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뒤샹 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코리아방송 = 김재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공동 주최로 마르셀 뒤샹의 삶과 예술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를 12월 22일부터 2019년 4월 7일(일)까지 MMCA 서울 1, 2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은 미술의 역사에 있어서 ‘창조’와 ‘해석’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꾸며 새로운 예술의 정의를 만든 현대미술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뒤샹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파리의 입체파 그룹에서 활동하며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로 유명세를 치렀다.
25세에 회화와 결별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 일명 <큰 유리>를 1912년부터 8년에 걸쳐 제작한다. 동시에 평범한 기성품을 예술적 맥락에 배치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레디메이드’개념을 만들어 예술의 정의를 뒤집었다. 1920~30년대는‘에로즈 셀라비(Rrose Sélavy)’라는 여성의 자아로 자신을 위장하며 고정된 성적 정체성을 허물었다. 뒤샹은 수많은 레디메이드의 작가로서 에로즈 셀라비를 유머러스하고 성적 함의가 가득한 언어 유희 작가로 활용했다.
뒤샹은 자신의 작품이 한 기관에 소장되기를 원해 작품의 복제, 전시, 소장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핵심 후원자였던 루이즈와 월터 아렌스버스 부부의 도움으로 필라델피아미술관에 다수를 기증했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에서 뒤샹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중인 필라델피아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협업으로 회화, 레디메이드, 드로잉 등 150여점과 아카이브를 선보이며, 이 중 다수의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는 작가의 삶 여정에 따른 작품 변화를 총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1부에서는 작가가 청소년 시절부터 인상주의, 상징주의, 야수파 등 당시 프랑스의 화풍을 공부하며 제작했던 그림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특히 뉴욕 아모리 쇼에 전시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1912년 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가 포함된다.
2부에서는 작가가 미술작품은 눈으로 본 것, 즉 ‘망막적’인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여겼던 뒤샹의 대표작 <큰 유리> 제작에 영향을 준 <초콜릿 분쇄기>, <통풍 피스톤> 등 관련 작업과 <자전거 바퀴>, <샘> 등 레디메이드 작품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체스에 몰두하던 작가의 모습, ‘에로즈 셀라비’로 둔갑해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 그리고 미술과 공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광학적 실험을 했던 <로토릴리프(광학 원반)> 등을 선보인다. 특별히 뒤샹의 작품을 총망라한 미니어처 이동식 미술관 <여행가방속 상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의 1941년 에디션과 필라델피아미술관 1966년 에디션을 함께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4부는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를 하던 뒤샹의 아카이브를 보여준다. 또한 마지막 작업으로 알려진 <에탕 도네>를 제작하며 남긴 스터디 작품도 공개된다.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영구 설치된 조각-건축물 <에탕 도네>와 소재의 특성상 이동이 어려운 <큰 유리>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뒤샹의 삶과 작품에 영향을 준 사진작가 만 레이, 건축가 프레데릭 키슬러,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갖은 영국 팝아트의 거장 리처드 해밀턴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 생전 협업 모습도 만날 수 있다.
한편 배우 이서진이 《마르셀 뒤샹》전 특별 홍보대사를 맡았다. 직접 가이드 투어를 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마르셀 뒤샹의 삶과 작품 설명을 들려준다. 관람객에게 깊은 감동을 전할 가이드 투어는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App)을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