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북한이 열기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북-미 정상회담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회담약속을 10시간 남겨두고 전통문을 보내 한미 연합 맥스선더 공군훈련을 북침 전쟁소동이라고 주장하고 미국도 조미 수뇌상봉의 운명애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일방적 핵포기만 강요하려 드는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갖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재 고려까지 거론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강경모드는 일단 고전적인 협상 수법으로 보인다. 협상력을 높이고 상대를 길들이기 위해 때 되면 한 번씩 써먹는 벼랑 끝 전술인 것이다. 북한은 1월에도 예술단 점검단 파견 중지나 금강산 합동문화공연 취소를 한밤중에 일방 통보하는 무례를 저질렀다.

이미 닷새 전부터 열리고 있는 연례적 방어훈련을 뒤늦게 트집 잡은 것이나 탈북자의 이른바 최고 존엄비난을 문제 삼은 것도 북한이 과거 늘 내세우던 핑계거리다. 북한으로선 무엇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흘러나오는 대북 강경 발언들이 거슬렸을 것이다. 미국이 선 핵 포기’, ‘리비아 식 핵 반출은 물론 생화학무기와 인권문제까지 문제 삼으며 요구 수위를 올리자 먼저 남측과의 회담을 제물로 삼으면서 미국까지 겨누고 나섰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전날 중앙외사공작위원회를 열어 국제정세 변화에 적절한 대응을 주문한 직후여서 중국 지도부와의 교감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도 의문스럽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위험한 도박까지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볼턴과 같은 자들이라며 비난 대상을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로 한정한 것은 일단 미국 반응을 떠보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김계관도 미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수뇌회담에 나오면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온당한 대접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미의 반응을 보면서 핵 실험장 폐쇄 공개를 취소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런 북한의 반발에도 한미 군 당국이 맥스선더 훈련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B-52 전략폭격기의 훈련 불참을 밝힌 대목은 한발 빼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도 사실이다. 김정은도 이미 이해한다.’고 밝힌 한미 연합훈련이다. 원칙적인 대응만이 북한의 상투적 전술을 무력화하는 방법이다. 201210월 방북한 제임스 켈러 미 국무차관보가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났다.

켈리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개발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김 부상은 부인했다. 그러나 이어 켈리 만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질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받아쳤다. 부인에 가까운 표현이었다.

얼마 뒤 유에스에이 투데이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미국은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는 길로 가고, 북한은 다시 핵개발로 매달리면서 북핵 위기가 재연됐다. 후에 대북 강경파가 흐지부지될까봐 관련 정보를 언론에 흘린 사실이 드러났다.

북핵 역사의 고비 때마다 김계관과 볼턴이 등장한다. 대미외교 담당인 김 부상은 북핵 6차회담의 북측 대표를 지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볼턴은 대표적인 북한 붕괴론자로 북핵 문제도 대북 선제공격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두 사람의 이름이 언론에 등장하면 합의가 깨지거나 아예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볼턴은 2005년 유엔대사 재직당시 북한의 돈줄을 차단한 방코텔타아시아 은행 제재에 관여했다. 김 부상은 당시 피가 마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부상이 개인 명의의 담화에서 볼턴을 거론하며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비난했다.

-미 정상회담은 70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평화의 소중한 기회이다. 누구든 회담을 흔든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201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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