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아트코리아방송 = 이다영 기자]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하고, 국립암센터에서 주관한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성남훈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전시가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린다.  

누구나 ‘혼자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홀로이지는 않게... 어쩌면 이것이 ‘호스피스’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일 것이다. 원래 호스피스는 중세시대 성지 순례자들이나 여행자들이 하룻밤 쉬어가는 곳의 명칭이었다. 단순한 휴식처일 뿐만 아니라 아프거나 죽어가는 이들이 몸을 둘 수 있는 자리이자 안식처이기도 했다.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이들과 그의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이다. 더 나아가 편안하고 충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총체적인 보살핌을 통해 ‘이별을 돌보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에도, 호스피스는 그동안 이미지로 기록되거나 소통되지 못하였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를 알고 실질적인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그 기록자로 사진가 성남훈이 선정되었다. 




사진가 성남훈. 월드프레스포토에서 두 번의 수상을 한 국내 유일의 사진가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르지만, 그런 수식보다도 수많은 사진 이미지로 기억되는 사진가다. <유민의 땅> 집시의 눈빛, <소록도>의 웃음, <불완한 직선>에 이어지던 이민자들의 행렬, <연화지정>에 등장하는 비구니의 얼음 박힌 빨간 볼 등. 


이처럼 오랜 세월 여러 나라의 분쟁지역 현장과 유민들, 아시아의 여성들을 기록하며 강렬한 사진으로 우리가 미처 접하지 못했던 ‘다른 세계’를 보여줬던 그가 또 다시 ‘낯선 세계’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세계 여러 지역의 험지에서 수많은 이별을 목격해온 작가에게도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이별은 낯설었다. 작가나 환자나, 유한한 존재로서의 공감이 먼저였다. 사진가로서의 성남훈을 내려놓고 ‘호스피스 돌봄’의 일부가 되어 환자와 가족의 여러 순간들에 함께 하였다. 그들이 그들의 시간 속에 ‘사진가’로서의 성남훈을 수용했을 때, 그제서야 사진기를 들었다. 

그렇게 100일이 지났고, 성남훈 사진의 서정성을 이어가면서도 일반적으로 접할 수 없었던 호스피스 병동의 일상이 생생하고 정직하게 담긴 사진들이 기록으로 남겨질 수 있었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는 바로 그 사진들의 일부다. 10월 17일부터 10월 29일까지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전시되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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