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 역사문화마라톤 1루트 조선의 아침

「서울성곽 역사문화마라톤」루트는 4대 주산인 인왕산, 백악산, 낙산, 남산 중심으로 서울을 둘러싼 성곽을 청소년, 학부모,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끊어진 성곽을 찾아 이름을 붙이고, 성곽을 마름질하던 시대마다의 손길을 더듬으며 우리의 정신 결을 음미하던 인문학 코스로 2011년도에 완성했다.

 

제 1 루트 조선의 아침

 

오롯이 한반도에서 만이 원류를 확인할 수 있는 '고인돌' 위에, 우주의 비밀을 담아 정성스럽게 그려낸, 바위 위에서 분필가루 나누며 기억하는 일, 내 품에 꼬옥 담겨져야 할 꽃씨의 꿈처럼 '동요'스러운 연출이다. 감히 그 어떠한 수사어도 필요치 않은 성성한 체온, 체취, 숨소리 나는 이곳을 ‘조선의 아침’이라고 이야기 한다.

 

1. 사직단, 느티나무

 

사직단은 지켜져야 한다. 일단의 통일로가 관통하고 엄혹한 근·현대사의 상처가 돌이킬 수 없다 할지라도 치유되고, 재창조되고, 세련된 창조프로그램이 설계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성곽역사문화마라톤의 문을 여는 마당을 사직단으로 정하게 되었다. 명쾌하게 우리들의 방향성은 느티나무의 뜻에서 멈추게 되었다. 느티나무의 명제, 느티나무와 곧 마주 칠 고인돌 흔적과의 대답과 질문, 성성한 민족문화뿌리에 대한 학습이다. 저만치 보이는 화강암 팔각 돌기둥을 살펴보며 역사의 흔적을 더듬는다.

 

2. 단군전

 

사직단에 옮겨놓은 단군전의 모습에서 만감의 사유에 직면한다. 종종걸음으로 내딛어야 할 시점이지만 단군전의 위용이나 모습을 스케치한다. 콘크리트로 시공한 모습과 아직도 너무도 허술한 소품들, 일제시대에 日本人들의 프로그램으로 옮겨놓은 업보를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하물며 단군신앙 행위로까지 매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잠잠한 반성과 존재감을 사유한다.

 

3. 화강암 맷돌바위

 

턱오름의 시작이겠지만 경사지를 오르며 약간의 미소를 머금게 하는 종로문화원의 위치와 노력이 새롭다. 문화컨텐츠 인프라의 노력이 체득되는 순간이다. 부조상의 생그러움과 조우하면서, 우리들은 잠시 정지하여 뒤돌아본다. 비스듬히 선 북악의 위용이 눈 안에 잡힌다. 사색의 창을 훈련하는 의미도 있지만 산에 대한 태도 자기관조에서 출발한다. 맷돌이거나 눈사람이거나 오른쪽 능선에 맷돌바위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관망지가 된다. 이곳이 청계천시원지의 상징인 맷돌바위이다. 청계천시원지 신화의 신호탄을 알린다. 금강소나무와 화강암, 맷돌바위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직면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4. 맷돌바위 산등성 테라스

 

서울성곽을 향하여 총총히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서쪽 복원 첫머리 성곽을 만나게 된다. 정성스러운 복원프로그램이긴 하여도 선조들의 정성과 손맛을 따라가려고 하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을 비교하고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아즈텍, 잉카문명의 돌 짜 맞춤은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마름모와 마름모를 틈 사이 없이 축성한 비법은 무엇일까! 비법의 한 단초가 정성스러움임에 틀림이 없다. 그 증거가 우리 선조들이 쌓은 성벽 조각품 속에서 비유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확인된다.

 

산등성의 테라스처럼 원목 내음 새는 아니더라도 잘 꾸며진 공원이 차려졌다. 서울 풍광을 서쪽에서 모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산등성 테라스차림표다. 이곳을 맷돌바위 산등성 테라스라고 이름 짓고 싶다. 마음껏 이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우리 아이들의 성취도가 맑게, 곱게, 정겹게 쌓이기를 소망한다. 한 소금 휴식을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사직단 출발지점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두 번째 기념사진이 된다.

 

5.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고인돌

 

늘 출발할 때 솔 붓과 하이얀 백묵을 챙기며 허둥대곤 한다. 두 곳의 별자리를 확인하며 우리 아이들이 맞이할 기쁨을 주기 위함인데 왠지 설레임이 든다. 하이얀 백묵 더미는 안주머니에 챙기고 싶은 심정이다. 고인돌의 원형이 너무도 소박하고 장중할뿐더러 아직도 잘 알려져 있지 않기에, 희소성 또한 뛰어난 교육 자료가 된다. 아이들은 흰 백묵으로 원을 그리며 거대한 북두칠성 흔적을 확인한다. 우리 아이들이 이처럼 대견스럽고 성성해 보일 수 없다. 마치 하늘의 별자리만큼이나 성성한 별빛이다. 종교적 감수성의 세계, 전 세계 고인돌의 80%가 한반도에 존재하니 우리 아이들은 고인돌의 후손이 아니고 무엇이랴!

 

6.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고인돌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그리고 별자리모형 지하여장군 별자리를 확인 하는 곳은 조금은 은밀하고 위험한 곳이다. 아이들은 돌아가며 기념사진을 찍으며 너무도 아련한 조선의 아침 빛깔을 음미하게 된다. 인왕산의 자태 아닌가! 어머니는 호랑이며, 가을이고, 하이얀 색이다. 그 상징의 모습이 인왕산이며 문명척도의 가늠이 한 나라의 여인의 정치, 문화, 사회, 경제적 카트텔이 어떠한가에 있음을 예시한다. 분명 '조선의 아침'은 조선의 여인상과 일치한다. 그 사유 직관을 아울러서 살피면 인왕산의 채색을 감상하여야 한다. 하이얀색, 가을, 호랑이, 겸재의 '인왕산수도' 실경산수의 원형 등, 인왕의 모습을 체득한다.

