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크만은 삼면으로 이루어진 중세의 제단화(祭壇畫)형식의 트립틱 [triptych] 아홉 작품을 완성한 후 하루 전에 사망했다. 신화나 종교화에 열의를 갖고 있었던 그는 1차 세계대전 참전했으나 시체 처리반에서 불명예로 퇴역하면서 오랫동안 신경쇠약에 시달려야했다.

마지막 작품인 '아르고 호에 타는 사람들' 은 대작으로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마법에 걸려 위험한 그들의 배 '아르고'를 고대의 바다 신이 나타나 안전하게 데려다 줄 것이라는 예언을 하는 내용인데 작품이 주는 인상은 매우 복잡하고 살벌하기도하다. 이는 작가의 환상과 병적인 체험들이 작품 속에서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읽혀진다. 그의 마지막 작품들에 비해 그 전에 완성한 화려한 정물화가 인상적이다.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추상회화의 대가 마티스는 십이지장 수술 후 침대에서도 붓대신 간편하게 작품을 할 수 있는 색종이 오리기를 했다. 그리고 병색이 짙어져 주변에서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최후까지 그를 관대하게 대해줬던 수녀의 마음을 잊지않으려고 예배당의 스텐드글라스 작업에 몰두했다. 그리고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생과 사에 다다랐다고 생각했을 때 자신의 자전적인 마음을 담은 '왕의 눈물'을 완성했다

왕의 눈물'은 이제 좋아하는 그림을 위해 모델을 두고 그림을 그릴 수 없고 음악도 할 수 없다는 한계 사항에 그는 절망한 내용을 담고있다.

폴 고갱 또한 타히티에서 그의 마지막 작품에 올인을 했다. 그러나 그를 죽음으로 몰게 한 것은 반항적인 성향의 고갱을 좋지 않게 생각했던 히바오아 행정사무관들이 탈세죄로 뒤집어 씌워 3개월의 실형과 1000프랑의 벌금을 부과한 것이었다. 격분한 고갱은 가난한 처지로 인한 파멸에 몸서리쳤고 그것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Women and a White Horse 1903

마크 로스코의 단순하면서도 형용할 수 없는 몽환적인 색채를 보노라면 작가로서 작업활동을 영구적으로 이어나 갈, 단 한가지의 테마를 먼저 발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절감하게된다

20세기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색면으로 승부를 건 그는 최고로 잘 나가는 블루칩 작가였으나 작품이 팔리는 것이 자신의 영혼을 파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품 판매 함에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신중했던 로드코를 그의 디렉터는 눈 속임하고 신뢰를 버린채 작품을 마구 팔아버려서 그에게 말할 수 없는 불신과 함께 분노를 치밀게 했다

로드코는 결국 그의 나이 66세에 양면 면도날로 양쪽 팔의 동맥을 긋고 사망하고 말았다. 붉은 톤의 색면이 많았던 그의 자해로 인해 무수히 낭자하게 흘린 선홍색 피들이 그의 작품과 오보랩되어 생각만해도 몸을 서늘하게 떨리게 한다

또한 죽음에 대해서 말할 때 20대 때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은 뷔페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죽는 날 까지 붓을 놓지 않았는데 파킨스 병으로 인해 이제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비밀 봉투를 뒤집어쓰고 고요히 영면을 했다. 그것은 일본에 뷔페 미술관이 있었던 연고로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에 영향을 받았는 지 모른다.

가장 모범적으로 삶을 살았고 백세 장수를 한 스콧 니어링은 부인과 함께 도시에서 벗어나 미국의 버몬트 숲에 가서 채식주의와 함께 '조화로운 삶'이란 저서를 썼다. 스콧 니어링은 부인 헨렌 니어링보다 20살이나 많았는데 그는 나이 100세되던 날 이제 그만 살아도 되겠다는 의지에 곡기를 끊고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많은 열정적인 혼을 가졌던 예술가들은 생활고에 휩싸여서 요절한 사람들이 많았으며 오랫동안 삶을 산 예술가들은 살아 남은 날까지 치열하게 예술적인 혼을 불태웠다

리정 - 서울시 디자인 심의위원, 선화에술고등학교,홍익대학교 총동창회 상임위원, 한국미협 기획정책위원, 서울패션공예 이사. 숲을보는아이들 대표, 서양화 작가 및 문학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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