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나우에서는 2018년 11월 28일~12월 4일까지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이 열린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사진, 내밀한 사적인 정서를 표상하다.
글: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예술은 선을 행(行)하거나 신(神)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에서 비롯되어 근대와 포스트모던을 거치면서 개별예술가의 세계관, 미적인 주관, 정체성 등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념이 변화되었다. 또한 세상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적으로 작동했다. 그와 더불어서 여성은 남성 중심적인 제도에 의해서 통제되었고 자율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했다. 여성이 본격적으로 자아를 인식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시도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이때부터 페미니즘(feminism)이 대두되었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동시대적인 예술은 이와 같이 변모한 정치, 사회, 문화적인지형을 반영한다. 예술가의 표현의 자율성, 매체의 순수성 붕괴, 여성예술가의 미술사(美術史)적 대두 등과 같은 새로운 예술담론은 불과 지난 70여 년 사이에 발생한 변화이자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예술은 매체의 순수성이 중요했고 미술사에서 여성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였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특히 여성의 신체는 타자/남성에 의해서 통제 되었고 개인적인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정치사회문화적인 변동이 있으면서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가 달라졌고 예술의 지형도 급속도로 변모했다. 특히 그중에서 비주류 예술이었던 사진은 기록성, 사실성 등과 같이 본질이라고 이해되었던 여러 특성이 더 이상 절대적인 가치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이번에 양혜정이 선보이는<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시리즈는 이와 같은 미학적인 지형을 기반으로 자신의 미적인 주관 및 세계관을 표현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이전에는 오랫동안 정서적이며 감성적인 사진작업을 했다. 모더니즘적인 사진 찍기이다. 하지만 최근엔 외부세계/풍경에 대핚 자신의 감성을 드러내는 사진작업에서 탈피했다. 작가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패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작가 자신의 패션에서도 이와 같은 정서가 드러난다. 이번에 발표하는 작업은 앞에서 언급한 작가의 정서 및 감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양혜정은 스타킹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하여 감각적으로 재구성하였는데 작가의 사유세계를 드러낸 표상이자 동시대적인 문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스타킹은 처음엔 남자들이 착용하였고, 보온이 주된 기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16세기르네상스시대에는 디자인 및 컬러가 화려해지고 18세기산업혁명이후 현대산업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차츰 여성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19세기에는 자연주의 열풍으로 투명살색스타킹을 많이 착용하였다. 또한 20세기부터는 미적표상(美的表象)이자 성적인 분위기를 드러내는 기호(記號)로 인식되고 있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작가는 스타킹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촬영과정에서부터 후반작업과정까지 능동적으로 개입하며 변주했다. 그 결과 감각적이면서 보는 이의 시각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작가의 작업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양혜정 개인전 '은밀한 강박관념을 넘어서 展'

양혜정은 자신이 의도하는 결과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사람이 아닌 마네킹에 스타킹을 입힌 이후에 인공조명을 사용하며 촬영을 했다. 그 이후에 디지털프로그램에서 작업의 완성도를 마무리했다. 시각적으로 단순화되었고 매혹적으로 보는 이를 현혹한다.

양혜정은 Education 홍익대학교 디자인콘텐츠대학원 시각디자인 전공 석사과정과 인천재능대학교 사진영상과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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