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기타리스트가 직접 기획한 록페스티벌'

블루비 페스타(blue B festa ) Vol.2

록 기타리스트가 직접 기획한 록페스티벌

[아트코리아방송 = 이다영 기자]   아이돌 중심으로 편중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록, 그중에서도 강렬한 헤비뮤직의 입지는 좁은 편이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헤비메탈 음악인들이 아이돌 수준의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도 스타밴드들이 적지 않았다. 사정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좋은 음악을 세상에 내놓는 록 음악인들은 존재한다.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록 기타리스트가 직접 기획한 페스티벌 소식이 전해졌다. 두 번째로 열리는 블루비 페스타(blue B festa vol.2)가 그것이다. 

블루비 페스타의 기획자 블루비(본명 변기엽)는 한국 록음악 역사를 쌓아온 장본인들 중 한 사람이다.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하여 집시(Gipsy) 등을 거쳐 나름 슈퍼밴드에 가까웠던 제트(Zett)에서 활동한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이다. 특유의 힘 있는 연주와 강렬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를 ‘한국의 잭 와일드(Zakk Wylde)’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의 음악 현실에서는 록 밴드 활동보다 세션 연주자로 활동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결국 새로운 단계를 준비하기 위하여 2005년부터 2011년까지 긴 시간 동안 일본에서 재즈를 공부했다. 그리고 몇 해 전에 돌아온 블루비는 실험성과 대중성의 결합을 위해 ‘퓨어(Pure)’를 결성한다.

그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진보된 공연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블루비 페스타를 기획했다. “록/메탈 신의 침체된 분위기에서 마니아들만 즐기는 공연을 벗어나 대중적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그리고 “양질의 공연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공연”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음악인 당사자로서 만큼 음악인과 스텝 그리고 관객의 입장을 모두 알고 있는 블루비가 “음악인에게는 좋은 환경을, 전문 스텝들에게는 노고와 중요성이 인정받는 풍토를, 관객에게는 향상된 공연의 질과 서비스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 대목이 반갑다.



록/메탈의 로도명주소를 보여주는 개성(Individuality)들의 연합

두 번째 블루비 페스타의 주제는 ‘Individuality(개성)’이다. ‘강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개성과 실력이 출중한 중견밴드부터 기대주까지 무대에 오른다. 장르도 다양하다. 전위적인 록음악인 익스트림 뮤직 계열 밴드로서 일본의 음악전문지에서도 주목받은 ‘미디안(Midian)’과 생기 넘치는 흥을 록에 녹여내는 ‘크랙샷(CrackShot)’을 비롯하여 네 밴드가 함께 하기로 했다. 록/메탈의 도로명주소, 즉 현주소를 보여주는 개성들의 연합이라 할 수 있다. 

기획자 블루비의 밴드인 ‘퓨어’는 헤비메탈 사운드를 기반으로 크로스오버 성향을 띈 베테랑이자 신인 밴드이다. 2016년 5월에 발표한 정규 1집 ‘The Light of Tornado’에 대하여 음악평론가 이경준은 “연주와 감성, 그리고 장르 내부의 미학을 오롯이 구현하는 음악”이라고 평했고, 2017년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메탈&하드코어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밴드 ‘게이트 플라워즈’의 보컬리스트 박근홍, ‘한음파’의 베이시스트 장혁조, ‘피아’와 ‘해리빅 버튼’을 거친 드러머 강대희, ‘바이바이배드맨’의 기타리스트 곽민혁이 합심한 ABTB(Attraction Between Two Bodies)의 공연도 기대를 품게 한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의 록 스타일까지 종합한 것 같은 이들의 정규 1집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역시 2017년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음반상을 수상했다. 

다양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

오래전에 TV로 볼만한 프로그램은 뉴스와 연속극, 가요순위프로그램과 주말예능, 그리고 주말영화 정도가 고작이었다. 지금은 프로그램의 종류는 물론, TV채널의 수도 일일이 볼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다. 하나로 쏠리는 대신에 다양한 취향에 따라 선택하여 시청하는 시대이다. 그런데 음악은 어떨까? 장르와 음악인의 수는 훨씬 많아졌지만 취향과 포맷의 쏠림은 심하다. 원인과 대안이 여러 차례 제시되었고 시도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관건은 음악인과 수용자(관객과 청취자)의 실험과 태도이다.  

외국에는 음악인이 직접 기획하는 록페스티벌이 적지 않았다. 오지 오스본의 오즈페스트(OZZFEST)와 에릭 클랩튼의 크로스로드(CROSSROAD)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로커의, 로커에 의한, 로커를 위한’ 페스티벌은 자주, 더 많이, 그리고 꾸준히 시도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한국 록/메탈의 역사와 현재를 몸으로 관통해온 록 기타리스트, 그리고 개성 있는 밴드들이 힘과 소리를 모으는 블루비 페스타 역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할만하다. 

나도원(음악평론가)

"블루비 페스타(blue B festa ) Vol.2" 록 페스티벌은 10월 14일 토요일 오후 7시에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25 서교 호텔 별관 지하3층 브이홀(V-Hall )'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예매 3만원이며, 현매는 35,000원으로 스탠딩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공연 예매정보는 http://ticket.hanatour.com/Pages/Perf/Detail/Detail.aspx?IdPerf=33255 인터넷 티켓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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