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서장 - 2

문화란 정수의 눈물로부터 꽃피는 계절이어야 마땅함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극히 목가적인 테이블과 온정어린 꽃병, 그리고 치열했던 청년시절의 명저 몇 권으로 족하다. 이슬비내린 봄과 여름 사이의 찬란한 일요일, 평일처럼 잦아드는 나른함과 허기짐이 교착 점에서 원고지가 탐스럽게 보이는 창작의 본능 앞에서 몇 자 적고 싶은 충동어림이 맞이하고픈 문화의 서장의 앞머리였다. 지극히 소소하며 일상적이지만 결코 배설의 나부랑이가 아닌 마음 밭의 향기로움으로부터 나의 조국, 나의 문화운동 서장의 깃발을 채우고자 했다. 그러기를 어느덧 40여년의 회오리바람처럼 전 인생의 황금기가 스쳐지나갔을 뿐이다.

문화란 정수의 눈물로부터 꽃피는 계절이라는 잠언이 불쑥 튀어나온 곳은 정독도서관 강의 과정에서였다. 문화 짐 꾸러미는 이미 만화가 답이다. 라는 명제로 함축되고 있다. 왜 만화인가에 대하여 숱한 파편의 영웅들이 오늘 문화콘텐츠 DNA에 작동된다. 한 국가의 건국이념 뿌리에도 온전해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뽐을 내며 실험하고 창작하여 인류마당에 내놓은 비전이다. 허리우드와 소니의 결합이 이를 단적으로 응변한다.

우리 또한 심도 있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음은 또렷하다. 스마트 폰과 게임, 만화왕국의 판타지아, 전 인류의 마음 밭을 출렁이게 한다. 만화그 자체의 장르는 이미 문화의 정수를 향하고 있다. 마치 레오나르,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르네상스 정신을 훌쩍 뛰어넘어 관념의 벽으로 동동 동여매어 잇던 고전미학의 벽을 허물었던 몽마르트 근대 미술사조의 혁명정신을 온전히 뛰어넘는 즐거운 미학의 카르텔을 이미 완성하였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처럼 지극히 당연한 사유로부터 문화의 제 성격, 즉 문화정수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가 답이다.라는 화두로부터 나는 40여년의 문화에 대한 숙제를 풀어나가게 된다.

너무도 자명한 사실, ART가 부자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RT의 성격 범주가 만화라는 데에는 유보됨이 마땅해 보인다. 일명 ART에도 계급이 있다. 과연 ART에 계급이 존재할까 라는 질문과 대답은 극히 협소한 성격논쟁에 지나지 않는다. ART는 그 모든 철학에 응변된다. 오히려 그 철학의 영역을 뛰어넘는 철학적 규명이 잇다. 이를테면 철학의 아버지이자, 자식일 것이다. 그 자체가 숙명적 고리를 직시하지만 ART는 사유 밭을 일구고 완성하며 소통하는 도구로서 완성 체다. 과일처럼 완숙한 자연식품이다. 여하튼 문화가 답이다, ART가 부자다, 만화가 답이다.

오래된 미래, 라는 정의는 나에게 문화정수를 명제하였다. 그 방법론의 이름으로 실험되는 눈, 인터넷방송의 생명 성을 규정하여야 했다. 방송은 체온이다. 또는 고등산업사회의 꼭지 점으로 자리 잡는 여행사업, 산업 패러다임의 정의는 우리 민족이 곧 직면하여야 할 문화산업의 정의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다. 방송은 체온이다, 여행이 미래다, 라는 제언과 제안의 불꽃은 오래된 미래, 문화가 답이다, 라는 쉽지 않은 개념논쟁의 결과다. 물론 문화란 정수의 눈물로부터 꽃피는 계절임을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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