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총련 위원장 및 아트코리아방송 칼럼니스트
대리석의 아름다움은, 첫 햇살의 마주침에서 시작된다. 마치, 인디애나 존스의 신비감에 가득한 연출감을 만나듯, 덕수궁미술관 대리석기둥에 비치는, 아침햇살의 미감은 이 학습준비에 기쁨을 언져 주었다. 원구단과 아관파천, -민비루트로 사유되는, 마름모길 형 터널입구의 켜켜하고 아련한 마주침, 그곳의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였다. 나는 이곳을 ‘황금빛 새벽의 영광길’이라고 이야기 한다.
 
1. 원구단과 반도호텔
원구단담론은 우리가 찾아야 할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모습의 시작이 된다. 숭례문참사 교훈의 바로미터가 된다. 옛 반도호텔과 조선호텔의 이미지, 삼성그룹의 뿌리와 애환이 교감하는 이곳의, 명증성은 근, 현대사의 방향성이 잠재되어 있다. 지금도 시도되고 있는 대한제국의 암울한 영광을 부르짖고 있는, 순수 민족진영의 잔영들을 상기하면서도, 온전하게, 메시지를 만들지 못한다.
너무도 경도되어버린 몸부림으로 삭혀졌기에, 의문부호를 갖게 된다. 솔붓 마름질과 뉴욕 가로수가 버젓이 꾸려진 원구단의 조형형태, 솔붓 마름질을 시작하며, 케케하고 켜켜한 역사의 뿌리들에게 다가가게 한다. 늘 맞이하는 이곳의 무게, 암울한 기운의 자금성 원구단 모형을 직시한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의 솔붓 마름질봉사를 맞이하고 나설 서울광장 푸른 잔디를 살펴본다.
 
2. 대일본 본영과 서울광장
대일본영(大日本營)이라는 직관 하에 청와대, 조선총독부, 시청, 남산신사를 써내려가듯 디자인하던, 일본인들의 기획을 살펴본다. 이것을 딛고 응비하려는 대한민국의 꿈과 우리 아이들, 동그라미 모형의 서울광장, 우리 아이들은 이곳의 주인이며, 주인이 되어야 한다. 동, 서, 남, 북의 모든 이미지가 우리 아이들의 꿈을 위한 매뉴얼이 된다. '대한문'이라 불리어지는 덕수궁의 차림표, PLAZA HOTEL의 차림표, 프레전트 호텔, 원구단의 모형, 시청 앞 뜰 악 등. 동, 서, 남, 북의 이미지 하나하나를 꿰어 자신감을 얻게 한다. 파아란 잔디와 함께 단체사진을 남긴다.
 
3. 대한문과 수문장
덕수궁 앞마당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의 모습, 수문장 원형복원의 목표에 대한 기자단의 꿈을 제시한다. 하마석의 지표, 정전 앞머리에 있는 용의 모습, 마지막 황제의 아련함을 맞이한다. 솔붓 마름질을 한다. 켜켜이 녹아 있는 역사의 그림자를 교감한다. 창경궁 박석, 종묘 박석, 경희궁 박석, 덕수궁 박석의 원형을 교감한다. 원형의 종묘, 덕수궁, 잘못 복원된 경희궁, 창경궁의 박석을 찾아낸다면, 참으로 벅찬 교육의 목표를 완성한다.
 
4. 덕수궁미술관
근, 현대건축물의 기호들 속에, 덕수궁의 미술관만큼이나 명확한 곳은 없다. 최초의 박물관 원형이자, 궁 안에 존유하는 근대의 기호이다. 황금빛 새벽의 영광길 -이미지의 기호는 아침볕살에서 찾아냈다. 아이들의 기자단 커리큘럼을 완성하기 위하여 아침결에 맞이한 이미지기호, 대리석의 아름다움은 지중해의 볕살에 있다고 하겠으나, 동양의 아침볕살에도 신비의 체온이 스며들었다. 이탈리아, 로마제국, 그리스신화를 엮어나갈 듯한, 이미지기호를 맞이한다. 차디찬 돌계단, 그러나, 너무도, 환상적인 돌의 변화에 우리 아이들이 새벽의 영광 길로 젖어들기를 염원한다.


덕수궁 돌담길의 이미지는, 고전의 정석처럼 자리매김 되었다. 숱한 변화의 질곡과 절망을 부여받은 돌담길이지만, 이곳만큼이나 사랑을 받고 있는 명소도 없다. 누군가에 의하여 꾸며진 조각품들과 정취, 이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한 언어들, 덕수궁 돌담길의 조용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찾아 앉을 의자들이 있는가. 한번쯤 자신의 의자를 찾아 덕수궁 돌담길의 DNA를 인식시킨다.
 
5. 덕수궁 돌담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아 나서는 길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우리 아이들이 맞이할 수 없다. 덕수궁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의 콘텐츠 기호가 아니라 미술관의 생명을 안내하여야 한다. 멈추지 않고 있는 실험성과 기호들의 문화공장에, 우리 아이들의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안내를 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극장- 정동광장까지의 산책길, 우리 아이들은 이미, 지친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독려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정동극장, 광장에 스민 북소리의 연민만큼이나, 소소한 마음이다.
 
6. 러시아공사관- 아관파천 루트
옛 MBC건물, 경향신문사 방향으로 달음질 치며, 21C 팝아트 전시몰이 벽면에 걸려있다. 호소력, 기발함, 속도, 그러나, 조용함이 교차하는 작품들이다. 왼쪽 켠으로 이화여고 기념관과 하마표지석이 보인다. 덕수궁 하마 표지 석을 연상시키며, 경향신문사 뒤뜰 언덕길을 오른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쯤 많이 지쳤을 것이다. 이 언덕바지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기념탑, 기념건물 잔영이 있다. 뜬금없이 보일 듯한, 하이얀 색의 건축양식만 보아도 이국적인 잔영, 오히려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읽게 할 정도로 잔영의 무게는 무겁다.
조선말 러시아공사관, 아관파천으로 유명한 이 잔영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호흡을 잠시 멈추게 한다. 잔영의 귀퉁이를 돌아 칙칙하기 그지없는 곳에서, 땅굴요새를 찾아낸다. 명성황후와 고종황제가 러시아대사관으로 몸을 피하던 모습이 잔영처럼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이 호흡의 진정함을 서로 공유한다. 원구단, 러시아공사관의 언어- 늘 맞이하는 마음이지만, 이곳에서의 기념촬영을 비감어린 표정이지만, 우리 모두의 성숙을 확인하게 된다. 동에서 서로 향하였고, 이제 북에서 남으로 향한 발걸음이 멈추는 순간이다. 너무도 기특한, 우리 아이들의 동참에 깊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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