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동평양 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단독 공연 봄이 온다.’를 부인 리설주와 함께 관람했다.

북측 최고 지도자가 남측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남측 출연진과 만나 문화예술 공연을 더 자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봄이 온다.’고 했으니까 여세를 몰아 가을엔 가을이 왔다.’ 하자면서 이런 자리가 좋은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조용필, 이선희, 걸 그룹 레드벨벳 등 11팀으로 구성한 남측 대중 예술인들의 이번 무제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공연에 대한 답방 형식이자 조용필 평양콘서트 이후 13년 만의 방북공연이다.

남북의 예술인들이 서로 오가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습은 훈훈한 광경이었다. 김 위원장은 공연을 관람한 뒤 우리 인민들이 남측의 대주예술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 진심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측 관객들은 남측 예술인들을 시종 환호와 박수로 맞았고, 공연 막바지에는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공연 후 출연진에게 꽃다발을 안겨주기도 했다. 레드벨벳은 예상외로 호응이 너무 좋았다.”이번을 계기로 남북이 많이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초 레드벨벳이 방북 공연단에 포함되자 자유분방한 율동과 노래에 북측이 저항감을 가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은 기우였을 뿐이다. 걸 그룹이나 록 벤드의 공연에 민망해 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았던 2.000년대 방북 공연과 비교해 보면 북한 사회가 그만큼 개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유럽 유학경험이 있어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개방에 대한 저항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남북 간의 문화교류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남북 당국 간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사람들 간의 이질감을 줄이고 마음속 빙벽을 녹이는 문화, 예술, 체육 교류가 이번 공연을 계기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석 달 만인 지난 해 8, 북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가을에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며 언제라도 전쟁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처럼 했었다.

도대체 무엇이 북한을 이렇게 극적으로 바꿔 놓았을까! 이 수수께끼에 대한 답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북한 스포츠 관련 단신 속에 숨어 있다. 북한축구대표팀의 예른 안데드센 감독은 최근 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65월부터 북한 축구팀을 이끌어 온 안테르센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더 머무르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북한을 떠나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 스포츠에까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축구광으로 알려졌는데 외국인 감독을 제대로 대우 못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지난 해 동아시아 축구 경기대회에 참가한 북한 팀은 제재 때문에 상금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귀국 선물하나 사지도 못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광산물 수출액은 64.000만 달러로 2016년에 비해 56%나 줄어들었다.

중국으로부터의 석유 수입도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지금의 남북 유화무드 속에서도 유엔 안보리는 북한 선박 27척을 포함 총 49개 명단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북한이 거친 말과 험악한 표정을 거두고 미소 공세를 보내게 만든 것이 바로 이런 최대한의 압박이다.

앞으로 어떤 남북 이벤트가 있어도 좋다. 제재만 흔들지 않으면 북 핵은 없앨 수 있다.

 

2018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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