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총련 위원장 및 아트코리아방송 칼럼니스트
의도적이긴 하여도 총리공간 앞의 마당은 대한민국 청소년이 무릇 당당히 서서 꿈을 발표하는 곳으로 입지의 마당으로 꿈을 꾼다. 소소히 잔재한 존유물들이 스스로의 것으로 부여받고 당당하기를 염원한다. 참으로 의도적이긴 하여도 복정우물의 이야기를, 종친부의 전설을 안고, 중학천의 사유를 담아 우리가 발현시킨 1500백여 년의 전설, 신주단지와 오사카박물관, 똘레랑스의 정신을 체득한다.

나는 이곳을, ‘똘레랑스와 달항아리기자단의 마음’으로 이야기한다.

 

1. 삼청동문, 삼청전, 국무총리공관

넉넉한 마음으로부터 출발하였을 것이다. 마음의 병풍을 세우고 이곳을 병풍바위라 하였을 것이고, 그곳을 감싸고 있는 인왕산모습을 보며 꿈을 꾸었을 것이다.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병풍바위 그곳에 물, 공기, 마음으로 새겨, 삼청동문(三淸洞門)이라고 각인하였다.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선생님께서 대동여지도 -보물 1560호의 대덕암, 병풍바위로의 이름 지음은 넉넉한 마음, 꿈 그 자체가 아닌가!

보란 듯이 국무총리 공관이 자리 잡게 되었고, 그 앞마당을 흐르는 청계천지류, 중학천의 모습은 참으로 경이로울 뿐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자체의 컨탠츠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꿈이 이루어지고 그 꿈의 넓이와 모습은 대한민국의 숨소리가 될 수 있다. 지금 이곳의 부제는 소도, 솟대일뿐더러, 도교(道敎)의 성전인 옥황상제의 스토리텔링이 심어지고 있다. 너무도 아련하게도 고려 하늘에 찬란했던 황제의 꿈마저 우리 아이들의 손등, 발걸음에 닿았으면 한다. 하물며 일국의 왕마저도 옷깃을 여미며 문턱을 넘어설 수 있었을 것이다. 능욕의 일제 강점기의 디자이너마저도 삼청공원 태제를 두어 그들의 야욕을 들어내었던 곳, 삼청동문과 옥황상제의 꿈을 대화한다. 영의정의 집터를 새기며.

 

2. 병풍바위와 화강암

화강암의 이야기를 이처럼 극명하게 연출할 수 있는 곳은 없으리라 마음먹고, 석가탑, 다보탑, 백제탑의 이미지를 이해시킬 순 없어도, 중국산 석재로 치장된 계단석을 밟으며 이해시킨다. 한국의 한옥에 차려진 화강암, 기단석, 일본인들의 잔재주격인 축대석, 중국 수입 석으로 치장된 계단석을 가리키며, 병풍바위의 구름 계단석의 모습을 안내한다. 환경과 자연의 아이콘을 훌쩍 뛰어넘은 우리의 이야기, 화강암의 이야기가 된다.

 구름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이 계단을 오르게 되면 인왕산, 북악산, 경복궁, 총리공관 뿐만 아니라, 창연히 펼쳐지고 있는 대한민국 수도서울 중심지인 청와대의 안영을 확인 할 수 있다. 우리아이들은 병풍바위에 올라 마음가닥을 다시잡고 자신들의 아이콘을 디자인하게 된다. 화강암 신화의 아이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3. 보물 1560호의 병풍바위길

정독도서관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배낭에는 무엇이 담겨있을까! 오른쪽 언덕바지처럼 놓여있는 일제 강점기의 축대, 축성의 모습. 상징성에 대한 문화지도의 얼개를 이해시킨다. 다시 한 번 직면하는 복정우물, 목욕탕 굴뚝이 사유하듯 감상하기를 소망한다. 정독도서관 -종친부의 존유 -복원결정 -숱한 TEST 중에 우리 아이들이 담아야 할 문화소쿠리 얼개가 된다.

