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 2017년 9월 6일(수)∼9월 12일(화)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는 '김 상 숙 展-過去의 성향이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이 전시된다.

김 상 숙 展-過去의 성향이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


過去의 표현성향이 오늘의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

사실과 추상의 상극성을 파악하고 논리적 성과를 만들어

朴  明  仁(미술평론가·한국미학얀구소 대표)

미술은 미술가의 사유에 의해 발현된다. 그러므로 구상미술로서의 외적인 미든 추상화로서의 내적인 미든 이를 분리해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신체를 매개로 하는 정신의 움직임 전반으로부터, 특히 미적 현상에 관계하는 상상력은 신체의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는 보다 폭 넓은 창조적 정신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추상화는 객관적으로 ‘미는 존재하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결국 미술에 있어서의 미적 개념은 보는 사람의 마음나름이며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보는 사람이 없으면 미도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미적 개념은 자연의 미와는 다르다. 미술가의 미적인 개념은 미에 대한 욕구, 본능에 의해 구성되고 조형된 하나의 현상임으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미술을 미의 객관적 존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김상숙의 추상화는 오랜 동안 구상미술을 하면서 같은 표상의 반복으로부터 느끼는 정체(停滯)된 미술활동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자연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린다든지,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에서 사유의 한계를 느끼면서 어떻게 하면 자유분방한, 그리고 편안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캔버스 위에 묘사하던 물상의 형태를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순수개념이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부셔버리면서 통쾌하게 희희낙락하는 것과 같은 심리작용이다. 또한 현대에 와서 폐품을 예술화하고 있는 정크아트(junk art)와 같은 개념이다. 버려야 하는 쓰레기라는 대중적 인식과 이것을 예술화하는 미술가의 창조적 인식의 차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상숙은 이러한 현상을 ‘희망의 속삭임’이란 화두로 내걸었다. 세상의 척박하고 어지러운 현상은 바로 순수만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동심에는 척박함도 비정함도 없다. 모략도 술수도 없다. 이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낙원이 아니겠는가. 틀에 박힌 형식에 갇히기도 싫었고 구속도 싫었기 때문에 순수한 삶의 모습만이 희망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김 상 숙 展-過去의 성향이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

따라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던 사실성 표현양식을 버리고 순수하게 사고하였을 때, 추상적·일반적·논리적인 성과를 만들어 낸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고는 구체적·구상적이며, 경험과의 상극(相剋)속에서 전개되어 왔다. 여기에서  이론과 실제와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지만, 이렇게 전개된 표상은 일반적이며 논리적인 것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구체적인 상상력에 의해 독창성을 발현하게 되면서 크나큰 변화를 도출하고 있다.

“구상미술을 할 때는 그림이 예쁘고 색이 좋은 것 같았었는데 25년 동안 그려 오면서 가슴이 답답한 것을 느꼈습니다. 매일 그려도 똑같은 그림이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어요. 그래서 캔버스 위에 그리던 정물이나 풍경을 어린아이처럼 부셔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서 형태를 풀어 헤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통쾌해지더군요. 그래서 제 작품을 보면서 보는 사람들이 모두 편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김 상 숙 展-過去의 성향이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화시킨 자신의 작품에 대한 변이다.

여기에서 자연대상이나 자연의 광경 또는 만들어진 미술품에서, 특히 예술작품을 대상으로 그 감각적인 미적 질을 음미하게 된다. 또한 기술적·정신적인 구축물인 예술작품의 경우에는 그 제작기법을 평가하여 절대적인 의미를 탐구하고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김상숙의 사유와 역동적인 프로세스(process)와 표상의 다층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김상숙의 작품에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바로 대중적 인식과 다른 색의 개념이다.

