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최윤영 기자] 광화문에 위치한 아트코리아방송 미디어센터에서는 20181117일 오후 운봉 이규완 민화작가의 색채여행 9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 9 ‘한국인의 꿈 십장생’

이규완 작가는 이번 토크쇼에서 운봉 이규완 작가의 9번째 이야기 한국인의 꿈 십장생 2’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 9 ‘한국인의 꿈 십장생’

늙지 않고 오래 산다는 것, 예로부터 우리 인간 모두의 공통된 염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李瀷)성호사설(星湖僿設)”에서 부귀는 사람의 노력여하에 따라 성취할 수 있지만 장수(長壽)는 하늘이 정해 주어야 가능하며, 오래살지 않고는 착한 일을 할 수 없기에 오복(五福)중 장수를 첫째로 삼는다 하였고, 중국 사서삼경(四書三經)중 하나인 서경(書經)”이나 청나라 때 발간된 어휘 사전 통속편(通俗篇에도 오래 사는 것()을 다섯가지 복 중 첫째로 꼽고 있다.

십장생 이란 순수 한국인의 토속적인 자연물 숭배 사상과 중국의 도교 또는 유교, 신선사상이 어우러져 불로장생(不老長生)에 대한 꿈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부터 인간보다 수명이 길다고 알려진 동,식물 등을 영험하게 생각하는 민간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십장생에 관하여 지금까지 연구된 바로는 고구려 벽화에도 그 예가 보이고 가장 이른 기록으로는 고려 말 이색(李穡)이 지은 시세화십장생(歲畵十長生)”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색은 십장생 열 가지 구성물에 대해, (), 구름(), (), (), 소나무(), 대나무(), 영지(), 거북이(), (), 사슴(鹿)으로 지칭하였다.

이 구성은 시대에 따라 바뀌기도 하는데 조선 전기의 성현(成俔)수사세화십장생(受賜歲畵十長生)”에서 이색의 구름 대신 달(), () 대신 산(), 물대신 내()를 들고 있으며, 붉은 영지(丹芝), 흰사슴(白鹿)으로 구체적인 색상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헌 기록은 아니지만 현존 유물에 십장생의 하나로 복숭아()가 포함된 경우도 많이 나타나며, 십장생의 하나로 해학반도도를 들 수 있다.

십장생의 구성이 이미 열 가지를 넘는 대상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십장생에서의 열십()자은 단순히 그 수를 규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충만함‘, ”완전함”, “영원함“, 등을 나타내는 것과 동서과 남북이 어우러진 글자로 사방, 중앙이 모두 갖추어진 것을 뜻하며 완전함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장수를 상징하는 물상(物像)에 열이라는 숫자를 더하여 모든 이들이 이루고 싶은 꿈이며, 하늘이 내려주어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복 이었던 장수의 바람을 완전하게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림과 공예품, 건축물에 새겨진 장수의 상징들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꿈꾸는 우리 모두의 소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 9 ‘한국인의 꿈 십장생’

1 특히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십장생을 소재로 (세화(歲畵):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한 용도로 그려진 그림으로, 새해 첫날 세시풍속의 하나) 벽화, 병풍을 비롯하여 회화, 도자, 가구, 자수, 공예 등에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중국 전통미술에서도 길상(吉祥)의 도안(圖案)과 화제(畵題)가 발달하여 장수(長壽)와 관련된 표현들이 많다 하겠습니다. 특히 청대(淸代)에는 여러종류의 길상도상(吉祥圖像)이 조합하여 한 가지 내용을 이루는 복합적이고 장식적인 경향이 유행하게 되고, 이것은 조선 후기의 십장생문(十長生紋)의 유행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으로 여겨잔다.

 

