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훈 전시 서문 중에서 .....

이번 전시의 주제는 그리움과 사랑이다. 사랑한다는 말이 흔해빠진 요즘 같은 세상에 유행가 가사처럼 뻔한 사랑을 말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말하려는 사랑을 굳이 요즈음 세대의 표현법을 쓴다면 “스릉흔드” 정도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닌 듯 싶다.

전시 주제에 걸맞게 그의 작업은 그리움과 기다림의 연속이자 인고의 세월을 감내하는 장인의 자세를 연상케 한다. 단순한 화면과는 달리 그의 작업방식은 그야말로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수를 놓듯 손으로 파고 또 파는 작업으로 수많은 시간과 노동의 대가를 치러야 겨우 밑작업이 이루어진다.

컴퓨터로 작업하고 프린트하여 약간의 채색만으로 작품을 뚝딱 만들어내는 엉터리 작가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참으로 무식하다면 무식한 작업 방식인 것이다. 채색은 또 어떤가? 동양화의 채색방법을 연상시키는 수십 번의 반복된 붓질은 화면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며 색채의 깊이를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밝은 노랑색, 파랑색등 원색과 단순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가볍거나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그의 작품이 인고의 시간 속에서, 끝없는 노동 속에서 탄생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은 쉽다. 알아보기 힘든 추상도 아니고 알 수 없는 주제도 아니다. 누구든지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을 쉽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림의 내용이 사랑이고 그리움이라고 해서 그의 작품을 연인들의 사랑쯤으로 가볍게 치부해 버릴 수 없다. 왜냐면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대상이 특정한 어느 누구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대상은 과거의 사랑했던 연인일수도 있고, 이미 먼 곳으로 떠나보낸 부모님일수도 있고, 사랑한다 말 못하는 그리운 님 일수도 있고, 항상 곁에 있으나 아직 만나지 못한 진정한 자신의 내면 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누구든지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추억과 경험에 비추어 그리운 대상을 떠올릴 것이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말하고 싶지만 차마 말할 수 없는 그런 사랑이다. 말하고 나면 그 사랑이 날아가 버릴 것 같아 입에서만 맴도는 그런 사랑이다. 인간의 심성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그런 사랑 말이다.

그렇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사랑하는 마음처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오정훈의 작품은 이렇게 당연하지만 중요한 걸 잊고 사는 이 시대 우리들에게 조용히 외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세요” 라고.

한국화가 윤 정 호

■ 오정훈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 한남대학교 일반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 2013 | 기다림 그리고 사랑, 쌍리갤러리, 대전

수상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대상

단체전 | 다수의 전시에 참여


쌍리 갤러리

2013. 10. 19(토) ▶ 2013. 10. 27(일)

Opening 2013. 10. 19(토) pm 6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249-2

전시메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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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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