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헤라르도 쿠스탄세의페리메트로(경계선) 시리즈는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의 중심으로부터 150킬로미터 반경의 가상적인 원형 지도 안에 포함되는 구역들에 대한 사진적 탐험이다. 그의 작업의 주요 맥락은 인간 존재와 자연 공간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한 숙고이다.페리메트로에서는도시와전원풍경사이의충돌을통해나타난다. 이를 위해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두 가지의 미학적 자원을 사용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하나는 19세기의 풍경화, 다른 하나는 현대 사진에서 떠오르는 경향으로, 오늘날 현대 사회를 결정짓는 기호와 흔적들을 사회인류학적방법으로 연구하는 네오-다큐멘터리이다.페리메트로시리즈는 마드리드를 은유적인 지진의 진원지로 상정한다.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진동은 주변 지역들로 확장되면서 손상을 일으킨다. 도시와 그 주변 지역들의 풍경이 입은 손상 정도는 도시 중심에 근접한 지역일수록 커진다. 그리고 멀리 떨어질수록 그 흔적은 흐릿해진다.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개개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하는 엔트로피적 우주로의 시각적 접근을 제시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그는 거의 형이상학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정착에 있어서 필연적인 자연과의 상호 작용에 관한 어떠한 멜랑콜리를 보여 준다. 현대 사회의 특징인 속도에 대응하여,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정해진 방향 없이 걷고, 직관에 따라 행동하며, 풍경의 속삭임들을 보고 듣기 위해 멈추기도 하는 행위에 비유할 만한 좀 더 느린템포를 선택한다. 그리고는 풍경 화가인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가 그랬듯이, 관조觀照로 이어지는 차분하고 지속적이며 깊은 시선으로 자신의 작업을 바라보도록 관객에게 묻는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그리하면 우리의 눈으로 혹은 우리의 의식으로 따라갈 수 있는 길들을 자연 그 자체가 보여 주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비록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낭만주의와는 거리가 있지만,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환상을 사용하지 않고, 그의 개념들을 나타내기 위해 오로지 이미지의 하이퍼리얼리즘에 의존하여 장엄한 자연의 파편들을 그의 사진 안에서 드러내기를, 아니 그보다 회복하기를 원한다. 그의 작업에는 우리의 해석을 하나의 지정된 이야기로 이끄는 어떠한 상징적 요소도, 환경에 관한 절대적인 신앙도 없다. 그의 작업은 변화 과정 중의 섬광들과 잔여들이 존재하는 이 혼성의 풍경으로 관객을 이끌어 들이고 그 접촉을 늘이고자 소망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그는 표현된 바와의 비평적인거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미지의 독해를 연기하라고 제안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사진들은 도시의 기반 시설들이 자연의 공간으로 터져 나오면서 생긴 교차 지역들에 대한 의문 제기이다. 그러한 급속도의 악화에 대한 원인은 다방면에 걸쳐 설명된다. 역행될 수 없는, 농업 인구의 도시로의 대규모 이동, 주거 지역에서 단지 몇 킬로미터 떨어진 장소에서 벌어지는 방자한 여가 활동,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도로망의 구축, 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주거지 혹은 서비스 산업구역을 건설하기 위해 제어되지 않은 채 벌어지는 산림 벌채 등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우리의 무관심이 간과하도록 만들었으며 자연 풍경의 파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러한 자연에로의 개입들은 최근에서야 명확하게 그 제한 범위가 결정지어졌다. 헤라르도 쿠스탄세의 경계선의 풍경들은 침묵을 강조하고, 침묵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러나 그가 담는 풍경들은 아름다움에 의해 고취되어 넘칠 것 같은 감정들을 자아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회화의 고전적인 규범들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고 그의 이미지들이 지니는 일차적인 의미들이 잠시 동안 간과될 수 있도록하기 위해 정제된 구성으로 이미지와 유희한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예술 작품은 공공의 의식을 넓히고자 소망하기 전에 작품 자체가 존재할 권리를 획득하여야만 한다. 생각들은 종종 관습을 통해 좀 더 자유롭게 흐르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혼자 명상을 할 때와 같이 말이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는지도 모르겠다. 즉시성과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는 이 장비를 다루는 데에는 장시간과 인내심 그리고 정밀함이 요구된다. 헤라르도 쿠스탄세는 빛이 그의 마음과 조화되어 관객과 그 자신의 시선을 연결시킬 캔버스를 만드는 순간을 고대할 것이다. 환경 문제에 대해 숙고하고 인간과 인간이 거주하는 땅의 본질적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는 그 시선 말이다.

_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리는 풍경 페리메트로_ 헤라르도 쿠스탄세

헤라르도 쿠스탄세

1976년 마드리드 출생. 바르셀로나 카탈로니아기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을 공부하였다. 20086월 현대 스페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명예로운 상의 하나인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의 플라스틱 아츠 기금을 받았다. 200811월에 파리지안 갤러리 폴라리스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파리포토의 BMW 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프랑스 문화부와 유럽 사진의 집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많은 단체전 참여와 출판, 다양한 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의 떠오르는 젊은 네오-다큐멘터리 사진가이다.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 <서울포토2010스페인특별전의기획자이기도하다

1959년생으로 1982년부터 사진 큐레이터로 활동해 왔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각종 전시 및 워크숍, 교육,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마드리드의 문화 센터 시르쿨로 데 벨라스 아르테스의 사진 부문 감독을 역임하였으며, 마드리드의 국제 사진 페스티벌 포토에스파냐의 설립자이자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동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을 맡아서 지휘하였다. 그 외 사진과 관련하여 출판과 기획뿐만 아니라 사진 비평가, 교육자, 저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 왔으며, 파리의 케브랑리 미술관의 사진 비엔날레 포토케의 게스트 큐레이터, 구에초포토 페스티벌의 큐레이터, 마드리드의 사진 학교 EFTI에서 강의를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에는 그 업적을 인정받아 바르톨로메로스 상을수상하였다.서울포토2010스페인특별전의기획자이기도하다.

[출처] 페리메트로 | 헤라르도 쿠스탄세 (포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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