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루벤에서는 전찬덕 개인전 ‘영시의 외출’이 1월 31일~2월 6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전찬덕 8회 개인전 ‘영시의 외출’

영시의 외출

 

1949년!

어여쁜 열일곱 살 시골 아가씨와 고개 너머 더벅머리 총각이 연분을 맺으면서 나으 ㅣ어머니와 아버지가 되었다. 나는 할아버지의 ‘학수고대’ 끝에 축복을 받으며 이 세상의 씨돼지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난 지 삼칠일을 지나기가 무섭게 가슴속에 품은 수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스물아홉 살이던 아버지는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없이 기약 없는 영면에 들고야 말았다.

전찬덕 8회 개인전 ‘영시의 외출’

60년 전 그해! 무술년 개띠 해였다.

나는 무술년 개띠로 태어나 또다시 무술년 개띠의 해를 맞기 일보직전에서 ‘0시의 외출’을 하려한다. 먼발치에서라도 불현 듯 스쳐지나 갈 것 같ㅇ느 허상에 싸여 0시라는 공허의 시간에 알림을 맞추고 실낱같은 기대감으로 쉰 여 뭉치의 짐을 챙겨 또 다른 세계로의 여정을...

 

달이 뜬다.

내 앞엔 늘 둥근 달이 떠 있었다.

그리움을 비춰주는 아련한 달빛을 바라보며

풀리지 않는 연실과 씨름하듯 골몰 할 때가 많았었다.

 

달 항아리!

내겐 그리움이다.

내겐 사랑이다.

또 나에겐 희망의 설렘이다.

전찬덕 8회 개인전 ‘영시의 외출’

“영시의 외출”

 

나는 나가고 싶다!

나는 만나고 싶다!

나는 느끼고 싶다!

나는 이제라도 그만 외로웠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발을 내디디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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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의 외출”!

다시 만나는 무언의 약속을 하면서......

 

전찬덕 마음글

전찬덕 8회 개인전 ‘영시의 외출’

인터뷰

Q. 이번 전시를 설명해 주세요.

이번 전시는 제가 여덟 번 째하는 전시이고요. 전시의 주제는 달 항아리를 주제로 해서 ‘0시의 외출’이란 제목으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무술생인데 올해가 무술년이죠. 그래서 0시라는 의미는 새로 시작을 하고, 달 항아리의 의미는 조선시대 때부터 긍정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용하고, 희망하고 발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백자를 캠퍼스에 담아서 문인화를 바탕으로 재료는 서양화 재료를 써서 달 항아리가 가지고 있는 긍정의 의미를 표현한 전시입니다.

 

Q. 달 항아리를 주제로 하게 된 동기는?

제 사적인 얘기지만, “제가 태어나고 30일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청소년기, 장년기를 거치면서 그림에 대한 것을 남보다 깊이 느끼면서 청소년기를 보냈죠. 언젠가는 만날 것 같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또 일찍 돌아가신 저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 항아리를 통해서 비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 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달 항아리에다 저만이 가지고 있는 어쩌면 업보라고 할 수 있는 환경을 달 항아리에 담아 보았습니다.

전찬덕 8회 개인전 ‘영시의 외출’

Q. 원래 어떤 작업을 많이 하셨나요?

저는 원래 서예가입니다. 원래 11세부터 서예를 했고요. 지금도 서예를 하고 있지만, 서예 전업작가 생활을 한 지 수십 년 됐고, 더불어 문인화를 같이 했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바탕은 서예를 바탕으로 했고, 작품은 문인화 분위기를 냈어요. 그리고 재료는 서양화 재료를 사용해서 동양화 분위기를 나타 내었습니다.

전찬덕 8회 개인전 ‘영시의 외출’

Q. 달 항아리에 대한 생각은?

달 항아리가 가지고 있는 실용성 보다는 긍정의 의미를 저는 더 가지고 있고요. 또 말씀 드린 대로 저만이 가지고 있었던 어렸을 때부터 싹 터 왔던 그리움을 달 항아리가 품어 줄 것 같은 기대감, 그런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론 작가마다의 생각이 틀리고 관람자의 생각이 틀리겠지만 저 만이 가지고 있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품고 있다고 항상 생각을 했죠.

 

Q. 지금 하고 계신 직책은?

저는 지금 서체디자인연구소장을 하고 있는데, 충주에서 충주 문화원장을 8년 동안 재임하다 퇴직한 지 4년이 됐습니다. 50대 초반에 문화원장 초임을 해서 재선이 되어 8년 동안 원장을 하면서 충주에 있는 지역 문화행사 및 고유문화를 발굴하고 국제행사를 비롯한 기타 행사를 심도 있게 많이 했죠. 지금은 퇴직을 해서 이렇게 작품하고 나름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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