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나우에서는 2018516~65일까지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이 열리고 있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대부분 현대적인 삶이라 함은 도시의 삶을 의미한다. 이에 현대인은 건축이라는 거대한 권력과 도시라는 거대한 구조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도시건축은 극대화된 효율성 즉 경제성과 대량성을 구축하기 위해 오늘날의 높은 건물과 수직. 수평적 구조물을 구축해 내고 있다. 기능주의적이고 모던한 감각의 현대 건축물은 새로운 문화를 양산해 내고 또 새로운 미학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

명이식 Myung Yisik과 호세 컨셉테스 Jose Conceptes의 작업은 도시의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형태를 발견하고 실재하는 건축물의 기능이나 가치에 구애 받지 않고 그만의 자유로운 해석을 통한 도시의 유희적 산책의 모습을 보여준다. 즉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상황의 새로운 해석을 통하여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시각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는 오랫동안의 고도의 훈련된 시각과 관점이 아니고서는 포착해 낼 수 없는 날카로움과 직관이 필요한 작업이다.

거대 산업사회의 현상과 네거티브한 산업화의 결과물들 속에서 발굴해 내는 보석 같은 건축의 속살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작고 속삭이는 빛에서 강한 힘이 있는 빛에 이르기까지 도시적이고 시각적인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도시적인 이미지 사이에 언뜻언뜻 교묘하게 숨겨진 감정이입의 모습으로 그들은 도시가 그대로 현대적 언의의 자연임을 입증해주는 증거물들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하여 명이식 호세의 작업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즐거움, 조형성과 빛에 의해 서술되어지는 스타카토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즐거움을 준다. 즉 거대도시의 사적소유, 도시 유희인 셈이다. (갤러리나우 이순심)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호세 컨셉테스 작가노트
도시의 추상’(Urban abstractions)에 대하여

나는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에, 그리고 인간의 눈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나는 인간의 시각에서 새로운 형태를 발견한다. 그리고 진부함에서 새로운 형태를 발견한다. 양감, 음영, 질감, 풍경의 흔적과 인간의 창조물은 내 유희의 대상이다. 나의 카메라는 풍경의 흔적과 인간의 창조물을 담아내는 도구이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나의 카메라는 사물과 그림자 사이의 대화를 포착하여 개인적 환상과 물리적 속도를 표현하는 도구이다. 나의 사진은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데 뒤섞어 무한한 작품을 탄생시키며 아무런 시간적 순서 없이 자유로운 해석에 내어 맡겨진다. 각각의 사진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확장시키며 개인적인 감상의 대상이 된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건축과 도시의 풍경은 나의 작품의 주된 소재이다. 그러나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건축물 자체가 아닌 강렬한 각도와 그림자, 그리고 이 흑백의 구성을 지배하는 빛의 사용이다. 이 모든 것들은 고도로 계획된 구성이며 여기에는 보는 이의 개인적 감상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우연도 배제되어 있다. 나는 도시 건축물에 영원히 내재된 특징들, 즉 단순함, 명료한 선, 그리고 고요함을 사진에 담아내고자 한다. 나의 스냅 샷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표상과는 동떨어진 세계를 구축한다. 나는 실재하는 건축물에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고유한 해석을 담아내고자 애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일련의 시각적 건축물들이 탄생한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명이식 작가노트

내가 피사체로 선택한 대상들은 모두 대도시에 설치되고 놓여진 구조물들이었다. 현대의 복잡하고 비좁은 환경에 적합한 설계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구조, 육면체의 수평, 수직으로 연속된 반복, 원형의 무한 반복은 현대사회의 삶과 닮아있는 현대 도시의 필연성이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유리와 콘크리트, 금속의 재료들은 구조물들을 더욱 차갑고 냉정하게 만든다. 재료들이 만들어내는 느낌은 세련되고 도시적이지만 사람들의 감정의 단절과 기계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듯하다.

피사체인 도시의 구조물들은 사실은 늘 그 곳에 공존해왔던 주변 환경들을 묻히게 한다. 떠가는 구름과 빌딩 옆의 채 제거되지 않은 잡초들,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들과 빌딩에 비친 풍경과 얼룩들. 사진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실제로 그곳에 존재하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대상들이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재미있는 것은 구조물들의 반복된 패턴이 오히려 공존해왔던 주변 환경을 드러내는 배경이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무심히 보았을 때 눈에 들어오지 않던 오브제들이 사진으로 구조물을 찍어놓았을 때 더욱 잘 들어온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반복된 도시의 구조물들을 찍는다. 이들을 강조해서 찍으면 찍을수록 보이지 않던 아름다운 것들이 더욱 잘 드러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호세 컨셉테스(Jose Conceptes), 명이식(Myung Yishik) 2인전 ‘Urban Narrative’展

우선 원거리에서 촬영하여 구조물 전체를 화면에 담는다. 그럼으로써 전체 구조물의 형상이 명확해진다. 그리고 주변의 환경들은 의도적으로 화면의 일부분으로 구성하였다. 작업을 하다보면 주변 환경의 빛의 양과 색 등에 의해 뜻밖의 변화와 여백이 드러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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