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푸치니 탄생 160주년을 맞아 해외 오페라극장과 국내 단체들의 다양한 해석을 내세운 프로덕션이 눈에 띈다.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 . 제공 서울시 오페라단

 

지난 10여년 사이 해외 오페라극장을 중심으로 레지테아터(regietheater, 연출가가 극의 시대 배경·분위기·결말 등의 요소를 바꿔놓는 극) 흐름이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유독 푸치니 '투란도트'만큼은 원작의 중국풍을 고수하거나 규모를 극대화시키는 프로덕션이 주를 이뤄왔다.

호반 무대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지난 2015년 벽돌 335개로 높이 27m, 길이 27m에 달하는 고대 중국풍 성벽을 내세운 대규모 '투란도트'를 선보였다. ​반면 ‘중국풍’을 벗어난 시도들도 최근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토리노 레지오 극장 '투란도트'는 투란도트가 칼라프 왕자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인물로 설정된 초현실주의 무대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 . 제공 서울시 오페라단

 

오는 4월 26~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국오페라 70주년, 푸치니 탄생 160주년을 기념하며 서울시오페라단이 선보이는 '투란도트'는 ‘당인리 발전소(현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모티브로, 기계문명이 멸망한 미래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투란도트'에 대한 이러한 발상과 시도는 그간 해외 오페라계에서도 흔치 않은 경우에 속한다.

연출가 장수동은 그간 영화 '나는 전설이다',  '매드맥스',  '설국열차' 등에서 다뤄진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tic fiction, 문명이 멸망한 후의 세계를 그리는 장르)와 그 맥을 같이 하며 지금까지 국내 오페라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신선한 해석으로 파격적인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 . 제공 서울시오페라단

 

또한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에선 칼라프 역으로 유럽의 유명 오페라극장 러브콜을 받으며, 국내 오페라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테너 박지응의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해외에서 ‘루디 박’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그는 지난 10년간 18여개의 다른 프로덕션에서 80회 이상 칼라프로 무대에 서면서 현재 유럽에서 ‘정상의 칼라프’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여기에 스위스 바젤 국립극장 전속가수를 거쳐 현재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서선영이 류 역으로, 독일 내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전속가수로 활동 중인 베이스 최웅조가 출연하는 등 유럽이 극찬하는 우리 성악가들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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