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퉁이 정도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인왕산 호랑이는 결코 산허리 품에서 벗어날 존재는 아니다. 범 또는 수호신 정도로 받아들였고 우리 조상님들의 얼결에는 그렇게 사유되었다. 산모퉁이, 인왕산 선바위자락, 인왕 호랑이벽화를 제작하며 나의 일기를 남기고 싶었다. 만화가 답이다, 문화가 답이다, ART가 부자다, 라는 전혀 사유와 맞지 않을 벽화 제호로 암호를 삼았다. 5,6년 전의 나의 행로다. 그러기에 40여 년 전 한지묶음 일기장을 묶고 나누어주던 순심의 발로를 쫓던 나에게는 덜컹 사금파리를 달아맨 일기장의 존재가 나의 일인 퍼포먼스다.

이렇듯 벽화의 암호처럼 내재율은 심화하듯, 신화벽화와 사금파리 연못에 대한 퍼포먼스는 설치미술의 한 장르이자 개념이 되었다. 또한 닌텐도-만화-동양문명의 절기를 함축한 명치유신의 정수인 닌텐도-화토를 탐독하면서 우리절기, 명절의 아흥다흥드리 24절기에 대한 염원도 함께 하였다. 토정비결의 토정 이지함의 얼을 또렷하게 살아 숨 쉬게 하려는 입지다. 고산자, 김정호 선사의 얼결과 같아서 대동여지도는 오히려 객주 또는 평민들이 스마트 폰 이용물처럼 철저히 하심(下心)의 뿌리가 성성한 세계다.

여하튼 사금파리 한지묶음일기장, 신화를 찾는 사람들의 나무전봇대와 사금파리 연못, 아흥다흥드리 24절기의 달력, 화토, 포카, 타로의 이미지는, 순지의 먹줄로 담고자 했다. 그 자체가 스스로 담아낸 한계점이자 이, 이야기를 풀고자하는 지점이다. 신의 점지로 역어냈다는 일본의 화토, 선에 대한 도전이다. 순지에 먹선으로 빚어진 우리 화토, 포커, 타로의 세계는 40년 문화운동사의 나의 세계를 정립하는 시작점이다. 문화란 정수의 땀방울로부터 펼쳐지는 창작의 세계로 받아들여졌다.

한지사금파리 문화일기장-신화의 연못- 아흥다흥드리 24절기, 화토, 타로, 포커, 달력의 스토리는 극히 엉뚱한 오브제로부터 시작된다. 인사동 나무전봇대의 존재다. 여하튼 10여년의 골목여행-신화여행을 잇는 과정 물로서 존재했다. 퍼포먼스의 오브제다.

이 모든 사유의 바탕은 나의 세계이며 스스로의 정화의식과 같은 공간이 된다. 프로젝트 작업실 실험이 된다. 그 잉여체가 동화책이요, 시집엮음의 결과물로 퇴적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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