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총련 위원장 및 아트코리아방송 칼럼니스트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대상은 오히려 하늘이었다. 뜬금없이 비가 내리고 세찬 바람이 불더니 꽃샘추위를 더했다. 물론 오랜만에 비둘기가 찾아와 구구거린다. 918호 나의 작업실, 배란다. 격의 창틀에서다. 인사동 경매 Auction 스케치는 벌써 30여 년 전의 목표였다. 일본식 진품명품의 업그레이드를 설계했다. 물론 소더비 경매를 문화축제로 읽는 나의 세계다.

인사동보물이라는 명제를 안고 토크Show를 시작하기까지 30 여 년의 여정이 공백을 메웠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 분명해 보인다. 고서, 책 경매, 중국도자 경매를 직접 참여하며 스케치에 음향, 효과음을 덧칠해 본다. 당연히 경매에 응찰하여 유찰, 낙찰의 묘미도 함께 한다. 석가탄신일 며칠을 앞둔 시점이라 부처님 몇 분을 응찰하여 낙찰 받게 되었다. 월인천강지곡의 옛 문헌서류와 이순신 동화책도 컬렉션에 합류했다. 구구구 비둘기 울음소리는 없어도 나의 일상을 지켜주듯 비둘기가 오랜만에 918호 창가에 잦아들었다.

심상치 않은 일은 어제 인왕산 산행이었다. 자하문밖 석파랑 석파정에서 출발하여 정상 머리를 관통하여 수도 서울을 주유했다. 동서남북의 절경을 마음에 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선바위 용골을 내려오며 질문이 싹튼다. 일명 박정희 로드라고 명명했던 길목에 인왕산 암벽에 새겨진 글자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는 명제다. 어찌되었든 나는 어제 함께한 모두가 몽유도원도-조선의 아침-용이 나르사의 프로그램을 쉽게 할 순 없다. 지독한 난독 증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15강의 종강으로 석파랑 참식을 하며 97년 뜨거웠던 경복궁포럼 즉, 한걸음광장, 첫걸음광장의 부제를 떠올렸다. 30대의 열정은 오히려 부산스럽지만 명쾌한 맛은 담겨있었음이 아스라했다. 심상치 않았던 하늘 표현이, 5주간 지속되었음을 훔쳐본다. 그렇지, 스스로에게 위안을 선사하는 독백의 석파랑 참식으로 한다. 아코디언-애국가 5절의 하모니는 아름다웁다 는, 감동을 선물했다. 오늘 협약서, 맹서의 주인공들이긴 하여도 여느 피로연의 결혼 축가보다 감격스러운 하모니의 열매다. 어찌되었든 살짝 스치는 눈망울의 답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는 영혼이다.

심상치 않음은20173,4월쯤 전개되었다. 물론 그때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자전적 세계는 늘 아스라하거나 드라마틱하다. 97년쯤 민주화열풍 한복판에서 문화를 화두삼아 설복시킨다는 것은 이방인을 빙자한 돈키호테였다. 줄곧 별칭처럼 불러준 분이 나의 어머니였다. 하지만 이방인이라는 고상한 질곡의 맛은 없었다. 그것은 자유적 사유세계의 은밀성이기도 하지만 시성(詩性)에 대한 질타였다. 깨어있는 눈을 용기 있게 선언한 자아세계다. 그때에 대한민국 광화문 뜨락에서 문화’ ‘정책’ ‘개발’ ‘연합을 열거하며 문화정책개발시대의 도래를 염원하는 선언을 함께 하였던 후배가 건장한 전문인이 되어 다시 조우하게 된다. 어머님은 타고르의 강의를 직접 들었던 신여성이다. 전주사범에서 사제로 만난 박희선 시인, 이풍남여사의 내밀한 이야기다. ‘시인이 천대받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라고 일갈한 타고르의 강의는 어머님이 작고하시기 3년 전에 이루어졌다. 시인의 아내가 짊어질 무게를 통찰한 삶의 명제같은 자리에서 아들에게 던져준 화두였다. 여하튼 나의 철학적 모형을 더 한층 아름답게 꾸리는 화두다.

문정련(문화정책개발연합)의 한 동지였던 후배가 20173,4월쯤 다큐 영화를 시작하고 싶다는 열정을 내밀었다. 이때쯤 충무로일대의 문화벨트 구상을 놓고 고심하던 중이었다. 엄마세포, 즉 과학철학 삼매경에 돌입한지라 의료관광-문화관광-한류씨앗에 대한 연결고리를 고뇌하던 시점이었다. 한편으론 명동-세종문화회관 뒤 뜰악에 조그맣게 의류사업 브랜드를 실험을 직시하고 있었다. 물론 Mall 메커니즘에 대한 설계였다. 문화관광-한류Mall-의료관광-문화거리 만들기프로그램이 다층적으로 에스키스 되는 과정이었다. 918호 작은 사무실에서의 여정이었다.

명작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후배는 워낭소리’, ‘임아 강물을 건너지 마오.’, ‘노무현 입니다.’를 뛰어 넘는 예스평창, 오케이평창, 붉은 악마와 같은 대한민국의 열정에너지 장르였다. 이와 같은 장르의 시작점은 서포터즈-엔젤펀드-크라우드펀드 라는 문화 패러다임이 작동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는 분명한 환경 인프라를 명제하고 있다. 갤러리, 박물관, 스튜디오, 아트샵, 포럼. 기본적인 작동 환경이다. 문화자본의 충족이다. 예스평창 다큐, 메리힐하우스 아카데미의 설계와 작동은 이러한 환경 인프라 DNA의 실험을 의미하고 있다. 예스평창 엔젤펀드는 나라사랑가족사랑, 애국가 5절과 함께 시작되었다. 메리힐하우스아카데미 프로그램의 담담한 둑 역할을 하는 기초다. 예스평창 다큐-메리힐하우스아카데미 에스키스는 명확했다. 한 뜸, 한 땀, 한 결의 결처럼 세상의 답과는 아주 먼 명제를 남겼다. 문화작동 매뉴얼에는 온당해 보인다. 다만 극명한 자금, 자본에는 먼발치얘기다. ‘이방인 같은 돈키호테의 별칭이 어울리는 꼴이었다.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대상은 오히려 하늘이었다. 뜬금없이 비가 나리고 세찬 바람이 불더니 꽃샘추위를 더했다. 성큼 입하 문턱을 넘더니 석파랑에서 참식을 겸한 합의서인왕산 산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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