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30년의 아이러니 속 소시민들의 한판승부,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

남산예술센터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 포스터 . 제공 서울문화재단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남산예술센터의 2018년 시즌 프로그램인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작/연출 최치언)가 오는 10월 25일(목)부터 11월 4일(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는 남산예술센터 2018년 시즌 프로그램 공동제작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으로, 1980년대와 2016년을 배경으로 ‘용감한 시민상’ 때문에 엉뚱하게 꼬이고 얽힌 두 남자와 ‘용기’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 연극이다. 공동제작 공모 심사 당시 “작가 최치언이 구사하는 블랙유머와 극적인 성격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기발한 상상력, 한국 현대사 30년 세월을 가로지르는 드라마, 극중극 형태 등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최치언 특유의 스타일로 웃음 뒤에 서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연극의 배경이 되는 1980년, 소시민 김두관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 위해 강도 누명을 쓰게 된 이오구는 감옥에 간다. 상을 받은 김두관은 유명세를 타지만, 같은 시절 만들어진 효도왕, 세금왕, 친절봉사왕 등과 마찬가지로 정권 홍보를 위해 이용될 뿐이다. 이때 감옥에서 출소한 이오구가 김두관을 찾아가 딱 한 번만 배를 찌르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둘의 악연이 이어진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라는 제목은 주인공 2명의 삶을 지켜보는 연극 관객의 감탄사를 미리 담았다. 군사정권의 정당성을 포장하려는 국가 권력이 만들어 낸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두 주인공은 용기를 내지만, 그럴수록 수렁에 빠지는 모습이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를 연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이용당하는 줄 모르고 이용당하고, 이용당하는 줄 알면서도 이용당해야 하는 두 주인공의 상황을 그리며 한국사회의 기이한 딜레마와 용기의 가치에 대해 되묻는다.  극중 김두관과 이오구의 최후의 용기가 성공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지만 이미 현실 속에는 수많은 김두관과 이오구, 혹은 모두의 용기가 만들어 낸 길들이 있다. 

 

10월 27일(토) 공연 후에는 연극평론가 김미도의 사회로 연출가 최치언과 대화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치언의 극작술과 함께 연출가로서 발돋움하는 그의 연출관, 작품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다. 또한 1962년 완공된 최초의 현대식 극장인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뒤를 엿볼 수 있는 ‘극장투어(11/4(일))’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사전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옥션 예매사이트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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