따라서 십장생의 도상적 연원은 중국 길상 표현과도 관련이 있다고 하겠으나 중국과 일본의 문헌에는 십장생이라는 단어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결국 십장생은 우리나라 고유의 상징물 이라고 볼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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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은 그의 시 세화십잘생에서 둥근 해는 푸른 하늘에 밤낮 쉼이 없고, 뫼와 땅은 바닷속 배 같다. 길이 머뭄 없이 구르는 해라. 아하 저 달도 함께이네라고 하여 영구불변함을 노래했다. 왕좌 뒤편을 장식하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에서의 해는 이와같이 장생의 의미일 뿐 아니라 관리들의 순수하고 정당한 행정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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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동양에서 산은 신성하고 신비한 존재이자 만물을 소생 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산악을 숭상하는 것은 중국의 신선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와 태백산에서 신시(神市)를 열었다는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에게도 이미 산을 신과 인간이 만나는 장소로 믿는 원시신앙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예로서 산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여겨 하늘과 땅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구름()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에서 봉래, 방장, 영주의 삼신산은 전하는 말에 의하면 발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여러 선인들 및 불사약이 모두 그곳에 있고 온갖 새와 짐승들이 다 희고 황금과 은으로 궁궐을 지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구름과 같다고 하였으며, 구름이 선계의 상징임 보여준다고 생각하였으며, 또한 옛사람들은 구름은 만물을 생육시키는 비의 근원이라 여겨 장수와 길상을 의미하는 구름도안을 많이 사용하였다. 중국에서는 구름 운()자와 운수 운()자가 같은 음을 낸다고 하여 구름이 길운(吉運)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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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의 근원이면서 장수의 상징이 이기도 합니다. 물결무늬는 의복이나 가구, 민화, 도자 등에 응용되기도 합니다. 물결 조()자가 아침 조()같은 음과 소리를 내기 때문에 예로부터 파도는 아침을 상징했다. 또한 동해바다에 파도치는 물결 위로 아침 해가 떠오르는 그림을 욱일동승(旭日東昇)또는 복여동해(福如東海)라 하였는데 이러한 기세로 복록이 자신에게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소나무()

소나무는 추위에 잘 견디고 엄동설한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고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푸른 모습을 간직하는 소나무의 기상은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알려졌다. 소나무는 대나무, 매화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도교에서는 오곡을 먹지 않고 풀과 나무열매 등으로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식품을 만들어 먹었다. 그 주재료가 솔잎과 솔씨였다고 한다. 이처럼 변치 않고 견정(堅貞)한 속성으로 인해 소나무는 예로부터 학과 함께 장수를 상징하는 물상이었다.

대나무()

대나무는 번식력이 강한 상록수라는 점에서 영생과 불변을 상징하며, 축수(祝壽0의 의미로도 사용되었다. 또한 청아하고 고고한 품위와 맵시,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돋보이는 기개(氣槪), 깨끗하게 안을 비워두는 결백함 때문에 청렴(淸廉)과 결백(潔白)을 상징하기도 하다. 곤륜산(崑崙山)에 살며 황하(黃河)의 물만 마신다는 봉황은 배가 고파도 아무것이나 먹지 않고 대나무 열매만 먹는다는 이야기처럼 대나무는 신령함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 9 ‘한국인의 꿈 십장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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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은 중국에서 봉황 다음으로 쳐주는 새이며 천년을 산다는 장생물중의 하나 입니다. 고대부터 학은 신선의 공중사자(空中死者)로서 상서로운 구름 사이를 날아다닌다고 하여 선학(仙鶴)이라 일컬었으며, 구름과 함께 그려진 운학(雲鶴)은 신선계를 의미했다고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나 조선시대 민화 등에 찿아 볼 수 있으며, 이른바 승학신선도(乘鶴神仙圖)에는 신선이 학을 타고 날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불로초(不老草)

불로초는 장생불로(長生不老)의 상징적 식물로, 도교의 신선술에서 유래한 약초로서 불로초에 관련된 이야기는 대개 도교에서 비롯되며 불로초를 찾기 위해 도교의 은자들이 상당히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십장생에서 보면 불로초는 바위틈에 솟아나 있는데 사슴이 입에 물고 있기도 한다. 불로초는 영지초(靈芝草)를 말하는데 형상이 구름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다른 약초와는 달리 신성시 하였다.

사슴(鹿)

사슴은 상고시대로부터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었으며 불행과 질병을 막아주는 힘을 가진 동물로서 또한 관리들의 벼슬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사슴 록(鹿)자와 벼슬(祿)자가 음이 같기 때문에, 노자나 신선 그림을 사슴 한 쌍이 등장하는데, 숫사슴의 입에는 항상 불로초가 물려져 있다. 그 뜻은 부부상화(夫婦相和), 즉 부부가 한상 화목하라는 의미로서 사슴도 학처럼 신선들이 타고 다니는 영물로 여겨졌으며, 봄에는 뿔이 돋아 자라서 떨어지고 다시 봄에 돋아나기를 거듭하므로 장수와 재생, 영생을 상징하며 베겟모나 주머니 등에 무늬로 수를 놓아 사용하였다.

거북()

거북은 장생과 길상을 상징하여 예로부터 신수(神獸)로 일컬어졌고 만년을 사는 고령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에 상상의 동물인 용, 봉황, 기린과 함께 사령(四靈)으로 불리워 졌다. 거북이 장수를 상징한다는 데서 비롯된 귀령(龜齡)이라는 말이 있는데 장수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더욱 만수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귀령학수(龜齡鶴壽)라는 글귀를 써 선물하기도 하였다. 십장생에서는 거센 물결을 헤치고 나온 한 쌍의 거북이 입에서 정기를 뿜어내는 형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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