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광화문에 위치한 아트코리아방송 미디어센터 야외촬영장에서는 2018825일 오후 운봉 이규완 민화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편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 편

까치 호랑이

오래전 화가의 꿈을 갖고 그림에 입문, 스승님의 소개로 민화를 그리는 공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민화를 그리던 시절,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문제가 있었다. 지지리도 못 그린 그림, 떠돌이 환쟁이들의 그림 이라는 것 이다. 또 하나는 민화의 내용이 미신?(도교)따위와 뒤범벅이 되어 미학적 철학내용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방법으로 70년대 초 골동품상이나 고물상등을 발로 뛰면서 공부를 했다. 그리고 예감 했다, 언젠가는 이러한 그림들이 우리나라 미술계뿐만이 아니라 세계미술에서도 각광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민화의 뿌리는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 고려불화, 신라의 단청문양으로 이어져 조선의 화려한 회화로 꽃을 피우기 시작 했다. 민화속에 내제되어 있는 부귀영화, 장수, 출세, 다산 등, 길상이나 벽사에 관련된 모든 것이 궁중회화에서 비롯된 이상세계를 추구한 생명력이 풍부한 미술이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 편

벽사의 의미로서의 호랑이

우리 전통 민화중에 가장 많이 그려지고 유통된 그림이 까치호랑이 그림이다. 흔히 민화 하면 까치호랑이를 떠 올릴 정도로 대표적인 그림 이 되었다. 까치호랑이 그림이 한국인들에게 환영받는 이유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신분이나 계급의 차별 관계없이 궁궐에서부터 사대부의 여염집 대문이나 집안을 장식했으며, 궁궐소속의 화원들로부터 지전이나 표구사에 소속된 화가, 시골 장터의 떠돌이 환쟁이들에 이르기 까지 많은 화가들이 까치호랑이 그림을 그렸다. 까치 호랑이 그림은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수용할 수 있는 액막이(벽사)용 내용을 담고 있는 세화그림으로서, 우리 민족은 새해가 되면 대문이나 집안 곳곳에 세화를 붙여 액막이와 함께 좋은 한해를 기원 했다. 세화의 기원은 신라의 처용에서 시작되었으며, 조선에 이르러 용 그림과 함께 호랑이 그림이 대문이나 광문, 뒷간이나 벽장문에 붙여졌다. 17세기에는 궁중에서 사대부, 조선 후기에는 돈이 많은 중상공인 일반 백성의 집안으로 확대되었다. 세화그림은 정초에 액운을 막고 좋은 일만 있으라는 의미를 담아 집안 대문에 붙여놓는 그림으로 벽사와 길상의 내용이 그림 속에 결합되어 있는 연하장 같은 그림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 편

세화의 종류에는 호랑이 그림말고도 새벽을 밝혀 귀신을 쫓는다는 닭, 집을 지키는 개, 불의 재앙을 막아주는 해태와 더불어 처용에 나오는 용 그림이 있다. 세화의 생명은 1년을 넘지 않는다, 정초에는 세화를 붙이고 초봄이 되면 새롭게 立春大吉, 建陽多慶, 을 써서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다. 세화그림은 감상용보다 소비성 그림으로 사용되었으며, 상당히 많은 세화그림이 창작되고 유통되었다.

 

표범과 호랑이의 원형과 그 의미

까치호랑이 그림의 뿌리는 중국 명나라(16세기)에 있다. 중국의 표범과 까치를 함께 그리는 표작도(豹鵲圖)는 기쁨으로 보답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까치는 기쁨을 뜻하고 표범의 표()가 보답할 보()와 발음이 같아 조선의 까치 호랑이그림이 나온 것이다. 어쨌든 중국의 표범이 조선에 유입되면서 까치 호랑이그림으로 바뀌어 호작도(虎鵲圖) 즉 까치호랑이로 재탄생 된 것이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 편

우리 민간신앙에는 길흉화복이 있고 그것을 담당하는 서낭신이 있고 그 서낭신의 소식을 전하는 까치, 액막이를 담당하는 호랑이와 결합되어 있다. 실제 까치는 일정한 영역에서 서식하는 텃새이고 다른 동물들이 침입하면 소리 내어 경고를 하는 생태적 습성이 있다. 그래서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속담이 있다.

까치호랑이 그림에는 양반들의 고급문화와 백성들의 민간신앙이 서로 결합하여 고급문화와 기층민들의 문화가 까치호랑이로 재탄생되어 온 백성들이 줄기는 그림으로 해학적인 회화로 가장 한국적인 미술로 자리매김 되었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 편

한국민족과 호랑이관계-중국의 문언에도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호랑이를 거느리고 다니는 민족이라 하였다. 호랑이 그림의 여러 유형 가운데 민화의 주제로 다루어지는 것은 주로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능력자 즉, 벽사의 주제로 때로는 산신의 화신이나 산신의 종자로 나타나기도 한다. 단군 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우리민족과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호랑이 그림중 제일 오래된 그림은 고구려 고분벽화, 무영총의 수렵도이다. 사냥감을 쫓는 용맹스러운 사냥꾼의 모습과 도망가는 호랑이 모습이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외 사신도, , , , (,,,)나 산신각의 산신도등에 호랑이는 잡귀를 물리치는 성스러운 영물로 부적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까치호랑이 그림은 비사실적 과장으로 인해 해학적요소로 풀이 되지만 정초에 호랑이그림을 집집마다 붙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벽사적 목적의 소산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정과 향촌에 만연한 기복호사 풍조를 배경으로 급증한 수요에 따라 액막이용 그림을 공급하는 도화서 화원들과 떠돌이 환쟁이의 출현으로 인해 민화양식의 표현과 더불어 다양한 까치호랑이 그림이 그려졌다.

다양한 표정에 과장된 해학적인 얼굴표정을 가진 까치호랑이 그림은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있는 해학을 주었다. 처음에는 호랑이모습이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려지다가 18세기후반 19세기에는 추상성과 단순성을 가지게 된다. 까치호랑이 그림이 이렇게 추상의 경지까지 이룬 것은 세화의 기능을 넘어 보고 줄기는 대상, 즉 감상자의 측면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예술은 사실적 표현으로 시작해 추상으로 발전, 완성단계로 간다고 볼 수 있다. 문자도 그림과 더불어 까치호랑이 그림 역시 중국 명나라의 그림 유입으로 인해 표작도를 수용, 더욱 다양하고 아름다운 해학적인 까치호랑이로 완성시켰다.

운봉 이규완 작가의 ‘색채여행’3 '까치호랑이' 편

이규완 작가는 국내 4회 개인전, 국외(미국, 프랑스 파리·리옹, 독일, 캐나다) 7, 단체전 400여 회를 치렀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전국 공모전 심사위원을 수십 회 역임했으며 ()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부위원장 역임, 민화 500인 전 기획위원장 역임, 현재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이규완의 창작민화연구실 운영, 대한민국 대한명인(궁중장식화 09-221), 한국민화국제교류협회 회장, 경희대학교 대학원 창작민화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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