 

7. 비밀의 문

 

서울성곽역사문화마라톤에는 '비밀의 문'이 있다. 안과 밖을 나누듯 신비의 창문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나지막하게 나 있는 곁문을 돌아, 만나는 서울성곽의 켜켜한 돌 내음 새. 성곽의 나이와 이름, 표정, 숨결 등 모든 것을 은유하여도 무색치 않을 만큼의 화강암커넥션, 이 원형의 숨결이 우리 조상님의 이름이요 모습이다. 우리 아이들이 받아야 할 큰 선물 아닌가! 아이들의 손등으로 마주하며 서울성곽과 대화한다.

 

8. 빠알간 지붕, 호박넝쿨

 

서울성곽을 끼고 나있는 비밀스러운 루트가 있다? 6·70년대의 달동네의 배경을 있는 그대로 껴안고 있다. 일본식 빠알간 기와, 스레드, 화장실이 어우러져 호박덩쿨, 과실수 몇 그루, 먼발치의 인왕산 전경, 흥미에 흥미를 낳고, 좁다란 골목과 계단이 차려져 있다. 5분간의 시간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현실이 된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이 신비의 루트는 끝이 난다. 그러나 아직도 계속되는 달동네의 흔적과 초상들, 가파른 골목을 누비며 다니는 마을버스 엔진소리, 우리는 이곳의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게 된다. 지금부터 우리는 하산 길에 접어든다.

 

9. 서울성곽 담장길, 우리의 기와

 

15° 경사 내리막길에 장관이 펼쳐진다. 오백여 미터의 성곽돌담길을 왼쪽으로 하고 옹기종기모여 있는 성 밖 산촌이 마을이 되고, 달동네가 되고, 이제 새로운 보물이 되어야 한다. 일본식 양기와, 스레드, 철재지붕, 우레탄지붕 옆에, 우리의 한옥 기와집 모습이 있다. 급조된 우레탄지붕의 커넥션을 비교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서울성곽역사문화마라톤의 참뜻을 공유한다. 또다시 이처럼 우매하고 바보스러운 치장을 계속 할 것인가!

 

우리 스스로 아픔을 떳떳하게 공유하며 치유할 것인가! 극명한 콤플렉스 치유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이 길을 따라 오백여 미터를 지나면 뚝 성곽이 사라지고 경희궁 뜰 악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 뜰 악의 경사지에 한옥 촌이 모여 있다. 극심한 충돌과 홍역이 범람하고 있다. 버려진 한옥의 군락상이 있으니 어찌하여야 하는가! 60년 이상의 한옥연령을 기준으로 문화재 보호프로그램이 적용된다 하니 무참하게 한옥의 군상은 버려지고 있다. 고래 등보다 우람하게 개발된 경희궁의 아침 B. D 뒷켠의 모습, 우리의 전통한옥 보존에 대한 마니아가 필요하고 전통문화보존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자리가 된다.

 

10. 경희궁돌담, 사금파리

 

경희궁의 아침 B. D을 끼고 오백여 미터를 가다보면 기자단이 제안하고 발견한 돌담복원현장에 다다른다. 오만대사관 터 돌담, 이외의 지역은 방치한 채 땜빵 식으로 복원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주섬주섬 사금파리를 발견하곤 질문한다.

 

왜 이처럼 사금파리가 난무하고 발견되는가! 정말로 이것이 고려청자, 조선백자이며 상감청자기법이며 분청사기인가! '선생님 이것은요?' 라고 설레임 반, 질문 반 서로 서로 교감을 하며 뜻을 세우게 된다. 대한민국 전통문화보존의 나이와 연령, 이름표를 갖게 된다.

 

11. 무릉도원 루트, 독립문 루트, 조선의 아침

 

'조선의 아침' 하산 루트는 세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우리가 명명한 박정희대통령 루트를 지나, 서시 윤동주공원에서 몽유도원도 길로 마무리되는 루트다. 뚝 잘려진 성곽의 잔형을 찾아 강북삼성병원을 향하는 루트다. 그리고 경희궁아침 방향으로 하산하는 루트다. 우리 아이들의 학습 성과와 시간, 체력상태를 고려하여 루트메뉴얼을 선택하게 된다. 몽유도원도길 루트가 가장 길고 험한 듯하지만, '조선의 아침'이라는 명제에 부합하는 TEXT다. 인왕산 전경을 완주하는 재미와 보람, 완성도가 있을뿐더러 안평의 사적지와 윤동주시비 공원의 정경은 그야말로 문화선물이요, 문화편지의 시작이 아닐 수 없다.

 

삼성병원 루트는 망실한 성곽을 찾아 확인한다는 답사본래의 목적에 부합한다. 오른쪽지역 너머에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ZONE이 역사의 무게를 안겨주며 마라톤학습효과를 증대한다. 마라톤 학습은 일 년 365일 계속될뿐더러 되도록이면 청소년 누구나가 참여의 혜택을 주기위한 방향성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세 곳의 루트를 모두 다 소화할 것이다.

 

경희궁돌담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내며 과연 '조선의 아침'은 존유하는가! 우리 아이들 가슴에 살아 숨 쉬는가! 아이들의 가슴 속에 겸재의 '인왕산수도'가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추사의 명명한 운치가 살아 숨 쉬고 있을까! 세련의 골짜기를 넘어 문명의 정수를 창조하였던 '조선의 아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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