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초구 방배로에 위치한 갤러리토스트에서는 20190109() ~ 20190123()까지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이 개최한다.  '사라지는 것들'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라져가는 순간의 사물과 공간 등을 그림으로 기록하여 평범한 것들에 새 생명을 불어 넣어 재탄생시켜 사물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새로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이를 작업으로 보존시켜 섬세하게 묘사하여 평범한 사물들에 자신의 애정을 담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재탄생한 작업 속 오브제들은 매우 사랑스럽고 유쾌하며 특별함이 돋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갤러리토스트 주변 방배사이길에 실제로 있는 사물들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과 더불어 실제 오브제 작업도 선보여 관람객과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

이처럼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의 변신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한 겨울이 있기에 봄이 있는 것처럼 사라지는 것이 있어야 그 후의 새로운 시작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모든 소멸과 재탄생을 응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

작가노트
끝 그리고 시작

우리는 수없이 많이 겪었다 만났다 헤어지고, 있다가 사라지고, 피고 지는 일들을. 알고는 있지만 매년 겪어도 겨울의 추위는 혹독하듯이 끝은 아프다. 그럼에도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겨울의 끝은 봄의 시작이듯이 언 땅을 뚫고 새싹은 자란다.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

나의 작업은 언 땅에 자라는 새싹을 찾는 일과 같다. 사라져가는 사물들, 오래된 물건들은 역할이 끝난 폐물일지라도, 작업으로써 많은 이야기들을 피울 수 있다. 고물들은 본래 가지고 있던 쓰임새를 잃었기에 오히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그것이 예전에 무엇이었든지 작품 안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나는 이러한 사물들이 무엇으로 자라날지 언제나 기대된다.

작품에 소재는 직접 스스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실제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발견하여 그린 것이다. 동네마다 주민분이 헌 물건들을 조합해서 만든 오브제들이 있다. 나는 그것을 기록하고 그리며 그 장소를 기억한다. 때로는 놀이를 하듯 다른 사물을 더 하기도 한다. 그림을 보러 온 분들이 우리 주변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한 번 더 바라보고 같이 상상하고 기억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

나는 쓰임새가 바뀐 사물들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끝은 함부로 단정 지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로부터 은퇴한다고 해서 그 이후에 삶이 없는 게 아닌 것처럼 우리는 또 다른 무언가가 되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여기 어쩌면 너무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사물들이 있다. 그게 왠지 나의 모습과 닮아서 나는 작은 붓으로 그들을 쓰다듬듯 온기를 담아 그린다. 내가 소중하게 바라보는 만큼 오랜 시간이 담긴다. 그래서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겨울에 피는 봄 _ 조정은 개인展

겨울은 다시 따뜻해질 일만 남았다. 따뜻하다는 단어는 여름에는 쓰이지 않는다. 겨울이 있어 따뜻함을 알 수 있다. 끝이 있기에 다시 시작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조정은은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