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장애작가의 작가 고유기법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회화작품

 

[안아줘요] 91x70cm, acrylic on canvas, 2017

 [서울= 아트코리아방송] = 광화문에 위치한 신한갤러리에서는 한부열작가 재능기부 프로젝트 [Ourstory], 자폐성장애작가의 작가 고유기법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회화작품전이 열린다.

기획전으로 한부열 작가의 [OURSTORY]전을 개최한다. 3살때 자폐성장애진단을 받은 작가는 자기 주변의 모든 존재들을 의인화하여 그림으로써 세상과의 소통을 꿈꾼다. 중국에서 11년간 생활하며 30cm 자를 이용한 독자적인 화풍을 만들어 냈지만 단 한 번도 미술교육을 받은 경험은 없다. 2015년 5월 대한민국미술제를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활동에 매진하며 다른 발달장애작가들의 롤모델로 그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전시기간 중에는 초등학생 대상 무료미술체험을 시행한다. 미술체험프로그램 접수는 신한갤러리 광화문 홈페이지 게시판(program)을 통해 가능하다.



블록, 80x100cm, acrylic on canvas, 2017

[전시서문]
 늘 변화하면서 각자의 자리에 머무르는 우리들의 이야기

무지(無地) 위에 어떤 밑그림도 없이 진한 선이 그어진다. 재료는 30cm자와 검은색 네임펜 뿐이다. 서로가 전혀 연관이 없던 직선과 곡선들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우리 인생같이 이어지고, 어긋나고, 겹쳐지기를 반복한다. 선들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형태로 완성되는 순간 그것은 그림의 틀을 벗어나 그 누군가의 모습이 된다. 그것은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가는, 늘 작가의 곁에 있지만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하는,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나에게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각자가 있어야 하는 그 자리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한부열이 쌓아가는 선으로 인해 생겨나는 미묘한 형태와 그것들의 중첩, 그리고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색채의 조합은 곧바로 사람들의 모습, 즉 우리들의 이야기(OURSTORY)를 나타낸다. 그의 그림은 언제나 ‘주변사람들’ 이라는 주제에서 시작하고, 작가 고유의 기법과 재료들에 의해 생명력을 얻어 그가 살아가며 경개(傾蓋, 수레를 멈추고 덮개를 기울인다는 뜻으로 우연히 한 번 보고 서로 친해짐)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소고(小考)로 마무리된다. 검은 선 위에 무작위로 얹어지는 다양한 색채들 또한 그와 인연 닿는 사람들이 가진 느낌을 한 번에 담아내고 있는데 이는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하늘을 보며 흰색과 파란색 외에도 노란색, 분홍색, 연두색 등 수많은 색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맥락인 듯 하다.


작년 여름 처음 마주한 한부열의 그림에는 사람이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시작과 끝으로 나누지 않고 모두 삶의 순리, 인연 그 자체로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여여(如如)한 마음이 차곡차곡 담겨 있었다. 그가 자신의 삶을, 사람을 그리고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선 하나를 긋고 색 하나를 칠할 때마다 온전한 형태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선보일 수많은 이야기들 중 어느 하나 우리들의 이야기 아닌 것이 없으니, 천변만화하는 일상 속에서 스쳐간 사람들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그림 속 등장인물들과 늘 함께하지만 매 순간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머무르며 성장해 갈 작가의 건승을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장서윤 (신한갤러리 광화문 큐레이터)

초등학생대상 무료미술체험프로그램 6회 시행

 (미술체험 내용 아래 참조)

미술체험 - 2017. 08. 07(월) / 08(화) 11:00/13:0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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