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아트코리아방송] = 나우갤러리 관장 순리(이순심) 개인전이 인사동 나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현대의 삶은 도시의 삶이다. 도시는 빼곡하게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건축물들은 절대적 권력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건축물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품었다 쏟아 냈다를 반복하며 사람들과 함께 숨을 쉰다. 건축물은 선사시대의 움막에서 시작하여 인류와 역사를 함께 했고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날의 마천루와 같은 인텔리전트 빌딩((Intelligent Building)을 만들어냈다. 그 빌딩들은 오늘의 권력과 여러 모습의 인간을 연상케 한다. 현대 문명과 과학기술의 상징인 초고층의 건물. 그것은 대량, 집단, 사회성, 효율성, 경제성을 추구하는 오늘날 인간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보다 높이, 보다 많은 것들을 추구하며 경쟁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 바로 그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횡단

어느 날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고층건물 사이에 떠 있는 강렬한 한 점의 구름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 한 점의 구름은 사라지고 텅 빈 하늘이었다가 다시 구름이 건물 사이를 메웠다가는 이내 사라지고는 또 다른 모습의 구름을 물고 왔다. 선사시대 이래로 한결같은 모습, 그러나 한번도 같은 모양을 하지 않았을 구름의 모습은 우리 인간들의 모습 그것 이었다. 각기 다른 모습, 즉 뭉게구름 이었다가 솜털모습 이었다가 또 바람의 모습으로 그렇게 건물 사이에 변화무쌍하게 존재하는 구름의 모습은 마치 인간과 인간의 소통의 모습 으로 보았다. 내가 구름에 유독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의 작품 <Space>시리즈를 제작 했던 1990년대 후반기 쯤 부터이다. <Space>시리즈를 작업할 때부터 이미 구름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친구이자 나의 사색의 원천이었다.

시간과 공간의 횡단

<Frame City>시리즈는 양쪽에 두개의 건물은 너와 나,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를 상징하는 이미지이고 그사이에 존재하는 구름은 관계성을 말하고 있다. 현대의 상징으로서의 건축물 그리고 그사이의 구름을 통해 본 현대인들의 외로움, 덧없음을 극복하고자하는 본성을 들여다 본 이 시대의 관계성, 그리고 대도시의 변화무쌍한 인간과 인간들의 관계성에 주목한 결과물이다. 

순리(이순심) 

순리(이순심)의 사진은 그런 통하는 길목을 비추는 사진이다. 닫힌 것이 살짝 열리는 은밀한 통이다. 물리적 시선으로 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로 통하는 찰나적 바람일 수도 있겠고 건물과 건물 사이로 막 건너온 뜬구름일 수도 있겠다. 또 질식할 것 같은 인공물 너머로 사르르 스며들어온 자연의 안온한 보살핌 같은 것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순심 사진에 강력한 기반을 이루는 좌우 건물은 현대성의 상징이기도 하겠지만 ‘통’을 강력히 요구하고 희구하는 교직의 균형성으로 바라보고 싶다. 수직적 인공성 없이 어찌 수평적 구름이 자연성으로 자리할 수 있겠는가.

진동선, 사진평론가

시간과 공간의 횡단


이작가는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사진디자인 전공)을 졸업하고 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으며 경민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홍익대학교 대학원, 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 상명대학교, 국민대학교, 청주대학교, 한남대학교 출강했으며 현재 나우갤러리 관장으로 작가 활동을 겸하고 있다.


순리(이순심) 개인전은 27일까지 인사동 나우갤러리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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