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안전 불감증과 설마
낚싯배 안전 불감증과 설마
  • 나경택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2.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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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바다낚시 여행객 22명을 실은 낚싯배가 인천 영흥도 인근 해안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15명이 사망했다. 낚싯배는 더 큰 급유선과 충돌했다고 한다. 신고가 들어온지 33분 후 해경 선박이 도착했지만 물살이 빠르고 겨울철 낮은 수온으로 희생자가 많았다.

 

사고가 나자 해경은 “승객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정원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출항 당시 날씨는 문제없었다.”고 했다. 규정을 어긴 것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파악되지 못한 안전 시스템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작은 틈이 참사로 이어지곤 한다. 레저 수요가 늘면서 낚시 인구가 70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정도가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한다. 낚싯배는 전국적으로 4500선, 연간 이용객은 35-43만 명에 이른다.

 

선박 면허 시험장에 사람들이 몰리고 낚시용품 매출은 증가세다. 하지만 낚싯배 사고는 3년간 2.7배가 늘어 2016년엔 208건에 달했다. 구명조끼 미착용 등, 불법행위는 7.6배나 늘었다.

 

가장 큰 원인은 낚싯배에 대한 안전 규정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낚싯배는 여객선과 똑같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영업하지만 안전기준은 느긋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낚싯배 역시 승선 인원이 유람선 또는 도선 기준 14명이 아닌 낚시 어선 기준 22명 이었다.

 

정부는 2015년 9월 18명이 사망·실종된 추자도 낚싯배 사고 이후 낚싯배의 안전 규정을 여객선 수준으로 강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낚싯배 선주들의 이익단체인 전국낚시어선협회의 강력한 반발과 지역 소득 감소를 우려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규제도 경제 규제와 안전 규제는 성격이 다르다. 경제 규제는 풀어야 하지만 안전 규제는 강화하는 것이 선진국이다. 9.77t 이하 낚싯배는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허용하는 법 규정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배는 조금만 바람이 불고 파도가 쳐도 안정성이 떨어진다. 1년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검사를 거쳐 어선검사증명만 제출하면 안전교육 이수다. 주요장비 점검을 선주에게 자율로 맡기는 것도 문제다.

 

안전규정을 강화하면 비중이 늘게 되면 선주들의 반발도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터졌다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낚싯배 사고를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는 안전 시스템을 재정비해 다시는 이런 참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버스터미널, 요양원, 야외공연장, 관광지 펜션 등 다중이용 시설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낚싯배 해상사고 소식에 3년 전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 당시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295명이 희생된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사고 대응은 예전과 달랐다. 문 대통령은 사고신고 접수 52분 만인 오전 7시 1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고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1차보고 까지 시간이 다소 걸린 것은 위기관리센터가 정확한 사고 현황을 파악하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안인지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했다.

 

오전 9시 25분에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해경, 행정안전부 등으로부터 화상보고를 받았고, 실종자들의 해상표류 가능성에 대비해 항공기, 헬기 등을 총동원하여 광역 항공수색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는 등,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문재인 정부는 포항 지진 때 대학수능력시험을 연기하고 인도네시아 발리 아궁 화산의 분화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고립되자 특별 전세기를 띄워 귀국 시키는 등 안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것만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항상 신속하게 행동하고 최선을 다하는 믿음을 국민에게 주는 길이다.

 

2017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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