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는 8월 7일까지 제13회 문 명숙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두시의 감정’
두시에 나무가 산다.
넝쿨장미도 고양이도 계단에 산다.
두시는 노랗고 빨갛고 파랗고
검고
두시의 발은 까맣다.
두시의 눈은 눈꺼풀이 없다.
두시의 속도는 구름처럼 고요하다.
깊은 밤
붓을 들고 달려간 그 곳
나의 두시
나의 사랑하는 적막
그리지 못한 것
그릴 수 없는 것은
두시라는 캔버스 속에 있다.
두시라는 칼라에 있다.
나는 오래된 얼룩처럼 두시의
그림자에 붙어...
작가노트
인터뷰
Q. 이번 전시의 특징을 말해주세요.
▶ 이번 작품의 특징은 제 그림 속 여인들을 두시라는 시간을 감정 안에 넣어 본거에요. 두 시라는 감정의 빛깔은 어떨까? 여인의 형상은 어떻게 넣을까? 그리고 제 그림속의 여인에 항상 등장하는 것은 꽃의 형상입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꽃의 속성보다는 인물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 여인들의 특징은 감정의 경계선, 지나치게 행복하거나 할 일 없지는 않고 슬프거나 어둡지도 않은 경계선상, 관람자가 보는 감정에 따라서 굉장히 행복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모호한 지점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Q. 작품 속 등장인물에 대해 말해 주세요.
▶ 간혹 그림을 보는 분들이 작가와 닮았다고 얘길 하는데 굳이 저 자신을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가끔씩은 또 다른 저의 자아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인물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 하나의 가상의 인물이기도 하지요. 인물화를 표현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저 자신도 모르게 저의 이미지가 반영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해요.
Q. 작품 속 배경에 대해 말해 주세요.
▶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기도 할 거에요. 모든 여인들이 현실에서 꿈꾸는 현실에서 벗어난 지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현실에서 오는 불안감, 원천적인 쓸쓸함, 고독감, 그런 것들을 화려한 색상이나 형상 속에 감춰 놓는 모호한 지점을 그리고 있어요.
Q. 그림을 선택한 이유는?
▶ 그냥 저는 처음부터 그림이 저와 아주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하루의 일상, 지금까지 30년 이상을 그림과 같이 해 왔기 때문에 왜? 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벌써 그림과 하나가 되어버린 거죠.
Q.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 이제 개인전을 하면서 다음 작품을 무엇을 할까 하고 구상을 하거든요. 지금의 그림이 다소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한 것이었다면 분명하게 선을 긋기 보다는 더 멀리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 싶어요.
Q. 본인 작품의 특징이라면?
▶ 일반적으로 저는 아주 일관되게 여인이라는 주제를 고집하고 있거든요. 모르겠어요. 때로는 저 자신이기도 하고 우리 주변의 여인들이기도 하고, 가상의 인물이기도 한데요. 또 다른 누군가의 자아이기도 한데 아직 인물보다 더 매력적인 것을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뜻을 갖춰 놓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아직 공부할게 많이 남아 있거든요.
문 작가는 소녀의 감성처럼 밝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맑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문 작가는 1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초대전을 가졌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회원, 진주 여류화가회 회원, 촉석회 회원, 진주에서 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