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정부 관광정책에 대하여/ 전망-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송년특집Ⅰ- 여행업계 위기인가? 기회인가?-

정부 관광정책에 대하여/ 전망-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 관광정책에 대하여

최근 우리 정부의 관광정책은 일본 따라 하기 일변도다. 잘 된 것은 따라하고 안 된 것은 버리는 것이 맞는 전략이자 정책일 수 있으나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무조건적인 따라 하기는 결국 성과를 거두기 매우 어렵다.

일본 관광 시장의 성장을 아베 총리를 필두로 한 일본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파 등을 주장하지만 이같은 정책이 지금의 일본 관광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과 잘못 분석된 점이 많다.

먼저 일본의 관광 인바운드 수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일본에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치는 평균 3000만 명으로 집계된다. 이중 한국인 방문이 2017년 기준 700만 명으로 일본을 여행한 전 세계인중 약 25% 가량이 한국인인 셈이다.

우리나라 인바운드가 중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와 일본 방문객의 25% 가량이 한국인 이라는 점에서 기형적 구조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 엔화 약세를 들 수 있다. 지난 2012~2013년 당시 일본 여행을 유치하는 한국의 여행사들은 줄도산을 경험했다. 당시 엔화는 평균 1400원 대로 2018년 현재 1000원 이하와 비교하면 뚜렷한 엔고 현상이다.

2013년 이후 엔화는 점점 떨어져 현재 평균 9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본을 방문한 한국 여행객의 성장세는 엔저현상과 그 시기를 같이한다. 아베 총리가 여행객 유치를 위해 엔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지는 않았을 터, 지금의 일본 관광정책을 그대로 따라 하기엔 한국적 전략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열린 2차 국가관광 전략회의에서는 일본의 관광전략과 매우 흡사한 내용의 전략만 논의됐다. 지방이 중심이 되는 지역주도형' 관광정책 추진을 통한 관광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성장 지원 등이 핵심 사안으로 이를 위해 지자체장이 지역관광협회장을 겸직하는 안건까지 논의 됐다. 이 역시 일본의 정책 전략과 매우 흡사하다.

전략과 정책에는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일본의 관광정책은 오랜 시간을 거쳐 다져진 전략으로 무작정 따라 하기에는 우리와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다. 또한 도쿄 등 대도시와 지방 도시의 공항, 항만 시설 등 시설 인프라 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규모의 차이 역시 매우 크다. 해외 시장 인지도 또한 아직까지 많이 벌어져 있다.

쫒아가는 입장에서 좋은 선례를 따라가는 전략은 긍정적이지만 제도 자체를 따라만 하면 기형적 결과와 부작용이 동반될 위험이 크다. 그들이 없는 우리에게만 있는 장점들을 더욱 살릴 필요가 있으며 그것들에 근거한 큰 틀에서의 전략과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비무장지대(DMZ) ‘평화관광거점육성 해양관광자원 활용 내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 남북한 연계 관광개발 기반 확충 공유 민박업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숙박시설 부족문제 해결, 홈스테이/게스트하우스 등 대안형 숙박시설 확충 등은 좋은 전략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최근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는 미식여행 역사여행 등과 관련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한국 미식여행같은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집중 홍보 하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프랑스의 경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이용한 역사 여행, 체코는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100년을 기념하는 아름다운 시대의 테마를, 이탈리아, 홍콩, 마카오는 미식여행, 미국은 음악여행 이라는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주제들을 자신들의 전략으로 채택하고 전사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역시 관광 전략의 핵심은 바로 쉽고 간결한 메시지 전달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망-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관광산업은 관계. 관광의 주체 역시 사람이다. 관광산업은 사람과의 관계,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문제가 핵심이다. 정부의 관광정책과 전략에 모든 정부 부처가 동원되는 모습이 이를 증명해준다.

전담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지만 항공의 주체는 국토교통부, 출입국 담당은 법무부, 면세 부문은 관세청, 타 국가와의 관계문제는 외교통상부가 동원되어지듯 관광산업은 복잡 다양한 분야다. 하지만 전문가들조차 관광산업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요식행위정도로만 인식한다.

경제 상황에 따른 환율의 변화로 관광객 유입량이 달라지고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십만 명이 오던 발걸음이 단 몇 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 이 같은 산업 특성상 과학적 분석과 예측이 어려우며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예상할 수도 없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최근 전 산업에 걸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관광산업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수사다. 기술적 편리함은 도모할 수 있으나 관광산업의 핵심은 아니며 주도할 만한 이슈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 학계와 해당 부처에서는 이른바 뜬구름잡는 식의 이론을 펼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줄기는 온라인과 인터넷이 기반이 되는 기술 혁명이자 기술 업그레이드다. 이로 인한 편리함의 도모다. 하지만 관광분야는 철저하게 오프라인 구조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분야다. 사람과 사람이 최종적으로 대면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다. 그래서 관계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여행사의 줄도산과 역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행자수 증가, 항공사의 호황 등은 모두 여행자의 방향에 달려있다. 여행자의 결심은 기술적 편리함으로 동기가 유발되고 행동으로 이어지지만 최종 목적지 결정은 마음에 달려있다. 그래서 어려운 분야다.

우리의 전략과 행동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몇 가지 실질적 제언을 한다.

먼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정책을 문서로만 이해하고 수긍할 것이 아니라 관계자를 만날 것을 주문한다. 이는 단지 일본이라는 한 국가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현재 한국에 상주하고 있는 관광 선진국의 정책 담당자들을 만나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 관광 전략 회의에 그들을 참석시켜 조언을 듣고 고민해야 한다.

우리만의 문제점을 문제 당사자가 고민하면 정확한 해결점을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탁상공론의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잘하고 있는 국가의 정책을 그들의 입으로부터 직접 듣고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해외 시장에 나가 박람회 부스 몇 개 차려놓는 한국 관광 홍보는 요식행위이자 일방적 홍보며 강요다. 그들이 한국을 왜 와야 하는지에 대한 보편타당한 설득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 관계를 이어가야한다. 사람과의 관계가 확보된 이후에는 그들이 어떻게 한국을 체험하고 여행하는 지에 대한 방법론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여행사를 통하거나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거나 선택은 그들의 몫이며 이후 상황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한다. 정부의 역할은 공정한 룰과 마당을 깔아 줘야하며 관련 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생할 수 있는 근육을 키워가야 한다. 지금 우리의 관광산업은 근육이 아닌 쓸데없는 군살들이 너무 많다. 2019년은 군살을 근육으로 바꾸는 체질개선의 한 해가 돼야 한다.

본 내용은 트래블데일리 이정민기자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한국관광정책-겨울호에 기고한 내용으로 저작권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있음을 밝힌다.

아트코리아방송 톡트래블 서화진기자 https://suhhwajin.blod.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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