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유죄>는 LGBT 활동가부터 평화주의자까지, 징병을 거부하는 병역 거부자들을 다룬 러시아 다큐멘터리이고, 폐막작 <마샤 존슨의 삶과 죽음>은 1970년대 미국의 게이해방운동을 이끎과 동시에 뉴욕의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운동의 시작이라 불릴만한 조직을 결성한 활동가 마샤 존슨과 그의 오랜 친구이자 동지인 실비아 리베라의 삶과 죽음을 추적한 영화이다.
개·폐막작을 통해 제17회 한국퀴어영화제는 2017년 상반기의 대선, 서울시의 방관으로 인한 퀴어문화축제의 연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가 정신병이라고 주장하는 현실,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동성애자 군인의 처벌 등 성소수자의 삶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한국 사회를 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제17회를 맞이하는 한국퀴어영화제는 다양한 섹션을 통해 23개국 62작품을 선보인다. 섹션은 국내단편/해외단편/해외장편/실험단편/한국퀴어영화제 특별전/커런트이슈 등으로 나뉜다. 성소수자 사회의 현 이슈를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조명해보는 프로그램인 '커런트이슈' 섹션에서는 최근 가시화되어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논바이너리, 젠더퀴어, 트랜스젠더, 트랜스섹슈얼, 레이디보이, 크로스드레서, 망명, 난민이라는 키워드를 세가지 주제로 나누어 상영한다. 각 상영 후 GV와 Q톡(퀴어 무비 토크)을 통해 이 시대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작년부터 선보인 한국퀴어영화제의 특별전에서는 올해 '브릴리언트 모먼트:퀴어, 반짝반짝 빛나는'이라는 제목으로 부지영 감독의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현주 감독의 <연애담>, 이송희일 감독의 <지난여름, 갑자기>, 박선주 감독의 <졸업여행>을 상영한다. 각 특별전에서 진행하는 GV를 통해 각 작품의 감독 및 배우와 함께 집중적인 대화를 나누어 볼 예정이다. 특히 <연애담>에 출연하는 배우 류선영이 GV에 함께 참석할 것으로 밝혀져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별히 이번 한국퀴어영화제에서는 두 가지의 새로운 시도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첫 번째 시도는 상영관의 확대이다. 한국퀴어영화제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2개 관에서 상영을 진행한다. 증관을 통해 더 다양하고 풍성한 상영으로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덕분에 GV 및 Q톡과 같은 부대행사를 더 알차고 심도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벌써부터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시도로는, 올해부터 한국퀴어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 제도를 시행하여 국내 공모 선정작 중 한 작품을 뽑아 관객심사단상을 수여한다. 이를 위해 앞서 진행한 관객심사단 모집에서 지원자가 많이 몰려 대중들의 퀴어영화에 대한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선발된 관객심사단 7인은 국내 공모 선정작이 포함된 상영을 모두 관람한 후, 충분한 토론 시간을 거쳐 한 작품을 선정하여 관객심사단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퀴어는 상영중'이라고 밝힌 이번 한국퀴어영화제의 슬로건은 "작년의 슬로건인 '빽투더퀴어'를 이어 이번에는 현재"를 모티프로, "영화와 삶은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퀴어의 삶 또한 그렇습니다"라며 "나중을 기약하는 존재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퀴어를 상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제17회 한국퀴어영화제의 상영시간표와 함께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공식 트레일러는 '퀴어는 상영중'이라는 슬로건을 잘 살려 제작되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제17회 한국퀴어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는 한국퀴어영화제 홈페이지 또는 한국퀴어영화제 유투브 계정, 한국퀴어영화제 공식 SNS에서 시청할 수 있다.
한편 제17회 한국퀴어영화제는 오는 7월 20일 목요일부터 23일 일요일까지 나흘간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2관과 6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반시티, 딕쏘, 아이샵, 지앤디자인 등 기존의 후원 뿐 아니라 왓챠, 버자이너빅토리, bbf 등 영화계 및 페미니즘 상품 업계의 지원을 받아 더욱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
제17회 퀴어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퀴어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