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벽원미술관에서는 2018. 10. 19(금) ~ 2018. 10. 25(목)까지 장종균 展이 열린다.

장종균 展

휴식 - 보이지 않는 사실을 위한
깊은 잠에서 깨어 처음 눈을 떴을 때처럼, 인식이 들어오기 전, 생각을 지나지 않은 사실을 볼 수는 있을까? 아는 것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고 느낄 때 알지 못하는 부분은 그만큼 흐릿하게 사라져 간다.

장종균 展

나무에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는 자연스러운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겨울나무의 어느 곳에서 화려하고 풍성했던 지난 가을의 모습과 돌아올 봄의 향기를 볼 수 있는지, 보이지 않는 많은 사실들이 온 시간과 공간에 가득 짜여 있어 생명을 노래하고 숨 쉬게 하는 것은 아닐지..

장종균 展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보며 화려하고 완성된 모습으로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실들은 대상에 묶여있지 않아 소유 할 수 없고, 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다.

장종균 展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사실들 그리고,
대상과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 잠시 멈추듯 - 보여지는 순간

장종균의 <휴식과 시간의 공간적 이미지>는 자연의 이미지를 가시화한 작품들이다. 회화의 오랜 매체인 캔버스, 붓 물감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평범하면서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연(하늘과 대지 사이의 자연물과 자연현상)의 이미지가 강한색채로 표현된 작품과 마주하면 작가가 말하는 휴식, 시간, 그리고 공간의 변주곡이 뒷전으로 밀려나 보인다. 단색조의 색채가 지배적이고, 그리하여 붓자국이 사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림이자, 이 그림은 전통과 현대, 자연과 아름다움 그리고 나아가서는 사각의 캔버스와 화면 속 이미지, 이렇게 분리하여 미적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를 무시한 것임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종균 展

이는 선택한 이미지가 평범하고, 평범한 이미지가 전근대적 원근법의 원리로 재현되어야 한다는 강령을 벗어나야 하고, 또한 모더니즘의 형식에서 이탈해야 가능할 것이다.

장종균 展

작가 장종균은 자신이 거주하고 작업하는 인천을 화두로 삼았다. 반복된 생활에서 특별하거나 특출난 것이 아니라 회화의 과제가 무엇이고, 보편성을 가시화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렇기 때문에 피로사회보다는 휴식이, 산업회된 시간개념보다는 자연의 흐름으로 읽어낸 시각적 시간으로 현대미술문맥을 관통하고 있을 뿐이다. 장종균 작가의 전시, 어디에 무게를 둘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겠지만, 회화를 고집하고 보편적인 대상을 현시했는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에 손을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김 승 호

장종균은 홍익 대학교 회화과를 졸업 다수의 개인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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