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니갤러리 “Life is gift - 김현영展”의 전시소식
여니갤러리 “Life is gift - 김현영展”의 전시소식
  • 이다영 기자
  • 승인 2019.02.19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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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고고학, 매혹의 암호학, 치유의 복화술: 2019 여니갤러리 김현영 <Life is Gift>전 에 부쳐

김현영 작가는 아름답다. 차분하기도 한 그녀의 작품 Love Letter. 아름답고 차분한 여인의 연애 편지? 궁금하다. 사진을 찍어 확대하고 또 확대하고.. 마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명화 Blow-Up(확대)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영화에서는 공원에서 우연히 찍은 사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하다가 어떤 남자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 남자 주인공도 런던의 한 공원에 홀연히 나타난 미녀와 어떤 남자를 그냥 따라가다가 사진을 찍게 되고, 결국 그 찍은 사진을 확대하다가 어떤 사건에 개입하게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녀가 아니었다면 사진을 찍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차분한 미녀의 러브레터가 궁금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무슨 사연일까?

 

그런데, 이내 신경질이 난다. 자연과 햇빛이 만나 만들어내는 풍경의 포착인 사진과는 달리 경험과 감정이 만나 만들어내는 마음의 포착인 그녀의 작품은 그저 +를 클릭하거나 스마트폰에 두 손가락을 올려놓고 벌려 확대하고 또 확대한다고 그 무엇이 보이지는 않는다. 감상자는 영화 Blow-Up에서처럼 어떤 단서를 발견하기를 기대하지만, 이내 하지 못하고 좌절한다. 러브레터에는 분명 어떤 글씨가 쓰여져있다. 작가는 충분히 리마인드할만한데, 작가의 경험과 감정을 모르는 감상자는 그 심상을 읽어내진 못한다. 수메르 문명의 쐐기 문자들도 결국은 다 해독된 것처럼, 그녀의 사랑 편지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고고학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사랑의 고고학자가 되기전에는, 그저 그녀가 제시한 표제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사실인지 상실인지 구분하기 모호한 글자들이 힌트처럼 쓰여진 그녀의 그 글자들의 획들은 결국 실이 되어 버린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 A Memory of You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실오라기 하나 걸친 작품이다. 이 실오라기 하나에 김현영 작가의 당신에 대한 기억이 담겨있다. 그 실이 마치 수십기가분량의 소리와 영상을 담은 USB같은 느낌이다. 그 실의 형상은 그녀의 당신을 그린 모습일까. 아니면 그 실 하나가 광섬유와 같이 기억을 전달하고 저장하는 매체라는 뜻일까? 그런데, 이 작품 역시 확대(Blow-Up)해보면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그녀가 You에 대한 기억을 써놓기도 했으나, 가리운 흔적이 있다. 그녀의 작품 Love Letter에는 어렸을때 많이 접었던 그 모양으로 손편지가 접혀 붙혀져있다. 이 작품을 구매하면 이 손편지를 떼어내어 읽어볼수 있을까? 김현영 작품에 매혹된 감상자는 암호학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매혹의 암호학자가 되기전에는, 그저 그녀가 제시한 표제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작품은 작가를 닮는다. 아름다운 그녀의 작품은 역시 아름답다. 차분한 그녀이기에 작품도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기억과 사랑, 삶을 표제로 하지만, 지나온 시간 속에 우리의 내면속에 그 내용은 이제 실에, 손편지에, 가려진 글씨에, 그리고 캔버스 곳곳에 온화한 파스텔 톤으로 남아있다.작가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지만, 이내 그것을 가렸다. 마치 영화 화양연화를 보는 느낌이다. 영화에서 양조위는 장만옥과의 그 모든 사랑의 기억과 비밀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에 있는 어떤 나무의 패여진 틈에 털어넣고 만다.

 

인터뷰에서 작가는 이번 전시 제목을 "그래도 사랑해" 또는 "삶은 선물이다"라고 정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이미 치유했다. 사랑의 기억과 사연을 나무 구멍에 불어넣는 장면을 연출한 왕가위 감독처럼, 그녀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감상자들의 많은 사연을 여기에 털어놓으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래도 사랑해. 삶은 선물이니까"라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현영 작품을 감상하면서 사람들은 치유의 복화술을 배우게 된다. 말로 정확히 표현하지 않아도 나를 표현하고, 말로 정확히 듣지 않아도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는 복화술. 치유의 복화술사가 되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사랑의 고고학자. 매혹의 암호학자. 치유의 복화술사.

그녀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자 새로운 역할이다.

Life is Gift!

- Written by Mr. Tammee

 

 

 

2019 김현영 작가노트

 

Life is gift...

삶은...선물입니다.

 

아픈데...

명치 끝 까지 슬픔이 차오르는데

하루 하루 버티고 있는데

그래도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삶은 선물이라 말 할 수 있을까요...

 

오늘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오늘...뚜벅 뚜벅 발을 내딛어 걸을 수 있고

오늘...그 누군가의 눈빛을 바라 볼 수 있다면...

 

그래도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이 없다 해도

`오늘‘ 이라는 삶의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가슴 두 근한 그 무엇을 만날지...

다시 누군가에게 작은 소망이 될지...

다시...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아이처럼 행복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혹 시...

당신을 만날지도 모르니까요

`삶‘ 은 선물입니다.

2019.1.20

 

 

* 제목: Life is gift

* 장소: 여니갤러리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9-20)

* 작가: 김현영

* 구성: mixed media

* 기간: 2019년 2월 18 - 3월 4일

* 개관시간: 12시 - 18시 (휴관 / 매주 금요일)

* 주소: 마포구 합정동 369-20(토정로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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