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가나 인사 아트 센터에서는 2017. 10. 11(수) ▶ 2017. 10. 17(월)까지 이종태 展이 전시된다.

이종태 展


벽 (壁, Wall)

부제가 ‘벽’인 2017년 이종태 작품전에서 보여주는 그림들의 바탕에는 목질의 벽면을 연상시키는 가로 세로의 선들이 배열되어 있다. 그 벽면에 그어진 형태가 불분명한 선들은 인간 내면에 잠재한 무의식의 욕망과, 이를 다스리고 승화시키려는 이성의 힘들이 엇박자를 이루거나, 서로 미묘한 균형을 애써 잡아나가는 모습으로 감지된다. 그 무의식의 심연에는 기원이 아득한 생명과 더불어, 알 수 없는 존재의 불안이 출렁거리고 있음을 느낀다. 이는 또한 시원이 보이지 않는 생명의 바다에서 전해오는 파동일 것이라고 작가는 생각한다.

이종태 展

그 물결은 바로 우리의 실존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로서, 작가가 추구하는 내면의 자유와 평화는 그에 합일하면서 조화롭게 감응하는 곳의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큰 바다의 엄청난 에너지가 거칠게 큰 파도와 조류를 몰고 다니더라도, 거시적으로는 평활한 해수면이 태양아래서 평화롭게 빛나는 것처럼..

이종태 展

즉, 수면은 끝없이 진동함으로써 평형을 이룬다. 그것이 자연이다. 인간의 생멸도 그 진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매우 작게는 우리의 삶도 그러한 진동 속에서 부상과 침잠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지혜와 용기는 바로 우리의 깊은 신앙심, 또는 자존의 정신에서 나오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아름다운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종태 展

우리는 자신의 물질적, 정신적 소유와 안전을 위하여 튼튼한 ‘벽’을 쌓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안주하다가도, 다시 ‘벽’을 애써 헐어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갈구한다. 이러한 모순은 반복되며, 그럼으로써 자연에 합일되어나간다. 바로 그것이 지상의 삶이고 역사이다.

<글; 이종태, 2017 >

이종태 展
이종태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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