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 여긴 어디_연남동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60x40cm 2017>

[ 아트코리아방송 = 최미향 ] 갤러리 나우에서 그룹 사진전이 2018년 1월 3일(화)부터 1월 16일(화)요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구자룡, 권용선, 김동숙, 김순녀, 김종길, 김지욱, 김혜령, 류만석, 박준규, 신희옥, 이강수, 이경자, 이만녕, 이영형, 이한열, 정광진, 정면주, 정영길, 정현숙, 최종익이다.

1부(01.03-09) : 익선동, 우사단 / 2부(01.10-16) : 경리단, 연남동

▶ <구자룡, 다시 찾은 여유_익선동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60x40cm 2017>

우사단길은 용산구 한남동에 있다. 조선 태종 때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세운 우사단에서 유래한다. 이슬람 사원의 영향으로 이슬람과 관련된 가게와 음식점이 많으며, 이슬람교를 믿는 여러 나라의 외국인이 거주하면서 다양한 음식과 문화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열정적인 골목길이다.


경리단길은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다. 과거 육군 중앙경리단이 위치했던 길에서 유래한다.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과 한국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던 조용한 동네였다. 젊은이들이 소규모의 공간에서 작업실과 가게를 내면서 활기찬 동네로 변신하고 있다. 개성이 강한 이국적인 음식점뿐만 아니라 오래된 책방, LP가게 등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공존하는 골목길이다.

연남동은 마포구에 있다. 연희동 남쪽 경의선 철길 주위로 형성된 오래된 주택가 동네다. 옛 철길을 걷어낸 자리에 공원이 만들어지고, 젊은이들이 주택가 사이사이에 자투리 공방을 내고,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주민들과 젊은이들과 외국인 여행자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존의 동네다.

서울의 모습을 하나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삶을 영위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서울이 있고, 우리는 그 호흡 속에서 서울을 느낀다. 서울의 네 곳을 1년의 작업으로 모두 느낄 수는 없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제대로 느낀 적이 얼마나 될까? 항상 바쁘고 뭔가에 쫓기듯 살아오면서 마주한 서울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관광 명소나 이미지화된 서울의 겉모습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뭔가가 옛 동네나 좁은 골목길에서는 느낄 수 있다.

서울을 다시, 그리고 다르게 느끼고 싶다면신(新/辛) 골목은 답할 것이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청년들의 열정이 있고, 자신들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열정적인 외국인들이 공존하고 있는 그런 곳은 여유가 넘치는 곳이다. 오늘도 서울은 신골목에서부터 새롭게 미래로 흐른다.

▶ <정광진, 꿈꾸는 카페_경리단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60x40cm 2017>

서문 < 서울 속 신골목>

서울은 오래된 도시다. 고려시대에는 남경이었고, 조선시대에는 한양이었다. 그렇지만 현재는 안타깝게도 조선의 궁궐과 성곽, 그리고 근대에 건축된 한옥 주택 일부가 서울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이런 역사를 뒤로 하고 서울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와 함께 현대화의 물결을 고스란히 담아왔고 앞으로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다.


NGPA(National Geographic Photo Academy) 사진가협회에서는 이런 서울의 역사와 미래를 생각하며 작년에 ‘서울 속 조선’이란 주제로 궁궐과 성곽에 대해 1년간 촬영을 하고 사진전시회와 사진집을 출간한 바 있다. 올해는 ‘서울 속 신골목’이란 주제로 새롭게 그리고 뜨겁게 떠오른 동네와 골목길을 촬영했다. 신은 새로움(新, new)이기도 하고, 뜨거움(辛, hot)이기도 하다. 새로움은 색다름이고 뜨거움은 열정이다.


오랜 세월 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골목길의 멋스러움은 주민이든 여행객이든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편안하게 거닐 수 있고, 한 잔의 차를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오손도순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곳이 바로 골목길이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느낄 수 있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골목길이 아직 남아 있다. 아니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익선동, 이국적인 느낌의 우사단길, 문화적 다양성의 경리단길, 그리고 새로운 공존의 연남동을 1년간 들여다보고 거닐고 느끼면서 사진으로 담았다. 서울은 공존하는 도시, 열정적인 도시, 여유로운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데 바로 신골목에서 찾을 수 있다.


익선동은 서울 한복판 종로에 있다. 현재의 익선동은 1920년대 초반 서민형 주택으로 지어진 한옥 100여 채가 재개발 계획의 무산으로 살아남은 동네다. 개성 있는 카페, 갤러리, 공방, 음식점들이 한옥의지붕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도심 속 옛길을 걸으며 한옥의 서까래와 기둥과 기와를 보며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글/구자룡(NGPA사진가협회 부회장·서울브랜드위원회 위원)

▶ <신희옥, zeroed in_우사단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60x40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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