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시대가 지나갔고 또 다른 시대가 왔으며 이 시대 또한 언젠가 지나갈 것이라 생각을 한다. 사실주의에 입각한 작품은 시대를 고증하는 귀중한 역사 자료가 된다. 찰스 웨스트 코프 (Charles West Cope 1811~1890)의 <왕립 아카데미의 전시 출품작 심사위원회>은 여름전시 출품작을 심사하는 장면을 1876년에 그린 작품이다. 황금색 앤틱 스타일을 액자로 마감한 작품을 마치 경매를 하듯 명망 높은 화가들이 심사를 하고 있다. 분위기 있는 벽돌색 벽 뒤로는 무수한 작품들이 심사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장식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출입문 바깥 풍경 또한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전시회 작품 선정을 위한 로열 아카데미 회의> The Council of the Royal Academy Selecting Pictures for the Exhibition / 1876

                                                                                  / 145cm x 220cm / Oil on canvas

 

화가 '코프'는 영국 요크셔 출신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무명의 수채화가이자 교사였고 어머니 역시 수채화가였으니 그는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행운아였다. <왕립 아카데미의 전시 출품작 심사위원회>작품을 그린 주인공인 '코프'도 그림 속에 있는데, 먼 구석에서 관객을 보고 있는 대머리 모습의 인물이다. 그는 서른 두 살에 로열 아카데미의 준회원으로 선발되었고 5년 뒤 정회원이 되었다.


1856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가 협회의 명예회원으로도 선출되어 50년 동안의 화업생활을 했다. 작품 속은 1876년에는 로열 아카데미의 대표자격으로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석한 당시의 장면을 그린 것이다. 지나간 시대에 예술활동을 하며 열정적으로 삶을 살았던 모습들을 사실표현으로 한 작품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회자할 만하다. 그리고 '찰스 웨스트 코프'가 영국의 화가로서 미국 미술계의 중앙까지 진출한 것으로 볼 때 당시 그의 미술적 재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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