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경인미술관 제5전시관에서는 2018. 12. 19(수) ~ 2018. 12. 25(화)까지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가 전시된다.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샛노란 색으로 나를 유혹한다. 별모양을 한 도도한 이 자태는 누구란 말인가! 한사코 노란색깔도 마음에 든다. 어릴 적부터 늘 가까이에 함께했던 흔하디흔한, 흔해서 귀하다는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이 별모양의 샛노란 호박꽃! 티 없이 맑은 순박한 노란웃음에 난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나의 에세이 같단 생각을 하게한 이 호박꽃들을 보며 긍정의 에너지를 느꼈고 그 이상을 표현하고 싶었다.

넓은 초록 잎 사이로 어린순들이 고사리 손으로 엄마 품에 안기듯 엉기고 뻗으며 자유로운 여행을 하는 모습들이 사랑스러워 드로잉을 하며 생명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모체인 누런 황금색 호박은 인고의 시간을 품은 수많은 씨앗들을 잉태한 어머니 같고, 결실, 성공, 인내, 성숙, 꿈, 삶 등을 품은 큰 그림으로 다가온다.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이는 나에게 큰 메시지를 전달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노오란 호박꽃이 꿈을 만나 화수분을 만든 것이다. 나의 호박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써도 써도 줄지 않는 그런 큰 꿈 단지이기를 희망한다.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다 샛노란 별꽃과 황금호박을 작품소재로 만나게 된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 함께 친구가 되어준 호박꽃과 어머니께서 쪄주셨던 호박잎쌈 호박범벅 등 마음의 고향이 아닐 수 없다. 마루 한켠에 호박 몇 덩이만 있어도 마음이 평화로웠던 건 아마도 몇십년이 흐른 지금 나와 만나기로 약속이라도 한건 아닐까 하고 인연의 고리를 풀어본다. 어머니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어머니도 나도 새 생명을 낳고 영락없이 커다란 늙은 호박을 먹었다. 그래서 더 뗄 수 없는 것 이였을까! 이 늙은 호박은 늘 그리운 엄마의 품 같았고 그 고고함이 나에겐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이 황금호박은 어릴때나 지금이나 내일이나 나에겐 귀한보물로 가득 찬 화수분이다. 한국에서는 호박을 못난이라 비유 하곤 하지만 서양에서는 호감과 사랑스러운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못난이도 사랑스러운 사람도 결국은 같은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호박꽃이 흔히 볼 수 있는 꽃 이여서 하대를 해 못난이라고 한 것 같다. 하지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닮은 샛노란 그의 모습은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사랑스럽다. 호박은 900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열매 중 가장 큰 열매도 이 황금색호박이라 신비롭기까지 하다. 나에게 행운이, 호박이 넝쿨째 굴러 온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 나를 지켜봐주는 자연에, 귀인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여기에서 난 함께 살아가는 삶을, 행복을 만들고 아름다운 꿈들이 이뤄지는 그런 화수분을 그리고 싶다. 늙은 호박이 견뎌낸 시간들을 기억하며 아직 많이 부족한 나의 그림이 더 성숙되기를 견뎌보리라.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꿈 누구나 어릴 적부터 그림을 접하지만 모두 화가를 꿈꾸지는 않는다. 작은 손으로 크레파스, 연필로 무언가를 그리고 만들고 하는 일들이 나에겐 행복으로 다가왔고 그 것이 나의 첫 번째 꿈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림이 아닌 다른 곳으로 나를 옮겨 놓았고 늘 가슴 한켠엔 그림에 대한 아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느덧 나의 삶은 여기까지 왔지만 그 어느 순간도 후회하진 않는다. 이 또한 나의 소중한 삶이기에. 내가 아직 꿈을 꾸고 있는 한 꿈은 실현되고 있고 살아있다. 지금이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과 환경에 감사한다.

 화수분을 만나다 2018.11 장 양 남

장양남 展 '별 꽃, 화수분을 만나다'

장양남은 다수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치렀으며 한국수채화공모대전 이사장상을 비롯한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현재 한국야외수채화가회, 담빛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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