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4월 12일부터 조의환 Solo Exhibitation-[바뚜루뚜루!]展이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열린다.

조의환 Solo Exhibitation-[바뚜루뚜루!]展(사진-갤러리나우)

이 사진전은 아시아 지역의 인권 신장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휴먼아시아와 함께 2017년 2월 현지를 방문한 짧은 시간의 기록과 오가면서 만난 인도의 인상과 색이다. 전시는 차크마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고 꿈을 키워갈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방글라데시의 소수 민족 줌머인(Jumma, 화전민)은 차크마(Chakma) 등 11개 소수민족 70만 명을 통칭한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차크마들은 대부분 불교도이며 고유 언어를 가진 몽골계 인종이다. 영국 식민통치를 받던 시절까지는 자치권이 있었지만 1947년 인도 해방과 파키스탄 분리 독립, 1971년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자치권을 잃었다. 1977~79년 민족 자결권을 요구한 샨티 바히니와 방글라데시 육군 사이의 치타공 구릉지 분쟁으로 미얀마와 인도 등으로 피난을 하게 되었고, 한국에도 70명 가량이 난민자격으로 김포에 거주하고 있다.

조의환 Solo Exhibitation-[바뚜루뚜루!]展(사진-갤러리나우)

1964년 방글라데시 치타공 산악지대에 댐이 건설되면서 주로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던 선주민(先主民)인 약 3만 명의 차크마인들이 거주지를 잃고 인도로 망명하였다. 이들은 인도 동북전선국(North Eastern Frontier Agency, NEFA)의 지휘 하에 서쪽으로 부탄, 북쪽은 중국 티벳, 동쪽은 미얀마, 남으로 방글라데시로 둘러싸인 인도의 동북부 끝 아루나찰 프라데시(Arunachal Pradesh) 주에 일정한 토지를 분양받아 정착하였다.


당시 수상 인디라 간디 여사는 명확한 이주계획을 갖고 있었고, 차크마인들은 토지와 직업, 상업권 등 상대적으로 안정된 삶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1980년 이후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 정부는 탄압과 정책을 시작하여 차크마인들은 토지를 빼앗고 직업과 상업권, 그 외 모든 권리를 박탈했다. 이들은 50년 이상을 살아온 땅에서 시민도 난민도 아닌 지위로 권리를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다.

조의환 Solo Exhibitation-[바뚜루뚜루!]展(사진-갤러리나우)


1996년 인도 대법원이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는 차크마인들의 시민권과 기본권 보장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2000년 델리고등법원은 차크마와 하종인들의 시민권과 참정권에 대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는 시민권과 참정권을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교육의 권리박탈 등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2002년 8월 20일 델리대학 학생이면서 차크마시민권위원회(Committee for Citizenship Rights of the Chakmas of Arunachal Pradesh)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Susanta 씨는 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한다. 이듬해 차크마와 하종 아이들의 교육기관인 Sneha School Diyun 설립을 시작으로 2007년 Sneha Vihar, 2014년 Sneha Mandir가 차례로 설립되어 차크마의 꿈도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끈질긴 노력으로 Sneha School Diyun은 정부로부터 8학년까지 교육할 수 있는 공식자격을 획득하였고, 나머지 두 학교는 아직까지 자격을 받지 못한 상태다.

조의환 Solo Exhibitation-[바뚜루뚜루!]展(사진-갤러리나우)

그러나 교육환경은 매우 열악하기 그지없다. 가장 오래된 Sneha School Diyun에 외부 지원을 받아 벽돌로 지은 교실 2개가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대나무를 쪼개 엮어서 벽체를 만들고 양청지붕을 인 바람과 햇빛이 술술 들어오는 가교사 수준이다. 도서관, 과학 실험실, 컴퓨터실, 놀이터 등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다. 2명이 앉는 책상에 3명이 앉아야 하고, 덩그러니 걸린 작은 칠판과 손바느질로 꿰매 만든 투박한 지우개에 분필 가루와 먼지가 날리는 흙 바닥 교실이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점심시간이면 주린 배를 안고 운동장에서 노는 것으로 끼니를 대신 한다. 우기에는 비가 들이치고 불어난 강물이 등굣길을 가로막아 걸핏하면 휴교를 해야만 한다. 화장실은 노천에 대나무나 양철 판으로 둘러막은 수준으로 위생 문제는 거론조차 곤란한 처지다. 그래도 따뜻한 기후라 난방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만도 천만 다행이다. 최소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박봉에도 교사들은 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신념으로 헌신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교육의 질을 묻기 어렵다.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전무하지만 그들의 가슴은 뜨겁다.

조의환 Solo Exhibitation-[바뚜루뚜루!]展(사진-갤러리나우)


그러나 이곳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망은 교육 강국 한국을 방불케 한다. 등교 시간이면 행여나 늦을까 자전거나 스쿠터에 아이들을 태워 데려오고, 하교 시간이면 교문 앞에 장사진을 치고 기다렸다가 아이들을 데려간다.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어머니가 쌈짓돈으로 사서 쥐어준 주전부리를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늘을 찾아볼 수 없다. 집이 먼 아이들을 기숙사에 맡기기도 하는 데, 엄마 품을 파고들 나이에 열악한 환경의 기숙사에서 유학 중인 어린이들이 대견스럽다. 상당한 부담인 기숙사비를 아끼지 않는 부모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더할 나위 없이 뜨겁다. 이런 걸 보면 이들의 미래는 밝다.


비록 비가 들이치는 임시교사지만 여전히 차크마의 노래는 울려 퍼지고 있다. “바뚜루뚜루. 바뚜루뚜루~”. 그들의 꿈과 희망도 퍼져나간다.

조의환 차크마 어린이의 희망노래 [바뚜루뚜루!]展은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4월 12일~25일까지 전시된다. 
갤러리 나우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39, 관훈동 성지빌딩 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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