들은 현실에 없음에도 현실을 살아가는 매일과 함께한다. 비현실적인 소망이 현실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목표가 되는 이 아이러니함으로 인해 현실과 가장 먼 꿈은 현실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현실에 없어서 바라게 되는, 그러나 현실과 맞닿아있는 꿈과 희망, 욕망 등을 이미지로 표현한다. 마치 밤하늘 저 멀리에 빛나는 별들과 달이 내가 딛고 서있는 땅 위에 내려와 있는 듯이, 네온사인처럼 빛을 내어 스스로를 드러내는 비밀의 낙원처럼, 영원히 사그라지지 않고 그 찬란한 상태로 정지되어있는 불꽃이나 손에 잡힐 듯 조각난 무지개와 같이. 너무 멀게 느껴지는 그것이 가까이 자리했으면, 찾기 힘든 그것이 쉽게 눈에 들어왔으면, 너무 빨리 사라져버리는 그것이 영원히 있어줬으면, 손에 잡히지 않는 그것이 손안에 잡혔으면 하는 마음을 이미지로 시각화한다.

최가영 展 ‘한 조각의 무지개를 찾아서’

자연이미지를 직선이나 도형과 같은 형태로 편집하거나 네온사인처럼 변형하여 작업의 소재로 삼는다. 희망, 욕망 등의 대상을 상징하는 달, , 무지개, 불꽃, 나무 등의 이미지를 화면에 배치하고 공존할 수 없는 낮과 밤이나 서로 다른 풍경이 교차되어 나타나게 구도를 만든다. 한지에 먹과 물감이 번지고 스미는 효과를 이용하여 빛과 어둠의 번짐, 중첩을 표현한다. 한지에 그리는 그림은 종이에 먹이나 물감이 스며들고 겹쳐서 채색할 경우 채색의 겹이 투명하게 비치기 때문에 지워서 수정하거나 덮어서 가리는 방식으로 작업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이미지를 중첩하여 화면의 구도를 만들 때, 채색하고 그려나가는 작업의 순서를 세밀하게 계획한다. 가장 위에 있는 레이어의 이미지를 먼저 그리고 그 이미지 뒤로 다음 레이어의 이미지를 교차, 중첩시키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최가영

2019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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