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경제성장의 일자리 창출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 총생산(GOP)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고용 탄성치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용 탄성치는 0.136으로 금융 위기 이후 (2009-0.518)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 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로 나눈 값이다. 이는 경제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지는가를 보여준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온 이 지표의 지난해 하락폭은 유독 컸다.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성장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수십 년간 변함이 없는 대규모 장치 산업 위주의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때문이다. 제조업이 고도화 하면 일자리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를 보여주는 게 고용유발 계수의 변화다.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늘어나는 고용지수를 나타낸다.

전체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2007~2013년 사이 8.8~9.0명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7.3~6.1명으로 하락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위주의 산업구조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은 성장을 심화시키고 있다.

투자 대비 고용 효과를 큰 분야는 서비스업이나 신산업이다. 서비스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1.9 ~13.0의 이른다. 이에 반해 반도체는 31.1명 자동차는 6.8명에 불과하다. 또 신산업이나 4차 산업 분야도 고용 추가의 잠재력이 크다. 정부가 이에 산업으로 지정한 제약 바이오헬스 산업은 고용유발계수가 16.9명에 이른다.

부가가치율 역시 50.9%로 전 산업 평균 3.80%를 훌쩍 뛰어넘는다. 미래 먹거리로 세계 시장에서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산업구조 개편은 기득권의 장벽에 막혀 옴적달싹 못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과 일자리를 모두 놓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소득을 한 푼 안 쓰고 모아도 13년 넘게 걸린다면 실제로는 20년 훨씬 넘게 저축을 해야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집 한 채 사기 위해 평생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사회가 정상일 수는 없다.

집을 갖고 있느냐 혹은 어느 동네에 얼마짜리 집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신분이 달려져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주택 문제는 사회적 위화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집을 사는 데 돈을 쏟다 보니 전체 가계자산의 70% 가까이가 집에 쏠려 있고, 한국 경제의 뇌관이라 불리는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집을 장만 못 해 셋방살이를 전전하다 보니 평균 3~4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는데 이 같은 이사빈도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활의 터전인 주거 문제가 불안하면 사회 전체가 불안할 수밖에 없고, 높은 집값은 국가 경제로도 중대한 불안 요인이 된다.

특히 청년들은 10, 20년이 지나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희망을 잃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해 장기적인 인구 구조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구조나 주택시장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에서는 근로자들이 5년 안팎의 소득을 모으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집값을 유지하는 것을 주택 정책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우리도 성실히 일하는 시민과 청년들이 이런 최소한의 기대는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건강한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현 정부의 주택 정책은 주로 세금을 동원해서 서울 강남 주택을 집값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위화감 해소 차원에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 안정에 주택 정책의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 사회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 정부는 방관자의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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