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 백약이 무효
민생경제 백약이 무효
  • 나경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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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1
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1

최근 종영된 한 드라마는 대한민국 상위 0.1%에 속하는 사모님들이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펼치는 욕망의 대결을 다뤄 주목받았다.

부와 권력, 명예를 가진 이들이 2세들의 대입 사교육에 필사적으로 메달린 것은 바로 교육을 통한 신분의 대물림을 위해서였다. 이 땅에서 교육은 오랜 세월 동안 개천에서 용을 배출하는 계층 아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부의 대물림 계층 고착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의구심이 켜져 간다. 최근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는 계층 사다리에 대한 한국인의 불신이 새삼 확인됐다. 80여 개국을 대상으로 5년 주기로 실시되는 이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열심히 일하면 잘살게 된다.’는 항목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45.6%에 불과했다.

199081.1%에서 반 토막이 났다. 올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도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과 201738.4% 줄었다. 개인의 노력이 아닌 외부 지원에 의해 계층이 결정된다는 의식이 굳어진 배경에는 취업절벽을 마주한 청년층의 불안정한 일자리, 집값 상승 등에 따른 심리적 빈부 격차 등이 존재한다.

그 밑바닥에 숨겨진 공통된 정서라면 사회적 경제적 취약계층은 아무리 노력해도 빈곤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일 터다. 최저임금을 2년 새 올리면서 서민층 일자리인 임시직과 일용직 일자리가 지난해에 만 195000개 사라졌다.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이 빚내기에 나서면서 가계 빚이 더 불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연 20% 이상 고금리에 시달리는 채무자가 2200만 명을 넘었다. 국민 2~3명 중 1명꼴로 위험한 빚쟁이가 된 것이다.

이들 중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벌린 사람이 412만 명에 달한다. 작년에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가 100만 명에 이르고 자영업자의 금융부채는 이 정부 들어 14% 늘었다. 주로 봉급생활자들이 퇴직금을 부어 윤영하는 편의점만 해도 4200곳이 문을 닫았다.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의 최대다. 생활이 팍팍해진 서민들은 보험을 깼다. 그들이 보험 해지로 받은 환급금이 1년 새 2조 원 가까이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보험은 서민들의 노후 생활을 위한 최후 보루와도 같은 것이지만 당장의 생활고 앞에서 노후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서민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인 신용카드사 연체액도 급증 추세다. 작년 9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1378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3%나 증가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렇게 된 원인이 뭔지 분석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주도 정책, 세금 퍼붓는 일자리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한다.

참담한 1월 고용실적이 나오고 한진중공업이 자본 잠식을 발표한 날에도 경제 부총리는 공기업들이 올해 2000명을 더 뽑도록 하겠다.’는 황당한 땜질 처방을 내놨다. 정부가 일자리 위원회까지 만들어 최우선으로 일자리 늘리기를 추진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자리는 인간에서 나온다면서 혁신성장 정책을 통해 성장과 일자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해를 넘겨서도 성장과 일자리 지표 모두 역주행하고 있다. 기업 부도와 달리 민생 경제는 소리 없이 가라앉는다.

개개인의 비명은 정책 당국자들 귀에까지 들리지 않는다. 민생 경제를 살리는 왕도는 없다. 경제 전체에 활기가 돌게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 지금 민생 경제가 무너지는 데도 정책 수정을 고민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빚 탕감을 해주겠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가면 나중에는 감당못할 사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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