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기술’, 이것은 뿔리아(Puglia)에 온 한국의 사진작가 이흥렬(Yoll Lee)의 예술적 추구의 키워드이다.

포스터

 

[아트코리아방송=이다영기자] 80년대 한국의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와 90년대 밀라노에 있는 ‘Istituto Europeo di Design’에서의 학문적 성취는 그에게 광고사진 분야, 특히 패션 사진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예술적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으며, 마침내 지난 10년간 갈망해온 그 길을 걸었다.

서울에서 떨어진 한국의 시골, 자연에 존재하는 장엄한 나무와의 직접적인 접촉, 세대 간의 정서적인 관계는 어린 시절부터 작가의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는 밑거름이었다. 지금은 전 세계의 나무를 빛나는 주인공으로, 마치 무대의 스타처럼 사진을 찍는다.

이것이 야간 촬영의 이유이며, 그의 작품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밤에는 모든 주변 풍경이 사라지고 조명을 받은 나무가 유일한 주인공이 된다. 그의 이미지가 주는 시사성, 그리고 시각적인 강한 충격은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기념비적인 올리브 나무가 있는 친절한 땅 이탈리아의 뿔리아(Puglia)는 바리(Bari)에 몇 달 동안 손님으로 머무르며 올리브 나무를 촬영하는 이흥렬의 작품에 영감을 주는 원천이 될 것이다.

이 "Trees Generations" 전시에서는 또한 ‘Geris의 말타(Malta)’와 "자유로운 손(a Mani Libere)"이라는 사회적 예술로 유명한 바리(Bari)의 ‘마리아 피에르노(Maria Pierno)’가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이 두 작가의 만남, 즉 바리(Bari) 땅에서 동양과 서양을 결합한 것은 다른 문화 간의 교류를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 온 국제문화 교류 협회인 ‘TRACIALAND’의 염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의 유명한 포크 가수 ‘손병휘 (Son, Byeong Hwi)’의 전시 오픈 기념 공연이 있다. ‘TRACIALAND’의 대표인 ‘모니카 이리미아(Monica Irimia)’의 전시 프로젝트는 다시 한 번 뿔리아(Puglia)가 국제적인 대중의 주목을 받게 할 것이다.

또한, 이 기념비적인 전시는 쁠리아주의 Sammichele di Bari 순회 전시에 이어 내년 초 한국에서 순회 전시를 할 예정이다.

 

- Maria Pierno

 

 

 

작가노트

 

'경이로운 올리브 나무, 

세기의 올리브 나무, 

천 년의 올리브 나무...'

 

큰 기대를 품고 지구의 반을 날아 왔다.

막상 그 나무들을 보았을 때, 그 몸통의 뒤틀림, 갈라짐, 사라짐이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쥐어 짠다'란 말이 떠올랐다. 마치 빨래를 쥐어 짜듯, 기름을 짜듯, 죽을 힘을 다해 천 년이 넘도록 모든 것을 짜낸 나무들이 있었다.

그 헌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예수 이전에 존재했던 나무라니!

아니 부처, 공자 이전에 존재했던 나무라니!

 

죽은 가족, 죽은 친구, 죽은 연인을 기억하기 위한 의식을 우리는 한다. 무려 몇 천 년을 살며 우리 인간을 지켜보는 존재를 촬영할 때 마다 나 역시 비슷한 감사와 존경의 예를 갖춘다.

이 올리브 나무들을 촬영하며 매 순간, 나무들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무섭지도, 슬프지도, 무겁지도, 가볍지도, 심지어 절실하지도 않았다. 단지 미풍같았다. 

듣는 이에게만 들리고, 느끼는 이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미풍. 하지만 생명의 비밀을 간직한 바람의 말.

10여 년이 넘도록 이 할배들의 사진을 찍으며 난 내 스스로 하나씩 내려 놓기를 바랬다. 어느 순간 더 내려 놓을 것이 없을 때 난 나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바람처럼 가볍고, 구름처럼 높으며, 땅처럼 온화한 그런 나무.

 

그런데,

사람인 나에게 그런 아름다운 날이 올 수 있을까?

 

-이흥렬

 

 

 

이흥렬(Yoll Lee) 사진 전시회

+마리아 피에르노(Maria Pierno) 설치

장소: Fortino S.Antonio(Bari, Italia)

기간: 2018년 11월 20 - 27일

주최: Europa TRACIALAND Italia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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