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재)세종문화회관과 문화 및 전시기획 전문회사 ㈜이타는 오는 8월8일(수)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에드가 드가의 단독 대형 전시인 〈드가: 새로운 시각〉展을 개막한다 . 인상주의 작가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의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 세계를 담은 〈드가: 새로운 시각〉은 세계적 명성의 거장 큐레이터들과 드가 연구의 권위자들이 기획한 단독 대형 전시로, 2016년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과 미국 휴스턴 미술관 두 곳에서 약 100만 명의 기록적인 관람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최초로,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이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회화, 사진, 조각 등 드가 예술인생 30년이 담긴 인상주의 명작 내한!

이번 전시는 회화는 물론 드로잉, 판화, 조각, 사진까지 에드가 드가가 전 생에 걸쳐 선보인 명작 100여 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 중 평론가, 작가 등 미술전문가 5인이 추천한 5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세종문화회관 전시디자인팀 임연숙 팀장은 전시의 막바지에 섭외돼 출품되는 덴마크 코펜하겐 오드럽가드컬렉션의 「벨렐리 가족을 위한 습작(Study for Bellelli Family)」을 추천했다. 임 팀장은 “종이 위에 파스텔과 과슈로 그린 드가의 이 습작은 완성작 이전의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명화를 남기기 위한 작가의 고뇌와 연구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습작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완성작과 나란히 놓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작품”이라 평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는 「벨렐리 가족(The Bellelli Family)」을 추천했다. 「벨렐리 가족」은 드가의 초기 작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처음 스케치를 시작한 시점인 1858년부터 작품을 완성한 1869년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화하는 드가의 작품세계와 지향점 등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고전주의에 매료되었던 드가와 구도와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드가를 하나의 캔버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정 평론가는 “「벨렐리 가족」은 화가로서 탄탄한 데생 능력과 묘사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가족의 관계와 감정을 인물과 사물 등의 배치와 구도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가 추천한 「카페에서(In a Cafe)」는 1875년부터 이듬해까지 제작된 작품으로 드가가 가장 좋아하던 카페 중 하나인 ‘누벨 아테네’의 풍경을 담고 있다. 작품에 묘사된 두 인물은 드가 작품의 주요 모델이자 여배우였던 엘렌 앙드레이와 판화가였던 마르셀렝 데부탱이다. 여인의 앞에 놓인 초록색 술은 당시 예술가들의 모임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술인 압생트다. 이렇듯 두 인물의 무기력한 표정과 압생트라는 상징적 요소는 이 작품의 우울감을 증폭시킨다. 이 작품은 기존 정물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질서정연한 구도를 벗어나 무질서하게 보이는 책상과 사물의 배열이 인상적이다. 이에 윤 평론가는 “마치 스냅사진을 연상하는 듯 한 구도로, 다양한 구도에 대해 연구했던 드가의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는 명작”이라고 추천했다.


이용백 작가(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가 손꼽은 「14살의 어린 발레리나(The Little Fourteen-Year-Old Dancer)」 는 드가의 조각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유일하게 전시회에 발표된 조각이다. 뒷짐을 진 채 머리를 젖히고 비스듬하게 서 있는 이 조각상은 청동 몸체 위에 면으로 만들어진 치마를 입고 공단으로 만들어진 리본을 매고 있다. 소녀의 두 다리에 절묘하게 배분된 작품의 무게 중심에서 균형감과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그의 사후에 총 29개의 청동으로 주조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의 주요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컬렉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가는 “청동에 신발과 옷 등 사실성을 주기 위한 혼합 재료가 사용됐다. 재료에 대해 보수적인 당시 예술계에 큰 충격을 준 작품”이라고 평했다.


공동 주최사인 ㈜이타의 윤상진 대표(전 아르코미술관 책임큐레이터)는 「스타(The Star)」를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으로 꼽으며 “발레리나와 배경 색채의 대비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여 한정된 캔버스에서 율동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한 작품”이라 말했다. 1876년 작의 「스타」는 화폭의 중앙에서 무대를 마친 발레리나가 하얀색 클래식 튀튀를 입고 피날레를 하는 듯 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대 뒤 주황색 장막 안쪽에는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발레리나들과 함께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가 서 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순백의 발레리나들과 대조를 이룬다. 계급과 자본을 토대로 발레리나에게 재정적 후원을 했던 당시 부르주아 계급 남성의 모습이 담긴 이 작품에서 19세기 프랑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상주의 전시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드가: 새로운 시각〉展의 티켓 8천 매가 조기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8일부터 10월 21까지 진행되며, 예매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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