르누아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림이 아니다. 색이다’라고 말하면서, ‘어둠은 가난, 절망, 고뇌’이기 때문에 검은 색은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둠과 검은 색은 다르다. 김상숙은 검은 색이야말로 가장 사치스럽고 고급스런 의미 깊은 색이라면서 검은 색에는 모든 색과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물질색채학의 원론적인 개념이다. 광학색채는 모두 합하며 무색이 되지만 물질색채는 모두 합하면 검은 색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색채이론을 응용한 김상숙의 검은 색은 미술체험에서 비롯된 이론에서 발의되어 캔버스에 검은 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술체험의 다층적인 모든 면에서 이해를 충실하게 하는 정신의 기본적인 지향성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이다. 다층적인 구성계기는 감각적인 면(=취미)과 지적인 면(=해석)을 중핵(中核)으로 하여 양자(兩者)를 조화적인 긴장관계로 만들어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김 상 숙 展-過去의 성향이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

일례로, 동양에서는 철리(哲理)를 높이 숭배하였으며, 특히 음양오행설에 의한 대우주와 소우주의 형성, 특히 모든 존재 형식이 여기에 있다고 믿었다. 그 중에 음양오행설의 오색설(五色說) 중 한 색인 검은 색은 오행설(五行說) 중 하나인 물과 관련이 있어서 생명의 원천이 되며, 우리 나라의 민속적인 전통색이라고 말하는 단청에 있어서도 중요한 색이다. 또한 물은 곧 재물이라고 여겨 재물을 탐하는 여인들이 검은 색 옷을 입거나 물장사(술, 차 등)를 하기도 했다는 속설도 있다. 그러니까 검은 색이란 우리의 생활환경에 밀접한 관계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색이다.

이러한 논리적인 체험은 문인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문인화를 그릴 때는 몰랐던 부분이 색채였다. 문인화에는 색의 한계가 있어서 서양화로 전환하게 되었고, 풍경화와 정물을 그리면서 정체성을 느끼게 되어 25년 만에 다시 추상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미술가는 자신의 화풍이 일생동안 한 번 바뀌기 힘들다. 한 번도 바뀌지 않는 미술가도 있다. 그러나 이같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도전하는 벤처(Venture)가 아닐 수 없다. 변화나 개척은 용감해야 한다. 망설이면 모든 가능성이 묻히고 만다. 새로운 표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현대미술에 있어서 추상개념이 선도하고 있는 대담성이다. 그러나 추상화는 미술가의 사유가 응집된 결정체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려면 화의(畵意)가 잘 전달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인간은 서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말과 글을 사용한다. 그러나 추상을 일일이 말로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 전달하려고 시도하는데 글을 읽지 않는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이는 곧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이미 김상숙의 작품이 왜 이렇게 시도되었는가 하는 화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 색채에 대한 묘미를 느꼈을 것이다. 자기 중심적인 개념을 앞세우지 않았을 때 비로소 객관성이 생기는 것이다.

추상화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도 모든 것을 함유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직시적인 성향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작품과 대화를 하면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외적인 형태로부터 내적인 사유가 잘 조화되어 하나의 예술성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보이는 것보다 내재적인 의미에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술가는 작품을 완성해 놓고도 대중의 인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모한 도전적인 작품발표에 많은 지인들의 이해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김 상 숙 展-過去의 성향이 프론티어적 表象으로 還生


 <작가 노트>

자연과 도심을 바쁘게 드나들며

여러 환경 속에 살아가는 모습들 속엔

여지없이 희망이 웃고 있다.

따뜻한 미소로 세상은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새 내 가슴속엔 꿈틀거리는 희망의 숨소리가 들려 온다.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틀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숨통이다.

붓을 들고 희망을 그려본다.

희망의 아름다움을...

물감으로 옷을 입은 캔버스를 바라보며 아들에게

희망과 함께 잠시만이라도 편안한 휴식의 터를 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마랄게 없겠다.

김 작가는 인천광역시 미술전람회 대상,구상전공모대전 최우수상, 대한민국환경미술대전 금상(서울시장상), 국토해양환경미술대전 최우수상, 인천광역시 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사)한국미술협회 회원, 인천미술협회, 부평구문화예술협회, 인천수채화협회, 경인인물화작가회,양평여성작가회, 양평청년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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