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某구에 있는 某빌라.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된 빌라의 옥상에 304호 늙은 광자가 고추를 심었다. 그걸 201호 아줌마가 몽땅 따갔다. 단지 고추가 탐났다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301호 현태의 눈에 이 일은 그냥 보통 일이 아니다.

2017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제작발표회

그의 눈엔 그 일이 최근 빌라의 신축논의와 관계가 있고, 자기 자신의 공구통이 없어진 것과 관계가 있고, 정권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답답한 현실과 관계가 있고, 나아가 이 세상의 공기가 나빠진 것과 관계가 있다. 황당한 그의 문제제기에 단 한 사람, 303호 동교만이 나서서 알 수 없는 이유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함께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2017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제작발표회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10월 13일(금)부터 10월 29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를 공연한다. 2017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는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모던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대가 김광보 연출과 〈여기가 집이다〉, 〈환도열차〉, 〈햇빛샤워〉 등 한국적 정서의 탐구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타고난 이야기꾼 장우재 작가가 〈악당의 조건〉(2006) 이후 11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으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7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제작발표회

〈옥상 밭 고추는 왜〉는 단독빌라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현태’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도덕(Moral)과 윤리(Ethic) 사이에서 격렬하게 부딪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

지극히 평범한 서른 세 살의 주인공 ‘현태’ 역은 최근 연극 〈프로즌〉에서 연쇄살인범 랄프 역을 맡아 극한의 감정 표현으로 주목받은 이창훈이 맡았다. 전화국을 정년퇴직한 후 부동산 사업으로 제 2의 인생을 설계중인 ‘현자’ 역에는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고수희가 캐스팅돼 ‘현태’와의 대립구도를 연기한다. ‘현자’의 동거남인 ‘수환’ 역은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배우 이창직이, ‘현태’의 엄마인 ‘재란’ 역은 제50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2014)을 수상한 백지원이 맡았다. 빌라에 산 지 가장 오래된 ‘성복’ 역에는 제6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인기상(2013)을 수상한 베테랑 배우 한동규가 열연한다.

2017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제작발표회

또한 현태와 함께 나서는 303호 ‘동교’ 역은 〈왕위 주장자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을 보여준 유성주가, ‘지영’ 역은 〈함익〉에서 ‘함익’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나라가 맡아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이와 함께 장연익, 김남진, 문경희, 한규남, 문호진, 구도균 등 쟁쟁한 배우들과 서울시극단 연수단원 등 총 24명의 배우들이 참여해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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