‘원정(圓井)우물, 고려시대 우물로 유추된다.’ 라는 푯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조금은 성숙되고 비장함이 서린 모습이 연출된다. 문화사릿문의 얼개 그림자가 완성되고 있다. 솔붓 마름질을 하는 우리 아이들의 어깨를 살핀다. 동그라미우물, 고려시대우물, 복정우물의 사료와 소격소의 원형, 삼청전의 엄혹한 명증의 유추가 서린 곳, 종친부원형찾기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4. 종친부원형의 질문과 골목의 미학

선재미술관을 살펴보기가 무섭게 골목 안영의 습득을 위한 모범답안이 있는 곳, 삼청동문화의 정수를 찾는다면, 나는 이곳으로 안내한다. 이 골목 정취의 시작으로부터 복정 터를 지나, 병풍바위 끄트머리에 남아있는 문화정수가 아닌가! 우리 아이들을 이 골목으로 안내한다는 것 자체가 벅찬 이유가 된다. 이 담 너머에 빚어졌던 70·80·90년대의 역사질곡을 뒤로하고 과천미술관이 이곳으로 이전된다.

경사스럽고 자랑할 만한 사건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살펴보고 있는 종친부원형 복원 TEXT 속에는 이 담장마다에 방치되어 있는 화강암 기초석의 존유에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이 돌담의 흔적을 어루만지며 기념사진을 찍고 이 이야기의 마음만 이해할 수 있어도 된다.

이 골목길 사이에 한옥커넥션 골목을 돌면 아주 조그마한 GALLERY 앞에 동그라미우물 유구가 있다. 무성히, 무심히 피어있는 잡풀들과 함께 종친부 존유의 내용을 호소하고 있다. 이 담 너머에 있었던 미 대사 관저 물음표를 살펴보면서 사진기록을 남긴다. 한발을 더 내딛고 숨 막힐 정도로 아득한 골목의 아름다움, 헤리포터의 신화보다도 정겨운 맛이 있다. 이 길 끄트머리에 동십자각이 있다.

 

5. 동십자각

동십자각은 물길을 상징한다. 청계천 지류의 물길이 여울목을 이루듯 서있었을 것이다. 청계천이 풍광을 힘껏 뽐내고 서 있었으며 경복궁위용을 응비한다. 건널목을 만나면 나지막이 숨 쉬듯 존유하는 한옥, 그 곳으로부터 중학당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중학천’이라 이름 짓게 되었다.

 

6. 달항아리와 똘레랑스, 중학천

중학천의 만남은 달항아리문화학교의 잉태와 관계하고 있다. 학교를 설립하며 마음먹기로는 미륵반가사유상, 몽유도원도, 조선실록의궤, 팔만대장경, 고려불화의 미학, 달항아리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교장선생님의 선택으로 달항아리로 이름 짓게 되었지만, 경희궁돌담, 그리고 중학천유구 보존제안으로 이름을 알게 되고 정체성을 찾을 즈음, 중학 천에서 보물급 달항아리 3점이 발견됨으로써 숙명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달항아리와 중학천 유구보존과의 만남이다. 중학천 어귀의 유구 역시, 기자단의 활동으로 원형복원의 공문을 받은 터여서 우리는 책임감을 갖고 문화보존 기자단활동을 더욱 더 힘차게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이 길을 걷고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아름답고 보람스럽다. 대한민국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고있는 문광부, 이전이 확정된 미대사관, K·T본사, 그리고 교보건물 뒷골목에 중학천이 흐르고 있다. 500년 된 신주단지를 기자와 함께 발견한 곳, 달항아리가 발굴된 곳, 오사카박물관의 사려 깊음, 즉 ‘똘레랑스’(관용이라는 뜻)의 정신이 흠뻑 흐르고 있는 곳, 우리는 이곳에 10평 남짓한 중학천유구 원형보존의 제안자이자 파수꾼 아닌가! 기자단의 정신을 심어주는 학습이 계속되고 있다.

 

7. 다슬기와 혜정교

중학천유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중학 천에 존유하였던 혜정교 지표 석을 살펴본다. 사직단의 복청교 -혜정교 의 사유를 이해시킨다. 동아일보사 사옥의 아련함을 눈으로만 직시하면서 근·현대사의 문화를 익힌다. 이곳을 지나면 다슬기(디자인 조형물)가 서있을 것이고, 청계천광장의 출발점을 확인한다. 삼청동문에서 시작하여 중학 천 물길을 따라 골목으로 향하다가, 큰 대양을 만나듯 청계천광장의 숨소리를 듣는다. 과연 우리아이들의 발등에 어떤 이야기가 남아 있을까! 달항아리기자단의 마음! 우리가 찾고 있는 ‘똘레랑스’의 정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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