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조선일보미술관에서는 2018. 04. 13 ~ 2018. 04. 22까지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이 열리고 있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나무에 새김, 色臨
주)CS M&E 문화사업부

《나무에 새김, 色臨》은 2018 Art Chosun On Stage의 두 번째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용원 작가만의 무한하고 반복적인 ‘새김’으로 나뭇결에 새로운 패턴의 결(wave)을 선보인다. 반듯하게 잘려지고 재조합된 나무에 새기는 작업은 2000년 대부터 시작되었다. <wave> 시리즈 신작 25여 점과 오브제로 구성된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조용원 작가는 유학 이후 오로지 나무 작업에 주력했다. 첫 번째로 선보인 볼(bowl) 작업은 작가가 얼마나 나무에 대한 갈망과 창작욕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어 그는 테이블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형태의 오브제를 제작했다. 오브제 작업 이후 기계적이며, 반복적인 패턴으로 자연적 현상을 표현하며 평면작업으로 확장했다. 《나무에 새김, 色臨》은 그의 반복적인 작업을 주요 기조로 삼아 나무의 고유한 특성이 변질되어 무한한 선(線)을 기록 하는 작가의 체계가 잘 드러난다. 무한한 선(線)이 연결되어 잔잔한 호수의 물결처럼, 또는 미국 서부에 거대한 앤털로프 캐니언 협곡과 같은 자연을 표현 하였다. 주로 물푸레나무(애쉬)로 제작된 <wave>의 연작을 소개한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조선일보미술관의 올해 두 번째 기획전 2018 Art Chosun On Stage Ⅱ 전시를 위해 조용원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기존에 작업했던 볼(bowl), 테이블 등과 같이 오브제를 전시하고, 최근 대표 작품을 선정했다.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자연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경이로움에 대해 생각하기를 기대한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조용원 작가는 홍익대학교 공예를 전공하고 영국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VICTORIA & ALBERT MUSEUM 외 여러 주요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 작품에 항상 자연스러운 맛이 배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이 포괄적이고 정제되지 않았다는 뜻도 있겠지만 자기 과시적 표현이나 기계적 완벽성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자연에의 순응과 예술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물성의 본질을 거스르지 않는 순리적 구조와 과욕을 부리지 않는 중도적인 표현으로서 생기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자기가 원하는 데로 변화하기도 한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금속이나 유리, 흙처럼 열이나 힘을 가해 가공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임하는 자세가 소극적이 될 수도 있는 재료이다. 이러한 나무를 다루기 위해서는 나무 자체가 가지는 특성, 즉 저마다 다른 나무의 성질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저마다 다르고 다양한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 즉 나무 자체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나무로 작업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기본 요소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간결한 장식과 단순한 형태를 차용하였고, 최소한의 의도된 패턴과 나뭇결을 따라 흐르는 자연의 패턴의 화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하였다. 여기에 각기 다른 패턴이 빛을 받았을 때 그것의 음영효과로 시선의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색감을 표현하려 하였다.
조용원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추천의 글

내가 조용원을 처음 만난 것은 그가 홍익대 미대 공예과에 입학한 무렵이었다. 워낙 조용한 성품이라 저학년 때는 그와 가까워질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 제출하는 과제마다 마무리가 깔끔하고 작품 표현이 무척 세련되고 감각적이어서 그의 작품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늘 조용하지만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그의 매력 때문에 대학원 졸업까지 일정한 교감을 나누면서 다양한 작업을 통해 그와 친밀해졌다.

외유내강의 전형적인 성품, 나무를 대하는 고집스러우리만치 진중한 작가적 자세로 인해 나는 조용원에 대해 서로 믿고 격려하는 사제관계를 넘어 동료 공예가로서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되었고, 많은 제자들이 교육계로 진출하는 것과 달리 조용원은 오로지 작가로서, 그 다른 길을 우직이 걸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응원과 존중의 마음이 한 편에 늘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작가 조용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는 나무를 요리하는 ‘우드쉐프(wood chef)’라고 할 수 있겠다. 음식 재료처럼 작품의 재료가 되는 목재 선택에 있어 매우 신중하고, 그에 맞는 기구와 도구의 선택 역시 그의 성정처럼 치밀하고 견고하다. 또한 만들어내는 작품마다,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실용적이고 노동집약적인 공예의 강점을 그대로 살리며 그 안에 조형성을 더하는 것, 게다가 세련되고 감각적인 예술적 가치까지 놓치지 않는 것은 세심하고 멋스러운 그의 성향과 단단한 끈기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거의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해내는 조용원은 그 누구보다 고독을 즐기는 진정한 작가다. 그런 고독 가운데에서 찾아낸 목공예적 가치를 섬세하고 단단한 작업 과정을 통해 완성시킨 그의 작품이야말로 정성과 사랑으로 잘 차려놓은 요리 한 상 같은 따뜻한 감동을 준다.

나무에 새김, 色臨 - 조용원展

‘나무에 새김(色臨)’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준비한 작품을 발표한다고 하니 무엇보다 반갑고, 이번에는 또 어떠한 요리를 차려낼지, 잘 조리된 목재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줄 그의 성찬(盛饌)이 기대된다. - 박형철(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명예교수)

조용원(Cho Yongwon 趙鏞元)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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