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CK. ART SPACE에서는 2018. 10. 18(목) ~ 2018. 10. 31(수)까지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가 전시된다.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

장현경 작가노트
고향과 향수, 어릴 적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가족, 이것은 언제나 내 삶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이러한 기억들이 나 자신을 반추하고 궁극적으로 자아에 대한 발견을 끊임없이 해주는 동기가 된다. 나는 이러한 기억들을 집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촘촘히 기록하고 싶었다. 집이라는 공간과 기억이라는 시간을 물감의 덧칠과 변화하는 색조로 표현했다.

이른바 집들의 중첩을 통한 물성의 공간과 색의 변화를 통한 시간 속에 기억이 존재하는 것이다.

기억이 존재하고 있는 시공간속에 어쩌면 나에 대한 존재를 스스로 드러내고 그 의미를 해석해 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

장현경 작가의 Living Memories
Robert C. Morgan (미국 개념미술비평가)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다. 어린날의 추억은 대체로 상당한 양의 감정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기억에 대한 주제를 선택한 작가는 그 경험과 감정을 단순한 설명이 아닌 그림으로 생생하게 담아내야 하는데, 개인의 추억과 기억에 의거한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일은 단순한 상황 설명과는 매우 다른 차원의 일이다. 이는 어쩌면 과거와의 상징적 대면에 더 가까울 것이다. 장현경작가는 이러한 과거와의 대면을 작품 안에서 이루어 내고자 한다. 그녀는 그녀만의 시각적 언어를 구현해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작품속에 등장하는 밝은색으로 칠한 집들이 바로 이러한 예이다. 이같은 표현방식은 과거에 대해 직접적이지 않은 비유적 접근을 가능케 한다.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

장현경작가는 흔한 집안의 가족적 풍경이나 추억담을 그리는 대신 일련의 마을 형상 시리즈를 서술적으로 묘사하는데, 분할된 공간 저변에 깔린 하늘배경과 여러 색채의 집들이 그녀의 기억을 대변한다.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색의 작은 집들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산발적이지만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공동체의 상징으로, 작품에서 상당히 유쾌한 기능을 한다. 작가는 이 장면들을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며 뛰어노닐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자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호기심 넘치는 공간으로 해석한다. 그녀는 작업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집>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촘촘히 기록하고 싶었다. 집이라는 공간과 기억이라는 시간을 물감의 덧칠과 변화하는 색조로 표현했다. 이른바 집들의 중첩을 통한 물성의 공간과 색의 변화를 통한 시간 속에 기억이 존재하는 것이다.”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

그녀의 작품을 보면 이러한 시적인 설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녀의 글과 그림이 이를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다. (Her vision of the world retains a gentle, though stalwart innocence that reveals itself over and over again.) 그녀의 회화는 그녀의 표현방식을 강요하기보다는 내부표현의 수단인 색사용에 대한 신뢰성을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장현경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그녀가 기억을 흡수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느낀다. 바꿔 말하면, 그녀가 끌어내는 순수의 성명은 마치 호안 미로(Joan Miro)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별모양 그림들이라던지 에밀 놀데(Emil Nolde)의 유쾌한 초상화들같이 날카로운 통찰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회화에는 어떤 감촉, 즉 관객들이 손을 뻗어 닿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내재되어 있다. 이는 혹자가 자연스레 작품속 공간으로 들어가 그 안을 거닐며 살고 싶어할 만한 가늠할 수 없는 지상낙원을 표현한다.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

나는 그녀의 작품들 중 무아지경으로 그려진 곡선들이 집들 위로 펼쳐진 주황빛 하늘의 작품을 보았다. 다른 한 작품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상당히 짙고 어두운 챠콜그레이색의 작품이었다. 약간의 난류가 이는 앞바다를 두고 마을 뒤편에는 산들이 펼쳐져 있다. 별똥별은 아름다운 금빛머리 가닥으로 변하고 작은 배들이 해안가에 나타났지만 집과 비슷한 것은 어느 것 하나 없다. 작품 속에 삶의 감각이 만연하다. 또다른 밝은회색의 그림에서는 별똥별 하나가 오른쪽에서 솟구친다. 혹자는 하단의 구성이 집이 아닌 인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작품 속 사물에 대한 정의가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구성은 그녀의 다른 작품속 집들과 같이 형식적 존재감을 지닌다.

제9회 장현경 展 'LIVNG MEMORIES'

현경의 여러 작품 속에서의 격변성은 주로 작품 하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앞서 표현하다시피 사물들이 집인지 사람인지 혹은 두 사물 그 중간 어딘가에서 변성중인 다른 종류의 형체인지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구성의 정체가 무엇이든 이는 거의 중요하지 않다. 결국 삶으로 와닿는 것은 하늘과 대지의 관계성 내지 산해와 대지의 관계성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현경작가의 작품들이 빠르고 불안정하게 격변하는 세계화시대의 삶에 자극을 주는 새로운 구성의 풍경화로 여겨질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영감을 주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평정을 유지하는 동시에 그 위력을 보여주는 도교적 관점에서의‘힘의 균형이 그녀의 모든 작품을 아울러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그녀의 작품들은 현재를 영유하게 된다. 그녀는 이러한 공간과 시간의 시(詩)적 표현을 통해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을 설파한다.


장현경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하고 개인전 9회, 아트페어 14회, 주요 기획전 및 단체전 40회 그 외 100여 회의 단체전을 치렀으며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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