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총련 위원장 및 아트코리아방송 칼럼니스트

46일 오후 종로구에 위치한 육의전 박물관 관장을 찾았다. 오늘의 방문은 육의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인 육의전 깃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국민에게 알리고 보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일제 강점기에 없어진 기록, 유독 휘장문화 단절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통 휘장문화의 근, 현대화 자산은 브랜드 파워와 직결된다. 산업화, 정보화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호의 휘장문화 스펙트럼은 단절이다. 식민지 질병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600년 유교사상 텃밭의 고름덩어리가 우리 상징기호의 퇴색을 가져왔다. 700년의 퇴행성 결과다. 깃발이 사라진 간판, 홍수의 나라. 그저 깃발의 존재는 태극기정도로 이해되지만 휘장문화 스펙트럼은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모든 명품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특히 유럽풍 브랜드 이미지에는 전통 휘장문화의 정통성이 빛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레스토랑, 차이나타운에 일관되게 빛나고 있는 휘장문화, 기호, 깃발의 정형은 우리의 존재감을 읽게 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김치, 태권도, 빨리빨리, 한류문화 장르가 스쳐지나갈 뿐, 휘장 이미지는 생뚱맞다. 색동, 하회탈, 무궁화, 청사초롱, 해태 상까지 나오다보니 그것은 디자인이지 결코 휘장 스펙트럼이 아니다. 그저 간판 디자인만 난무하는 대한민국이다.

선전(線廛 : 비단상점) 길이 : 96cm×226cm. 소재 : 융, 도류불수단, 연화단, 보상화문단. 바느질 기법 : 염색, 색동, 기계자수

종로에 유기전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피맛골과 탑골공원, 종묘 뜨락을 관통하는 길목에 유기전 터가 발굴되어 모퉁이 지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에, 휘장 스펙트럼을 읽어볼만한 깃발이 존재한다. 참으로 경이로운 컬렉션이자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면주전(綿粙廛 : 면주상점) 길이 : 96cm×226cm. 소재 : 융, 함창명주(15인치). 바느질 기법 : 염색, 색동, 기계자수

, 깃발이야말로 조선말 상가 점포 상에 내걸었던 간판이며 휘장의 기호였다니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 현대화, 21C를 잇는 깃발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 세계 한인 타운, 인사동을 비롯한 문화거리에 이 깃발 휘장이 나부끼는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질 뿐이다. 대한민국의 상징이 온 세계를 감동시킬 설치예술 아닌가.

저포전기(苧布廛旗 : 삼베, 모시상점)-복원. 길이 :128cm×382cm. 소재 : 칠보운문단, 융, 수북대나무문단

아시아나항공의 색동디자인은 파리 제8대학 작품이라는 전언을 들었다. 그래, 색동에 회색, 옅은 갈색을 실험할 수 있는 감각은 우리의 실험 작은 아니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육의전 깃발은 분명 씁쓸한 뒷맛을 씻겨 내릴 우리전통문화의 퇴적층이다. 결코 오늘의 명품거리를 꾸릴 휘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면포전(綿布廛: 광목, 무명상점) 길이 : 80cm×198cm. 소재 : 융. 다듬이 광목. 바느질 기법 : 염색, 색동, 기계자수

육의전 휘장 스펙트럼의 미학을 위하여……. 영광 있으라.

어물전(魚物廛 : 생선상점) 길이 80cm×198cm. 소재 : 모시, 융, 삼베. 바느질 기법 : 염색, 색동, 기계자수
깃발이 없는 간판 홍수시대에 나타난, 보물 '육의전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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