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소설가 겸 비평가로 유명했던 버지니아 울프는 우울하면서 슬픔이 느껴지는 신비로운 특성을 지닌 소설을 썼다. 아마 가수 박인희의 노래 가사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위인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 시에 가깝다는 '물'이라는 소설은 읽어 보고싶다. 영화 ' 캐링턴' ''디 아워스'에는 이 자매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바네사 벨은 영국 후기 인상파 미술을 대표했고 동생 버지니아는 전성기 때 영국 에셤에서 집필을 했는데 그곳에서 멀지않은 곳의 낡은 농가인 찰스턴 농장에 언니가 살기를 권유했다

연인 던컨 그랜트가 아뜨리에에 그린 벽난로와 시대를 느끼게하는 그릇장

그 당시 바네사는 무정부주의에 가까웠으며 남편 클라이브 벨(Clive bell)과 자유 결혼을 했다. 그 후 그들은 죽을 때까지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는 자유를 누렸으며 또한 간섭 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자유분방하면서 특별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캔버스처럼 꾸민 벽난로와 각양 각색의 스타일이 엿보이는 소품들

그들은 지성인들과의 모임인 '목요일 저녁 이 후'라는 모임의 전신인 케임브리지 출신의 학자ᆞ,문인ᆞ, 비평가들의 모임인 ''블룸즈버리 그룹''프라이데이 클럽'을 설립하여 피카소ᆞ, 장콕토,ᆞ 에릭사티와 같은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 교제를 하였다. 두 자매는 각기 창작 활동에 열중하면서도 정체되고 관습적인 사회에 저항하는 능동적인 여성 리더들이었다. 낡은 농가에 담장을 두른 널찍한 정원과 연못이 있는 찰스턴 농장을 보자 첫 눈에 반한 바네사 벨은 가족과 애인을 데리고 들어가서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시작한다. 벽과 벽난로ᆞ,욕조ᆞ가구 등에 물감으로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넣는  채색작업을 했으며 집안 구석구석을 각기 다른 색깔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갔다

욕조에 채색

그들은 에술적인 재능을 발휘하여 후기 엘리자베스 시대의 건물 외벽에 나무를 덧대어 18세기적인 집으로 보이게 했다. 그리고 집에는 파티를 자주 열어 손님들이 항상 가득 찼다. 동물들을 풀어 기르고 아이들에게는 정형화되지 않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여름 미술학교를 운영하는 등 지금 시대에서 볼 때도 놀라울 정도로 관습에 억매이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로 독창적인 삶을 살았다. 바네사는 이후 도시로 이사한 후에도 매 년 이곳을 찾아왔으며 그곳을 사랑했다. 지금 찰스턴 농장은 찰스턴 재단에서 관리하고 미술관으로 꾸며 대중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침실에 걸린 초상화들과 특이한 문양의 장

성향이 전혀 다른 두 자매는 당시의 시대 상황보다 훨씬 진보적인 개방성과 창의적인 가치관의 지성인이었다. 그들의 진취적인 사고는  낡은 농장을 예술적 안목으로  재구성하였으며 이것은 다음 세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로저 프라이의 컬렉션이 꽂혀있는 책장과 앤틱 책상.의자에 씌운 문양

사회의 통념을 벗어나 마치 현 시대보다 더 앞선 자유로운 삶과 예술 세계를 구축한 바네사 벨의 생애를 생각하면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그녀를 꼭 꼽고싶다. 특히 예술과 지성인의 모임을 만들어 친교의 시간으로 예술적 영역을 구체화시킨 실천적인 사례는 큰 업적으로 보인다. 이 글을 쓰면서 영화 '캐링턴' 과 니콜 키드만의 연기가 돋보였던' 디 아워스'를 다시 한번 보면서 면밀하게 두 자매의 스타일을 살피고싶었고 그들의 문학작품과 미술작품을 하나하나 더듬어 보고싶었다

바네사 벨 작품

 

ps 바네사 벨은 화가이자 실내 장식가였으나 어렸을 때 겪은 신경증으로 안타깝게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그것은 진보적인 사고의 그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관념적이고 숨막히는 시대이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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